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영월에는 붉은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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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엔 나위, <비가 내린다> 캔버스에 파스텔과 아크릴, 2006


 


개인적으로 베트남 작가들의 그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우선 풍광들이 곱고 붓 터치가 따스한 기운을 느끼게 하지요. 오늘 누엔 나위의 그림을 보며


비 오는 날의 풍경에 안온하고 평화로운 쉼의 방점 하나 찍고 싶습니다.


 


비가 내릴 때 저는 조금씩 마음 한 구석이 차분해지고


부산하게 보낸 시간의 무늬들을 조금씩 접으며 갓 우려낸 차 한잔 혹은


달콤하면서도 신산한 이디오피아산 요가체프 커피를 마십니다.


 


 


 



 


이야기를 다시 환경기행으로 돌려보지요…….


이번 환경 기행에서 방문한 영월 이장님 댁에서


저는 너무나도 특이한 것을 보았습니다. 님비곰비 곱게 놓여진


장독대 위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박스 하나를 발견했죠. 온통 백색 스티로폼을


붉게 물들인 이 빛깔이 뭘까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붉은 색 가을 단풍이 떨어져


그 속살이 부끄러워 자신의 붉은 기운을 토했나 보다 했답니다.


이때까지도 저는 이 빗물의 빛깔을 미학적으로 읽어내고 싶었습니다.




 



 


앗 그런데……잎 파리가 떨어져 있지 않은 박스에도 여전히 붉은 빛깔의 물이


담겨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장님께 여쭈어 보니 3일전에 내린 빗물을 받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어떻게 빗물이 붉은색을 띨수 있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산화된 철이 아무래도 물속에서 검출된 것만 같습니다.


이외에도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온갖 유해 폐기물들을 태우니, 그 성분들이 짭조름하게


다 들어가 있겠지요? 이장님께 여쭈어보니 환경부 직원들이 와서 이 집을 샅샅이 조사했을 때


(그러니까 빗물을 바로 받은 날이 되겠지요며칠 지나서 그렇게 된 거라 생각하실 분들을 위한 각주였습니다)


이 박스에 담긴 물을 보여주며 성분 조사를 수 차례 의뢰하셨다고 합니다.


그때 환경부 직원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네요. “건강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라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셨다고 해요.


 


저 같으면아 그러세요 그럼 미에로 화이바 한 병 드신다 생각하고


쭉 들이켜 보시죠?” 라고 할 텐데, 뭐 그 음료수랑 색깔도 비슷하잖아요.


 선한 눈매를 가진 이장님 께서는 그렇게 물어보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이장님 댁 슬레이트 지붕 위에 쌓인 분진들을


모아 비닐 봉지에 담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기가 막히게 멋진 것을


환경 운동가로 활동 중이신 최병성 목사님께서 보여주셨습니다.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커퍼필드도


감히 보여주지 못할 수준의분리마술을 보여주셨답니다. 뭘 분리 하냐고요?


 




 



 


우선 슬레이트 지붕 위에서 쓸어낸 먼지(?)들을 모아 물에 풀어봅니다.


무슨 먼지의 색깔이 저렇게도 눅진하게 배 나오는지 인상적이죠?


거기에 이제 자석을 들이댑니다. 먼지를 풀은 물에 왜 자석을 들이대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을 거에요


 


 


 



 


이제 시작합니다. 물에 자석을 갖다 대자마자 아래 그림처럼


철 가루가 덕지덕지 묻어나옵니다. 무슨 먼지에 그렇게도 철 성분이 많이 묻어 나오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더군요. 이장님 계신 곳 주변을 살펴 보아도 철 성분과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을 배출할 수 있는 곳이 딱 한군데 밖에 없었거든요. 바로 시멘트 회사였습니다.


              이렇게 자석 위에 철 가루 잔존물들이 엄청나게 묻어 나오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안젤리카 콜란투오니 <붉은 비가 내린다> 2007, 캔버스에 유채


 


오늘 그림 읽기를 청색의 배경 위에 비가 내리는 그림으로 시작했는데 끝은 붉은 색으로


마무리를 하네요. 이민자 출신의 화가 안젤리카 콜란투오니의 <붉은 비가 내린다>


이탈리아 이민자로서 미국에 대한 자신의 적대적 감정, 소외감, 정신적 상처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마음속에 붉게 울어나는 붉은 비가 내리는 것은 그만큼 그녀의 상처가


                                        깊게 패여 있음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아무리 뭐라 해도 붉은 비는 미술 작품의 소재로서, 그것도 내면의 풍경을 드러내는


소재 정도로만 사용되었으면 하는 희망입니다. 그것이 우리 육안으로 직접 목격하는 현실이 되는 세상


그만큼 우리가 하늘을 향해, 대지를 향해 많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저 붉은 비가 영월에 살고 있는 농민들의 육체와 영혼을 잠식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원래 흰색 우산을 들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다음에 영월지방을 여행할 때는, 붉은 색 우산을 들고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께서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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