(X) 환경용어

팔당상수원

수도권 상수원 보호를 위해 정부는 팔당호 주변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오히려 수
질이 악화돼 환경기초시설 확충 등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990년 7월 당시 환경처는 팔당호 주변 2천1백2㎢를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으
로 지정해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이 1ppm 이하인 1급수 수질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천2백53㎢의 특별대책지역 1권역에서는 특정 유해물질 배출시설이나 하루에 5백
t이상의 폐수를 배출하는 공장은 들어설 수 없도록 규제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
하고 수질이 나빠진 것은 특별대책지역 관리에 적지 않은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대책
지역에서 제외된 상류의 인구밀집지역인 경기도 가평읍·여주읍에서 발생하는 하루 1만t의
오·폐수가 전혀 처리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 지역 10개 시·군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
이 주민생존권 보존을 위해 각종 규제완화와 규제지 조정을 요구하고 나서 중앙정부와 자치
단체 간 견해차 조정도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개발제한으로 경제적 피해
를 보는 주민들을 위해 수혜자 부담원칙을 적용해 서울시 등 팔당상수원을 이용하는 하류지
역 주민들로부터 재원을 마련해 이 지역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앞으로
‘현실적으로 수혜자가 부담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과 ‘오염자가 스스로 부담해야 한
다’는 대원칙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가 숙제다. 환경
기초시설 확충은 중앙정부의 지원과 해당지역의 노력으로 해결하고 행위규제로 인한 경제적
피해보상은 수혜자(수도권 주민) 부담원칙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지방자치시
대를 맞아 모방적인 해결방안이 요청되고 있다.
현재 팔당상수원의 오염은 해마다 심해져 1등급이였던 수질이 1994년에는 BOD 1.2ppm,
1995년에는 1.3ppm, 1996년에는 1.4ppm으로 악화돼 2등급으로 나탔다. 또 인과 질소농도로
평가하면 팔당상수원의 수질은 3∼5급수까지 떨어진다.
취수구에서 반경 8km 내외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팔당호의 수질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은 상수원 보호구역
에 포함되지 않은 팔당호 인근 ‘특별대책지역’의 관리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삼봉리를 시작으로 북한강변은 상수원 강줄기라는 것이 무색할 정
도록 숙박시설과 식당 등이 촘촘히 늘어서 있다. 팔당·대청호 등 상수원 주변의 위락 시설
은 1990년 6월 3천5백8개소에서 1995년 1월에는 5천3백48개소로 늘어났다. 이중 팔당 특별
대책지역의 숙박시설과 식당은 6년 사이 3배가 늘어났고, 허가기준은 4백㎡(약 1백 20평) 미
만인 시설은 1990년 2천5백51군데서 1996년 7천6백30군데로 늘어났다. 무려 1백99%가 늘어
난 수치이다.
이곳은 검찰과 총리실·내무부·서울시 등이 오염행위의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단속대상은
연면적이 4백㎡ 이상인 유흥업소가대부분이며, 경기도 남양주시와 광주군·양평군·하남시
등 5개 시.군 상수원 보호구역에 위치한 러브호텔과 식당‥단란주점·노래방 등에 국한되어
있다.
문제는 이들 업소의 정화시설이다. 정상적으로 가동한다 해도 하수처리 효율이 불과 절반에
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며, 제대로 가동되는지도 의문이다. 고농도 오·폐수가 그대로 상
수원에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신축도 늘어나고 있다. 1995년 현재 9천여세대로 지난 1990년보다 5배가 늘어났다.
이와 함께 1994년∼1995년에 특별대책지역 안 준농림지역의 지목이 변경돼 75%가 숙박업소
나 음식점으로, 25%가 택지로 개발되었다. 이곳에는 더 이상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위락시설
등이 포화상태로 들어차 있다.
공단폐수의 무단방류, 공사장의 토사, 농약, 비료 등 오염물질의 한천 유입으로 인한 수질사
고도 상수원 오염의 주범이다.
비만 오면 상수원은 하수에 오염되고, 상수원 보호 구역재 6곳의 하수처리 시설도 제 기능
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2.6%씩 늘어나는 오염물질 유입량을 하수처리가
따라잡지 못하고, 하수처리효율이 66%에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하면 팔당호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난 1995년의 경우 4대강 유역 오·폐수 발생량 중 한강이
7백38만t으로 전체 42%를 차지해 가장 많은 발생량을 기록했으며,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
국 40개 호소의 수질현황을 조사한 결과 팔당호를 포함해 전국 상수원 29곳의 수질이 총질
소 기준으로 5급수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축산폐수나 분뇨가 주원
인인 질소는 부영양화를 초래해 산소부족으로 물을 썩게 만드는 물질이다.
1996년 3월에는 한강의 일부 구간과 더불어 팔당취수구로부터 상류 10km 지점인 1급수로
지정된 지역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납과 페놀이 일부 검출 돼 충격을 주었으며, 이곳은 BOD
가 평균 3∼9.5mg/ℓ를 기록, 3급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팔당호의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도 문제점이다. 취수구로부터 8km 정도 떨어진 조안면은 상
수원 보호지역이고, 3km 정도 떨어진 양수리를 비롯해 광주군 남종면 분원리 일대, 퇴촌면
광동리 일대 등은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제외되어 있는 등 불합리한 면이 있다.
1996년 4월 환경부가 서울시민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60% 이상의 시민이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로 수질오염을 꼽았다. 휘발유 값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생수 판매량이 해마다 증가
하고 있는 것도 시민들의 식수에 대한 불신과 우려 때문이다.
식수에 대한 불신에 비례해 많은 물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환경기초시설
등의 부족과 무분별한 개발위주 정책 때문에 상수원인 하천의 수질은 1990년에 비해 30∼
60%까지 악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주요 식수원인 4대 강의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강 유역
에 56개 환경기초시설을 신설한다는 계획에 따라 수도권의 식수원인 한강 주변에도 7곳의
폐수처리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상수원 보호구역과 특별
대책지역 등의 오·폐수를 팔당호로부터 찻집관로로 분리수거해 처리하는 등 오염원을 상수
원에서 철저히 격리시키는 것이다.
어떤 다른 정책보다도 우선적으로 낡은 처리시설을 바꾸어 처리효율을 극대화하고, 처리기
준을 크게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낙동강 페놀사태의 경험을 보면 오염원을 배출
하고 있는 시설 등을 상수원으로부터 아예 격리시켜 버리는 것이 최선이다. 오염사고는 누
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2002년에는 우리나라에 물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예비율이 7%에 불과한 물사정이 갈수록
악화돼 2001년에는 5억t의 여유밖에는 없고, 2011년에는 무려 25억t, 2021년에는 33억t의 물
이 부족하게 돼 가정은 물론 산업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오염 부하량은 위험수위에 놓여 있다. 현재 상황만
유지해도 몇 년 후에는 장담 못하는데, 상수원 지역의 개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시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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