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주요병원 환경호르몬 주범 PVC 수액백 사용

▲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이 9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주요병원의 PVC 수액백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조한혜진
지난 달 A씨는 ㅅ병원에서 분만수술을
받고 3일간 입원하면서 매일같이 링거를 맞았다. 몰랑몰랑한 비닐백에 담겨 있는 포도당수액을 하루에 1~2번씩 번갈아
맞아야 하는 통에 수술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수월치 않다. 한번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힘겨운 몸을 일으켜 링거백을
조심스레 들려는 찰라, 포도당수액이 들어있는 링거백에서 ‘PVC’, ‘분리배출’라고 쓰여 있는 글귀를 발견했다.

‘PVC? 비닐? 이거 타면 다이옥신 나오는 거잖아…’
‘설마 내 몸 속에 PVC가 녹아 들어갔을까?’


















동영상
sbs뉴스- 2005.5.10.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9월 식약청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제 보관상태의 PVC
수액백에서 환경호르몬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프탈레이트, DEHP가 0.012~0.035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립환경연구원에서
밝힌 먹는 샘물 포함 DEHP의 함류량인 3.19ppb보다 11배 높은 양.

또 2003년 7월 쓰시협(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이 국내 3개 업체가 생산한 PVC 링거백 5개와 NON-PVC
링거백 2개를 수거해 한국화학시험 연구원에 시험을 의뢰한 결과, PVC 링거백에서만 평균 18만ppm의 DEHP(디-엑틸헥실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PVC
수액백과 DEHP(프탈레이트)

논란이 되고 있는 PVC
수액백은 만지면 촉감이 매우 부드럽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으로 알고 있는 PVC(폴리염화비닐)에 재질의 연성을
높이는 DEHP(프탈레이트, phthalate)를 첨가했기 때문.
유리병과는 달리 파손의 우려가 적고 유연하기 때문에 수액백, 혈액백 등 의료기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연질의 PVC는 가소제인 DEHP와 산화안정제, 가공성 향상을 위한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 물질이 사용되어지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소각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사용이 자제되고
있다.

DEHP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식염수보다 혈액 등을 담는 투석튜브에서 더 많이 용출된다는 연구가 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시간이 더 많이 지날수록 용출 정도가 더 높다.

이러한 결과들은 인체에 매우 유해한 환경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DEHP가 PVC 수액백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링거액을 통해 DEHP가 환자의 혈관으로 직접 흘러 들어갈 우려가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PVC 수액백에 대한 유해성과 첨가물 용출 가능성이 끊임없이 지적되는 가운데, 최근(2005년
2월) 식약청에서는 DEHP 노출에 대한 잠재적 위험도가 높은 의료과정 등을 수행할 때 DEHP 함유한 PVC 제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고려하길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이 올 4월, 국내 주요 병원의 PVC 수액백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 주요 병원에서는
여전히 PVC 수액백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VC수액백 국내 병원 사용 실태 발표자료 바로보기

▲ PVC백과 NON-PVC백의 뒷면표기. ⓒ 조한혜진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은 9일 오전 11시 환경운동연합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경기 지역 38개의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82%의 병원이 인체에 유해하고 소각시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PVC 수액백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수도권 소재 병상 300여개 이상인 대형병원 38곳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수액백
사용 개수를 조사해 수액백 제조업체의 판매현황과 함께 사용비율을 계산하여 통계를 냈다.

국내 주요 병원 82%, 인체 유해한
PVC 수액백 사용

서울환경연합은 자체조사를 통해 “국내 최고 의료시설을 자랑하는 병원들이 PVC 수액백을 90%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더불어 산부인과로 유명한 ㅅ병원이 PVC 수액백을 90% 이상 사용하고 있어 임산부와 유아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물렁한
PVC의 유해성

DEHP가 포함된 PVC
수액백은 1971년 소개된 이후 그 유해성에 대해 연구와 논란이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지난 2002년 12월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DEHP가 남성 정자 수와 운동성을 저해하는 등 인체에 대한 유해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1년 스웨덴 국립 화학물질 검사소는 DEHP에 대해 “다른 동물 종들에서 관찰된 고환, 번식력,
성장에 대한 DEHP의 효과는 인간에게도 관계있는 것으로 사려된다.”고 밝힌바 있다. 이미 WWF(국제야생동물보호기구)에서는
이 물질을 생식독성이 강한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으로 규정하고 있다.

만삭의 몸으로 그 동안 이 조사를 진행해온 벌레먹은사과팀 명형남 부장은 “아이를 가진 임산부로서 국내 주요 병원들의 환자
안전과 환경을 생각하지 못하는 이런 태도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설명을 이었다.

아주대 예방의학과 장재연 교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곳에서 인체 유해성이 있는 PVC 수액백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병원들의 PVC 수액백 자발적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벌레먹은사과팀 이지현 국장도 “최근 어린이 용품 PVC 유해물질 검출 논란, PVC 비닐랩 사용금지 조치 등 PVC 제품에 대한
금지사항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똑같이 프탈레이트 위험에 빠져 있는 PVC 수액백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금지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NON-PVC 수액백 등 대체물질 수요,
‘PVC 없는 병원 만들기’

▲ “병원도
이제 환경을 고려해 친환경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벌레먹은사과팀 명형남 부장. ⓒ 조한혜진

이번 조사결과에서 눈에 띄는 것은 PVC 수액백 90% 이상 사용하는 병원이 있는 반면, NON-PVC
수액백을 거의 100% 사용하고 있는 여타 병원도 있다는 것. ㄴ병원 등은 PVC 수액백을 사용하지 않고 PVC 대체물질로
수요되고 있는 NON-PVC 수액백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비용적인 면에서도 거의 차이가 없는 PVC 수액백과 NON-PVC 수액백 사이에서 왜 국내 병원에서는 여전히 유해성이
인정된 PVC 수액백을 사용하는 것일까.

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사무처장은 “식약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주요 병원들이 단가차이 없는 NON-PVC
수액백을 쓰지 않는 이유는 우선 병원들의 습관적 구매 때문”이라며, “PVC 프탈레이트 유해성을 잘 알고 있는 병원에서 PVC
수액백을 사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또 “식약청은 최소한 임산부나 노약자들에게 PVC 수액백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형남 부장은 “PVC백이 국민들의 우려가 높은 다이옥신 배출원 중 하나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병원도 환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해 고려해 친환경적인 의료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은 이번 조사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PVC 없는 병원 만들기’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우선 혈액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PVC백을 NON-PVC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NON-PVC백을 사용하는 모범병원모델을 소개 및 홍보하여 시민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PVC
없는 병원 만들기 캠페인, 함께 참여하세요! ▶ 항의메일보내기

글,사진/사이버기자 조한혜진

admin

생활환경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