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내가 뿌린 향수에 환경호르몬이 들어있다구?

회사원 A양의 하루 일과는 머리를 감는 일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감고 난 후 말린 머리를 ‘비달사순 내추럴 스타일링 무스’로 정돈한다. 또 ‘더블리치 헤어스프레이’로 고정시켜
바람에 흩날리지 않도록 한다.
‘오늘따라 머리가 정돈이 잘되는데…음….어제 미쟝센 아쿠아 에센스로 염색한 게 효과가 있나봐’ 기쁜 마음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샤넬 No.5’를 살짝 뿌려본다.
그녀가 정돈이 잘된 머리로 기뻐하고 있는 순간, 그녀는 환경호르몬적 성격을 띈 프탈레이트에 다중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 · 시판되고 있는 수입산, 국산 화장품에서 생식독성물질 프탈레이트(Phthalate)가 검출됐다. 문제의 대상이 매일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환경연구소(소장
장재연)와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국내 유통 중인 수입산 및 국산 화장품류 향수, 헤어무스, 헤어스프레이, 모발염색약,
매니큐어 등 24개 제품을 수거하여 프탈레이트의 함유여부와 농도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24개의 모든 화장품에 생식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 성분 DEHP, DEP, DBP, BBP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제품의 100%가 유럽연합(이하 EU)에서 화장품성분으로 사용금지키로 한 프탈레이트 DEHP 또는 DBP를 함유하고
있었다. (프탈레이트는 PVC를 부드럽게 하는 성질 때문에 향수의 용매나 기타 화장품의 보조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
(참고 : 4월 15일자 환경운동연합 성명서/보도자료
)

이 DEHP, DBP는 2001년 EU에 의해 인간의 번식력을 손상시킬 수 있고 성장에 독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할 물질 그룹(Category
2)으로 분류되었으며 이 범주에는 카드뮴, 에칠렌 글리콜 등이 포함될 정도로 독성이 높은 유해화학물질그룹이다.
환경부 조사보고(2000)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배출되는 프탈레이트의 양은 약 640톤이며 현재는 더욱 많은 양의 프탈레이트가 거의
규제없이 배출되고 있다.


이번 프탈레이트 노출사건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상물질인 화장품이 매일 사용된다는 점.
얼굴, 머리, 손 등 인체에 직접 투여되어 활동시간에도 항상 인체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인물질의 인체 노출 강도 · 횟수 · 기간을 고려하여 그 노출 위해성을 평가한다면 이번 조사제품을 여러 개 함께 사용함으로써
그 노출범위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프탈레이트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PVC제품이나 수액백같은 의료제품에도 사용되고 있어
다중 노출의 위험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간 유럽에서 프탈레이트 노출관련 연구조사가 다양하게 이루어 졌으며, 미국은 20~40대 여성의 소변검사를 통해 화장품을 많이 쓰는
세대, 특히 임산부나 가임가능여성에게 프탈레이트의 노출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밝혔다.

▨ 미니인터뷰
국내 화장품의 프탈레이트 검출 조사결과를 발표한 시민환경연구소 유의선
박사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프탈레이트의 점진적 생산금지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박사의 프탈레이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유의선 연구위원

Q. 프탈레이트 검출 조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 텐데요.

“폐기물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중 PVC(폴리염화비닐)의 생산 · 처리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발생한다는 것외에 프탈레이트도
유출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직접적인 관심시기는 지난해 스웨덴에서 화장품의 80%가 프탈레이트를 포함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이후부터인데요.”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해 11월 28일 스웨덴 자연보호협회 등 3개 단체의 조사결과를 입수하여, 스웨덴과
영국에서 시판되는 향수, 방취제, 헤어 무스, 헤어젤, 헤어스프레이 5개 제품군 34개의 화장품 중 80%가 프탈레이트를
포함하고 있음을 공개한 바 있다.)
“유럽 각국의 화장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다는 보고서를 접하게 되면서 국내 화장품에서도 프탈레이트가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번 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스웨덴 외 여러 외국의 사례를 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의
전문가와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습니까?

“이메일로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수차례의 이메일 회신 끝에…현재까지 스웨덴, 영국, 미국 등의 나라와 접촉하고
있으며 대부분 여성단체에서 이 일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와 활동을 같이 했던 이유도
그것이구요.”
“아시아에서는 프탈레이트 관련해 국내 유통 · 생산되는 화장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
“이메일을 주고받는 한 전문가에게 기자회견 소식을 알렸더니 기뻐하더군요. 주위 국가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규제적 방안을
만드는데 적극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Q. 이번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대하는 효과나 결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EU의 경우 PVC 생산을 점진적으로 금지로 나아가고 있으며,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프탈레이트 또한 점차 그 생산을 중지시키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번 발표를 통해 소비자의 패턴과 기업의 생산라인이 변화되길 기대합니다. 소비자는 유독물질이 없는 환경친화적 화장품을
구입하고, 기업은 ‘녹색화장품’을 지향하는 패러다임을 밟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프탈레이트라는 화학물질에 대한 유독성을 인정하고 1999년 영유아용품에서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용기이외에는 프탈레이트에 대한 아무런 기준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성물질을 표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에겐
어떤 경고도 없는 상태이다. 프탈레이트가 들어있는 화장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 프탈레이트를 함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시민환경연구소 유의선 박사는 “정부는 프탈레이트 사용금지 여부와 기준을 마련하고 함유여부를 표시하여 일상생활에 노출되는 유독물질의
영향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은 화장품 제조의 품질관리와 공정개선을 통해 프탈레이트 없는 제품을 생산토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스웨덴의 자연보호협회 등 여성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스웨덴과 영국에서는 프탈레이트를 함유하지 않는 헤어젤과 헤어무스도 생산하고
있다.
프탈레이트가 없는 화장품도 가능하단 말이다. 프탈레이트를 대신할 대체물질 개발도 필요하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 벌레먹은사과팀과 여성위원회는 “국내 · 외 프탈레이트 사용금지를 위한 적극적 활동을 지속할 것이며, 각 관련회사에게
공문을 보내 결과에 대한 해명과 요구사항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근본적인 화장품생산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성위원회는 국내 유통 화장품을 모니터하는 주부감시단도 모집할 계획이다.

▶ 24개 화장품속의 프탈레이트 내역보기(mg/kg)

글/ 조혜진 기자
사진/ 시민환경정보센터 박종학

* 서울환경운동연합은 프탈레이트와 관련돼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 명형남 간사 T.02-735-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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