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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시대와 얼룩배기 광우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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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시대’였던가?
‘인간시대’였던가? 사회 각계 각층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주던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사회적인
명예와 돈, 권력을 얻은 성공한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 좌절과 고통의 시간이 있었고 그런 시간들을 슬기롭게 잘 견뎌내어 지금의
그들이 있다는 교훈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도 여전히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것은 정말 궁금한 일입니다.

아무튼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사람중에서 기억나는 몇 명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바로 황우석 교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황 교수는 그 어떤 사람보다 우리 농가의 어려움을 몸으로 채험하면서 자라났고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교에 입학,
우리 농촌을 잘 살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축에 대한 연구를 끈질기게 해왔습니다. 좀 더 우량소를 만들내겠다는 그의 의지는
소 품종개량에 그치지 않고 최우량소를 다량으로 복제하겠다는 꿈을 꾸게되었고,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딛고 결국은 ‘영롱이’라는
소를 복제해 냈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역할을 한 대역배우의 눈물겨운 연기와 진짜 황 교수의 눈물섞인 절절한 인터뷰는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황우석 교수의 노력과 의지에 박수를 보내게 만들었고, 황 교수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나라의 생명공학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방송이 나가고 있을 때, 전 세계는 광우병의 폭풍에 휩싸이고 있었습니다. 생산성과 발육 향상을 위하는 목적으로 소에게
동물성 사료(동물의 뇌나 뼈, 고기부스러기 등으로 만든)를 먹였고 그런 과정에서 스크레피(양이나 염소 등에 발생하는 병,
뇌에 구멍이 뚫리는 증상을 나타냄)에 걸린 동물로 만든 사료를 먹은 소가 스크레피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게 되고, 그 병이
사료등을 통해서 전염되어 광우병은 삽시간에 유럽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광우병은 소같은 반추동물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개와 고양이 심지어 물고기에게도 번졌으며, 사람 역시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세계가 떠들섞하게 광우병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때, 우리의 황우석 교수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복제해 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고 2001년부터 40억원이라는 세금을 들여 2003년 12월 결국 자신들의 계획대로 만들어 냈습니다.














관련정보 ‘광우병
내성 소’ 개발보다 광우병 원인 분석과 예방조치가 우선돼야!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프리온 단백질을 제거시키고 변형된 프리온 단백질을 과다발현 시킨 소를 복제해 내겠다는
황우석 교수의 발상은 광우병 발생원인 파악도, 전염경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뒷짐만 지고 있던 한국 정부에게는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실현가능성도 효과도 확인되지 않은 방식입니다. 동물성 사료의
공급을 중단한 후에도 광우병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 연구자들은 벌써 광우병에 걸려 폐사시킨 소의 후손들에게 광우병인자가
유전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고 계통조사를 통해 유전자가 오염된 모든 소를 발병여부와 상관없이 전부 폐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동물성 사료의 철저한 관리 감독에 대한 법률도 올해 9월에서야 발효를 시켰고 국내 오염실태나 대책마련 역시
제자리 걸음입니다. 물론 ‘광우병 내성 소’를 복제해 내는 쾌거(?) 이룩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모르긴 해도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 돼지나 항생재 내성이 있는 닭도 연구하고 있을 겁니다.
이공계의 위기랍니다. 생명공학자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정부 지원 프로젝트를 받아낼 수 있는, 생명공학 회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연구만을 계획하고 진행시켜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려고 합니다. 대통령도 실효성도 효과도 없는 부실한
연구에 윤리적, 사회적 고려도 없이 국민의 세금을 40억원이나 지원하고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해낸 것처럼 호들갑에 장단 맞추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은 대단한 성과인 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외국 언론이나 연구기관들은 별 반응도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심야전력의 사용을 막 권유하더니 전력생산량이 부족하다며 핵발전소를 또 짖겠다고 하는 것이나, 물이 부족하다면서
수도관거 개선이나 수요관리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대형 댐만 건설하겠다는 것이나, 백두대간을 보호하겠다면서 전국 어디에서든지
30분만 나가면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속도로로 전국을 구획구분하듯 지도위에 쭈욱쭈욱 줄을 긋고 있는 것이나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 넘어야할 걸림돌들은 너무 많습니다. ‘광우병 내성 소’ 복제 같은 필요성도 효율성도
없는 과학기술에 인력과 자본을 계속 투자한다면 그것 역시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말 것입니다.

글/ 녹색대안국 생명안전 담당 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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