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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원하는 소박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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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시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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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면 어디서 그렇게 쏟아져 나오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식당으로 향한다. 여자들은 한손에 작은 지갑을 들고 그중 어떤 이는
회사 신분증을 그냥 단 채로 조만간 벌어질 음식과의 한바탕 흥겨운 놀이를 기대하며 발걸음도 가볍게 걸어간다. 먹을 음식은 이미 결정되었는가…?

식사행위의 범주는, 이쪽 끝과 저쪽 끝의 거리가 너무나 길어서 아마도 몇 광년이라고 표시해야 할른지도 모르겠다. 굶주림을 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섭취에서부터 1인분에 2백만원이나 한다는 중국음식 ‘만한전석’ 에 이르기까지 배를 어떻게 채우고 있는가 식사의 기본
조건은 어떤 것인가 건강은 어떻게 배려하고 있는가….. 음식문화야말로 인간생존의 가장 절실하고도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싫어한다. 먹는데 무슨 문화고 철학이냐. 그런 생각 하는 것만으로도 밥맛이 떨어진다. 화학조미료? 그게 어때서?
다시마에서 뽑아내는 것이나 화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나 원소의 기호와 성질은 똑같은 거야. 천일염이나 꽃소금이나 다 Nacl이라구.
아-시끄러워 떠들지마 밥맛 떨어진다구.

지하철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 떠드는 사람처럼 민망스럽기 그지없다. 그래도 손 쉽게 물러서면 안되지.

“여보세요. 잠깐 저 좀 보세요. 아저씨도 하루 세 끼 70년은 진지 드실 거 아닙니까. 그럼 3 곱하기 70년 곱하기 365하면…..
7만7천 번 식사하셔야 되는데 조금은 공부도 좀 하셔야 되지 않을 까요?”
아-음식전도사는 열정적인 선교사들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도 힘겹다. 개신교신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지만 우리의 건강을 배려하는 식당은
참으로 찾아보기 어려우니까 말이다. 그리고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종교인들도 위장이나 대장 또는 항문에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3년 전만 해도 나 역시 점심시간에는 식당으로 향하는 수많은 인파 중 한사람이었으며 맛과 주머니 사정만 고려했을 뿐 유기농이니 화학조미료니하는
것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느 식당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 그 기준은 우선 입맛이었고 두 번째는 분량-푸짐해야 했고
세 번째는 음식값이 쌀수록 좋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누구나 이 세가지 점심선택의 기준에서 크게 자유로운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는 자유롭다. 속세의 사슬을 끊어 준 사람은 여럿인데
헨리 데이빗 소로우, 스코트 니어링부부, 존 라빈스 등 여러분도 아는 분들이다. 그들은 생각뿐만이 아니라 음식도 정갈해야하며 절대
과식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그렇다면 정갈한 음식이란 어떤 음식일까. 어렵게 생각하시지 않아도 된다. 옛날에 할머니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소박한 밥상을 떠올리면
된다. 된장찌개와 제철 나물 한 두가지 그리고 잡곡이 많이 섞인 밥… 물론 화학조미료는 존재조차 없다. 그러나 이런 소박하고
조악한 밥상을 여러분 앞에 다시 차려놓으면 맛있게 밥그릇을 비울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도 또한 알고 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혀가 너무 변해 있기 때문이다. 설탕과 소다와 화학조미료가 혀의 기능뿐 아니라 오장육부의 반응까지 그리고 뇌의
기억까지 다 바꾸어놓았음으로 여러분은 그리 먼 옛날도 아닌 1960년대의 밥상을 다시 차려준다해도 굶어죽을 정도가 아니라면 숟가락을
들지 않을 것이다.

자장면을 예로 들어볼까

아침방송에서 ‘자장면의 사회학’이란 이름으로 자장면 이야기를 서른 편이나 하고나니까 만나는 사람마다 “어느 집이 제일 맛 있냐?”고
물어서 지금까지 난처하다. 나는 문화와 건강 때문에 그리고 화교들이 살아온 어려운 과거에 대해 이야기했는데도 사람들은 집요하게
“어느 집이 맛 있냐?”고 묻는다. 그러면 할 수 없이 말해준다. “소다를 적당히 뿌리고 설탕은 많다 싶을 정도로 넣고 그리고 화학조미료는
아낌없이 쏟아붓는….. 그런 집 자장면이 제일 맛있다” 그렇게 말해주면 “그러니까 그런 맛 있는 집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달란
말이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나는 직업상 또 지금 내가 주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음식점 주방에 자주 들어가서 꼼꼼히 살필 기회가 많다. 자장면 뽑을
때 소다 들어가는 거, 춘장 볶을 때 설탕과 화학조미료 팍팍 뿌리는 거, 춘장 맛을 고소하게 하기 위해서 돼지비계 갈아넣는 거….
다 보고나서 그 자장면 시식하려면 식도가 문을 잘 안 열어주려고 한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초밥은 어떠한가. 서양사람들도 생선과 밥이 조화를 이루는 건강식이라며 와글와글 초밥집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음식에 관한 한 인간의 계몽주의가 빛을 볼 일은 영영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초밥 속에 설탕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초밥집
주방에서 직접 목격하지 않고는 아무도 짐작조차 못할 것이다. 대형 밥솥이라면…. 적어도 한 됫박(한 숟가락이나 한 그릇이 아니라)은
들어간다.

그렇다면 보자-점심에 자장면 저녁에 초밥, 그 사이에 설탕 프림 섞은 커피도 한 잔 마셨다 치면 우리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설탕을
몸 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설탕을 사랑하는 만큼 제약회사와 병원(특히 치과의사)은 돈을 벌게 된다. 우리가 화학조미료
많이 뿌린 식당을 선호할수록, 그리고 소다 많이 첨가한 면발이 ‘기막히게 쫄깃쫄깃’ 하다면 우리는 점점 더 소박한 밥상으로부터 멀어지고
반대로 점점 더 병원과 요양원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여러분도 더 늦기 전에 혀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소다와 설탕과 화학조미료의 속박에서 벗어나 여러분의 혀가 곡물
또는 육류의 원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지 않겠는가. 음식도 화장을 짙게 할수록 대접을 받는다면 그 음식문화는 유흥가의 천박한
술타령에나 알맞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혀가 정말 원하는 맛은 어떤 것일까.


글/ 윤동혁(방송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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