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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으로 아사 위기에 놓인 해평습지 큰고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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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을 찾은 천연기념물 겨울철새 큰고니들이 아사 직전의 상태에 놓였다.
큰고니는 매년 겨울 흑두루미와 함께 낙동강 해평습지를 찾아오는데, 4대강 사업 후 낙동강에 변화가 생기면서 생존에 큰 위협을 받게 되었다.

▲ 4대강 공사가 한창이던 2010년 10월 낙동강 해평습지를 찾은 쇠기러기 떼가 내려앉을 곳이 없어 상공을
방황하고 있다 ⓒ정수근

해평습지 인근의 낙동강은 아무리 추운 날이어도 강 가장자리만 얼 뿐 강 중앙까지 언 적이 없었는데, 4대강사업이 대부분 완료되고 맞은 첫 겨울, 강 전체가 꽝꽝 얼어버렸다. 이는 낙동강에 8개의 큰 보가 들어서면서 흐르던 강이 정체된 거대한 호수로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낙동강의 지천인 ‘흐르는’ 금호강은 얼지 않았다. 이렇게 강이 얼면서 고니들은 천적으로 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강물 속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 먹이활동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낙동강의 동결은 철새들 뿐 아니라 강 주변에서 살고 있는 다른 야생동물에게도 물을 구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상황에 놓이게 했다. 실제로 여전히 강 주변엔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내려온 야생동물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 4대강사업 전 후 낙동강 해평습지의 모습. 새들이 먹이를 찾으며 쉴 수 있는 모래톱이 사라져버렸다 ⓒ정수근

이와 함께 고니의 먹이도 4대강사업으로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고니는 강 속의 수초나 갈대 뿌리, 매자기, 뿌리줄기 등을 먹는다. 그러나 4대강사업 준설로 모래톱과 갈대밭이 사라지면서 고니는 먹이도 구할 수 없게 되었다.


▲ 올 겨울 해평습지를 찾은 고니들이 대낮에도 힘없이 얼음 위에 웅크려있다 ⓒ이석우

현재 해평습지의 고니들은 하루종일 강 얼음 위에서 미동조차 않은 채 누워만 있다. 심지어 누워있는 상태에서 배설을 할 정도로 기력이 쇠약해졌고, 이대로라면 날이 풀려도 먼 거리를 다시 날아갈 수 있는 힘도 비축하지 못할 뿐더라, 이 기간이 길어진다면 집단아사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구환경연합은 지난주 부터 긴급히 고구마를 손질해 고니들에게 공급하고 있고, 습지와새들의친구, (사)산과자연, 대구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도 모금 등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 지난 주 대구환경연합은 고니의 먹이로 긴급히 150kg의 고구마를 채썰어 해평습지에 뿌렸다 ⓒ이석우

그러나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해평습지 아래 칠곡보의 수문을 여는 것이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면 일단 강이 얼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고니들이 안전하게 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먹이활동도 일부 가능할 것이나, 흐르는 강이 다시 모래를 쌓고 수초와 갈대 등의 기본 생태계가 돌아온다면 고니도 다시 해평습지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여름 녹조대란과 가을 물고기 떼죽음에 이어 이번 겨울 야생동물과 철새들의 생존문제까지, 4대강사업은 처음의 목적과 달리 강의 생태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4대강사업의 문제를 다시 짚어보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그 근본적인 처방은 4대강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올해에도 또 내년에도 이와같은 문제들은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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