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병원에서 부는 생명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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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사무처장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5월 9일 ‘환경호르몬과 다이옥신의 주범, PVC수액백 국내주요병원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대상중
82%에 달하는 대형병원들이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수액백, 혈액백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회에 알렸다. 수액백
및 혈액백에 포함된 프탈레이트는 다른 제품에서 사용되는 경우보다, 인체 내로 특히 혈액내로 바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는 방송사를 비롯 대부분의 주요 언론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의
내용은 몇몇 인터넷언론을 제외하고는 국민들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병원 및 관련 업체들의 매우 강력한 대언론 로비가 있었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우연인지 리스트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대기업의 ‘계열병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뿐만아니라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수액백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는 업체 또한 동일한 대기업에서 분리된 계열사였던 것이다.

병원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식약청에서는 사용해도 좋다고 했는데 왜 그러냐?’, ‘비PVC
생산업체와 짜고치는거 아니냐?’ 등등.

보도자료 PVC
수액백 사라진다! – 제약회사, 대형병원 Non-pvc 수액백으로 교체

문제의 핵심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정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었다. 서울환경연합의 보도자료가 나가기전
각 병원에 보낸 식약청의 공문이 화근이었다. ‘갓난아기나 임신부, 사춘기 남자에겐 (PVC 재질이 아닌) 다른 포장 재질의 수액제를
쓰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PVC 재질의 사용은 사실상 병원의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식약청의 자세는 국민건강에
대한 사실상의 국가책임을 방기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우리 식약청은 왜 FDA처럼 못 하나’, ‘식약청의 개혁없이는 국민건강도
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6일 PVC 수액백 사용금지촉구를 위한 집회 모습. 불안해하는 임산부와
노약자를 외면하는 식약청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일련의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발견되었다. 병원과 의료계가 사전예방원칙을 제대로 지키기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에서조차 위험가능성이 있는 물질의 사용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는 것이다.
생명과 보건분야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사전예방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병원의 입장은 이과 크게 달랐다. 일반화하자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어도, 그것이 최종확인되기 전까지는 사용할 수 있다’가 주요병원의 입장이었던 것이다.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사용금지’라는
원칙이 결여된 것이다. 후진적인 의식의 결과 시간이 흘러, 후에 위험성이 밝혀진다면 그들은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생명 안전장치의 허술함과 소수 의료계의 후진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대형병원들의 녹색선언은 줄을
이어 계속되었다.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의 기자회견이 있은지 일주일만에 노원을지병원이 병원pvc프리를 선언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영동세브란스병원까지 이 행진에 동참을 선언했다. 식약청 또한 제품에 프탈레이트(DEHP) 표기명기와, 사용자제를 권고했다.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의사들로 이루어진 단체 ‘Health Care Without Harm’(주로 의사들로 구성되어
안전한 병원만들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단체)도 큰 축하를 전해왔다. 혹자는 환경연합이 과거 주도한 ‘동강 살리기운동’의
경우보다 더한 승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운동은 거의 모든 병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또한 병원을 찾는 모든 국민이
접하는 프탈레이트 양을 조금은 줄이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강의 승리를 통해 국민들이 위대한 자연을 지킬 수 있었다면,
‘pvc 없는 녹색병원’만들기 운동은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19개 병원만이 동참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pvc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약회사도 끝내는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수액백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지난주 최종확정).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도 밝혀왔다. 생산업체까지 프탈레이트
생산중단을 결정한 까닭에 우리나라 병원의 수액백에서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병원이 상당수 원인을
제공하는 다이옥신의 발생도 크게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회원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아마도 긴박하고 험난한 과정을 이겨내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분들 덕에
모든 국민들에게 약간씩이나마 생명안전의 혜택을 드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병원에서 부는 생명의 바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국민들과 회원들의 지지가 계속되는 한, 생명안전을 향한 ‘벌레먹은사과팀’의 생명행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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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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