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와 환경운동
풀뿌리 민주주의라 불리는 지방자치제 실시를 앞두고 지억주민환경운동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이제까지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적 성격으
로 인해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몇 개의 대도시에만 집증되어 지역
의 불균등 발전을 가져왔다. 기방자치제강 일정기역 주민들이 그 지역에
관련한 제반 문제-정치, 경제, 문화, 교육,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친-를
중앙 국가권력의 통제와 지배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하여 자치권을 갖고 그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기초로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도록 하는 제도이다.
즉,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주민들의 의사와 자주적 실천에 의해 해결해나
가는 것이 지방자치제의 핵심이다. 운동의 기본단위가 지역현장, 즉 주민
의 생활공간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환경운동에 있어서 주민들의 의견수렴
과 그의 반영은 폭넓고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이 예상된다. 서유럽이나 일
본과 같은 나라들에서 주민들의 환경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이지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제의 활성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녹색
당과 같은 생태주의 정당이 표방하고 있는 원칙 중의 하나가 풀뿌리 민주주
의라는 사실에서도 그 점은 잘 드러난다.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인한 환경
운동의 전망을 공해추방운동연합은 다음과 같이 예상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
* 오염방지의 책임주체가 분명해짐으로써 무모한 자연파괴 환경오염을 미
리 막을 수 있다.
* 기업에서 배출하는 오염원에 대한 지역 주민의 감시,견제가 가능하다.
* 지역 특성에 맞는 환경보호대책이 마련될 수 있다.
* 환경오염의 예방과 피해구제에 관한 집단민원 예방 및 해결이 신속, 공
정하게 주민들의 입장에서 해결 가능하다.
* 각종 개발사업 시행시 의사결정과정에 주민여론을 수립하는 주민참여제
도가 활성화될 수 있다.
* 복지후생시설과 사회간접자본의 투자 확대, 상,하수도 시설, 쓰레기 처
리시설 등의 확충이 예상된다.

부정적인 면
* 환경분야의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올바른 환경정책 시행이 어렵다.
* 부족한 지방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개발위주의 정책 실시로 환경 파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
* 지방자치단체의 중앙 환경보호정보, 기술활용상의 제도적 미비로 상당
부분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 그 동안 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장기간 억제되어왔던 지역
의 지방의회에서는 필연적으로 개발을 우선으로 하는 욕구가 터져나올 것이
며, 이로 인해 각종 환경오염이 발생될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지역주민들에게 지방자치제의 허와 실을 교육하는 것이 필
요하다. 그러나 민중의 정치적 각성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할 때 장기적으
로 지자제는 환경운동의 성장에 유리한 조건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
자제 이후 예상되는 변화를 살펴보면,
1)그간 환경운동의 성과에 의해 축적된 지역주민의식의 성장과 발전양상
은 대규모 환경파괴산업이 설 자리를 어렵게 할 것이다. 특히 핵발전소,
산업폐기물 매립장 등 개발의 의미가 취약하거나 생존권 파괴의 위협이 현
저한 산업의 경우 기역저 입지를 포기하는 상황이 잇따를 것이다.
2)환경운동의 대중화를 이룰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것이다. 30년간 산업
주의 전책 속에서 환경 파괴는 전지역, 전분야에 걸쳐 진행되었으므로 주
민의 의견과 여론이 반영되는 지자제가 실시된다면 성숙된 주민의식은 무모
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을 그냥 놔누지 않을 것이다.
3)이와 갈은 예상 속에서 장기적으로 환경단체에게는 `전문적,정책저 역
량의 강화’가 요구될 것이다. 즉, 지방 재정 마련, 지역개발이라는 허상
속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환경 파괴를 전제로 한 개발론자들의 허구적
인 논리를 깰 수 있는 선진역량이 요구될 것이다.
읽을 거리
공해추방운동연합, “지자제 실시에 따른 지역주민환경운동의 발전과 전
망”, [생존과 평화], 제l2호 l99l.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