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중학생 위협하는 아파트 철거 ‘중지해주세요’

“우지끈, 쾅”

지난 11월 1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원촌중학교 학생들은 수업 도중 들려오는 갑작스런 굉음에 놀라야 했다.
학교 바로 옆 반포동 주공3단지 재건축 현장에서 5층아파트 건물 한 동의 해체 작업이 진행되었기 때문. 포크레인이 동원된 재건축
아파트 철거작업은 많은 소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이루어졌으나, 현장에는 형식적으로 둘러쳐진 부직포를 빼곤 이렇다 할 방지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원촌중학교 학부모들과 지역환경단체인 강남서초환경연합이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철거작업을 중지시켰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재건축 아파트 해체, 철거시 원촌중학교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도 위해성이 있는
분진 및 소음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철거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재건축 시공자인 GS건설측은 일단 철거를 중단했고 12월 30일 학생들이 방학을 하고 난 다음 철거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후 문제는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곧 해체될 운명인 반포주공3단지는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978년에
지어진 이 오래된 아파트의 철거 현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다량 검출된 것이다.

강남서초환경연합이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및 ETS컨설팅에 의뢰한 분석 결과, 철거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들 중
상당수가 석면 함유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료들은 해체된 천장, 벽과 창틀 마감재 등에서 채취한 것들로 편광현미경을 이용한 한 측정 결과 절반가량의 시료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백석면(chrysotile)이 5~20%가량 함유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심지어는 65%가 석면으로 이루어진 면포(布)도
발견되었다. 천장과 벽 등에 사용된 대부분의 단열마감재에서 석면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과거에 시공된 아파트를 비롯한 많은 건축물들이
석면이 다량 포함된 건축자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면은 내연성과 단열성이 뛰어나 각종 건축자재와 단열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나 석면폐, 중피종암 등 폐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발암물질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청석면과 갈석면의 경우 수입, 제조 및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9조)
또한 석면이 1% 이상 포함된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축물을 해체, 제거하는 경우 사전에 노동부장관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제38조).

이외에도 석면의 해체 작업 시 제거계획 수립, 경고표지 설치, 작업장소 밀폐, 폐기물 처리, 잔재물의 흩날림 방지 등의 조치사항(보건규칙제227조내지241조)을
준수하여야 하나 철거 책임자인 GS건설측은 사전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은 물론, 각종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이번 철거를 진행하여
대규모 재건축사업에서의 환경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한편, 감독기관인 서초구청과 노동부에서도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초구청은
이번 일이 석면에 대한 제재조치는 없기에 과태료 30만원 처분에 불과한 일이라며 지난 11월 14일이 일어난 일에 대한 조치를
1달이 지난 지금도 진행시키지 않고 있다.

강남서초 환경연합은 지역주민들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시공사인 GS건설이 이번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문제에 대해
원촌중학교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주민과 협의 하에 석면과 분진, 소음 등이 다량 발생하는 철거, 재건축과정에서의
환경위해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재발 방지 계획을 위한 공동감사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GS건설은
묵묵부답이고 자신들이 하는 것을 지켜봐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제까지 법을 어기며 진행하고 사건이 일어난지 1달이 지나도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GS건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신뢰할수
있는지 묻고 싶다.

앞으로 약 3년여 동안 본격적인 철거와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반포주공 3단지가 향후 재건축과정에서의
석면과 분진으로 인한 환경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환경친화적인 주거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석면이란…..

석면은 내구성과 절연성 등이 뛰어나 건자재, 자동차부품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석면에 노출되면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에 걸리고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중피종, 석면폐 등 치명적인
질환에 걸리기 때문에 지난 1981년부터 청·갈석면은 제조 금지물질로 지정됐고 백석면은 반드시 지방노동관서의 허가를
받아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현재 환경부는 석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국민건강과 환경오염 피해를 미리 막기 위해
노동부, 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석면을 내년부터 발효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 ‘취급제한
유해화학물질’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면이 취급제한물질로 지정되면 석면의 수입·제조·용도·함유량 등이 규제되며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노동부도 “석면의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스크포스(T/F) 위원회 (위원장 백남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최근 구성했다. T/F팀은 앞으로 석면 사용 실태와 근로자 보호방안, 석면의 피해확산 방지와 국민 불안
해소 등을 포함한 석면관리대책 기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기본 방안을 토대로 올 연말까지 세부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실태조사와 산업안전보건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석면은 내화성과 단열성 등이 뛰어나 단열재와 방화재 등에 많이 이용되지만 인체로
흡입될 경우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6년부터 90년까지 해마다 6만3천톤에 달하는 석면을 수입했으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만4천여톤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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