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식품과 농업, 환경 관리 하나로”

내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국무조정실이 마련한 ‘식품안전기본법(안)’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의 개념으로 식품안전기본법의 틀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환경연합과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은 지난 1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식품안전기본법의 올바른 제정방향에
대한 ‘식품안전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토론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나누었다. 이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식품 안전 관리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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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 기본법 제정방향 토론회 자료집


식량안보에서 식료안보로 : 거꾸로 가는 농업정책, 늘어나는 식료 불안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한 정책과 법률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의 현재 농업정책으로 불안전한 공급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유통과 최종수요 단계만 모니터링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먹거리 안전은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전체 먹거리 체계의 관점에서 봐야한다는 제안이 다수 제기됐다.

거꾸로 가는 농업정책
통합부처 재구성하고 소농 보호하는 국외 사례 적극 수용하자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초록정치연대 우석훈 정책실장은 현 정부의 비현실적인 대규모 전업농 육성책, 근시안적 농정 로드맵을 강력히
비판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업현황을 반전시켜 강력한 정책과 제도를 정착시킨 영국의 예를 들며 “환경과 식품, 농업이 하나의
부처로 결합돼 관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제에서 광우병 파동 이후 유기농 강국인 덴마크와 스위스, 전통농업의 강자, 프랑스, 유전자조작식품의 대가 미국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던 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영국은 식품과 환경, 농업이 하나의 부처로 결합되는 DEFRA(Department of Enviornment, Food and
Rural Affairs)라는 통합부처를 재구성하고 유기농 소농 보호정책을 펼쳐, 2000년에 2.5%였던 유기농산물 재배면적의
비율을 3년만에 8%까지 늘렸다. 특히 미국의 농산물 특히 유전자조작식품(GMO)와의 갈등 속에서 식품 안전과 유기농체계를 혼합시켜
빠르게 유기농 시장을 확보했다고 한다.
우 실장은 “결국 식품안전과 관련된 정책은 식품의 공급에 대한 방향과 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여야 하며, 이렇게 종합적인 관점에서
식품 안전에 대한 사회적 개념이 접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러번에 걸친 식품 안전 파동에 대하여 반사적으로 식품 안전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종합대책의 형태로
식품안전 정책이 자리를 잡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박응두 전국 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토론을 통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과 같은 거대한 농산물 집판장은 농산물을 집중시킨다.
자본집중은 농약과 비료에 대한 의존성을 높인다. 이렇듯 현 정부의 ‘선택과 집중’, ‘규모화’된 농업정책이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의 농촌구조상 5천평 정도 경작면적의 중소규모 축산과 쌀농사 등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듯 ‘규모화’보다는
식량자급형 농업생산과 법체계가 농업생산물의 안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석훈 정책실장(초록정치연대)의 발제에 동의했다.

두 번째 발제로 나선 송기호 변호사(푸드시스템 연구회)는 현 식품안전 체계의 결함으로, 식품위생법에 법치국가의 원칙이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과 식료 체계(food system)상의 공백을 꼬집었다.
올 초 불량만두소 사건에서 ‘쓰레기 만두’라는 딱지를 받은 만두 제조 회사들은 결국 위반 사실인 인정되지 않았다. 상한 무말랭이인줄
사전에 알면서 공급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는 이상 현행법에서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현행 식품위생법
체제가 대단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식품위생법의 준수가 안전성 신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식료 체계적 접근이 요구된다.”며, “식료 체계의 전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기본적 식료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식품기본안전법안 마련에 참여한 국무조정실 식품안전 테스크포스트 곽노성 전문위원은 “법규정이 모호한 데다가 부처마다 쓰는
기본적 용어도 달라 관련 정책의 연계성이 떨어질 수 있고 통합적인 식품안전정책 수립 및 집행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추진하고
있는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에 대해 전반적인 정비를 실시하는 등 포괄적인 식품안전관리를 위한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간생명, 땅, 물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식품안전 관리체계 필요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 사과팀 이지현 국장은 식품안전기본법 제정 방향에 있어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탁에서 농장까지’ 순환의 개념을
강조했다. 또 기본법안은 생명의 순환 고리를 바로잡는 시작이 되어야 하며 먹을거리와 관련된 큰 원칙에서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국장의 주장은 식품안전의 관리가 식품위생만을 생각하는 문제가 아니라 먹을거리의 원료가 되는 농수산물에서부터 출발해 그것들이
가공되고 유통되어 판매되고, 이를 소비자가 구매해 밥상에 올린 후, 폐기되는 모든 과정이 포함되는 포괄적인 문제임을 의미한다.
이 국장은 토론에서 “인간생명의 건강뿐만 아니라 땅의 건강, 물의 건강도 함께 생각하는 통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토론에 참여했다는 김은희 한국생협연합회 식품안전팀장은 “올해 식품안전기본법이 제정된다고 할 때 소비자 입장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인식을 하며 새로운 틀에서의 식품안전정책을 기대했지만 막상 나온 정부측 법안은 실망스러웠다.”고 밝히고,
“안전한 먹을 거리의 문제는 최종소비단계에서의 위생적 관점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되며, 전체 먹을거리체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점점 복잡해지는 식품경로에 맞는 생산, 유통, 소비단계의 추적관리시스템 도입과 식품관리의 일원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지금처럼 8개부처(청)에서 품목별?단계별로 다원화된 관리체계로는 국민식생활에서 발생하는 안전성 관리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며, “식품안전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전과정을 단일 기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단일관리체계를 확립해야 식품안전사고 발생 시 역추적이 가능하고 사후관리체계에서 사전 예방 중심 체계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불량만두소 사건 이후로 당내에서 식품안전기획단장을 맡은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은 “법을 다뤄야하는 입법자로서 ‘현재 있는 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식품안전기본법(안)이 국민의 신뢰성을 재고하고 선진국 수준의 기준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글/조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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