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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 시작과 현재, 불신과 낭비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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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강원도 화천군 비수구미골에 위치한 평화의 댐을 찾았다. 지난해 말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평화의 댐 3차 보강 공사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춘천에서 1시간 30분 남짓.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은 아흔아홉 구비 코스가 말해 주듯 깊은 산골로 들어가는 길이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과는 직선거리로 불과 10Km 떨어져 있다.



평화의 댐 관리 사업단이 있는 댐 정상부근에는 드넓은 공간에 비해 휴일임에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이들은 10 여 명으로 한산하다. 상류로 내려가는 급한 길을 따라 내려가 댐을 바라봤다. 높이 125미터, 넓이 601미터짜리의 육중한 회색빛 콘크리트가 마치 하늘마저 가릴 듯 한 기세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평화의 댐은 소양강댐 보다 2미터 높아 국내에서 가장 큰 댐이다.



코흘리개에게도 댐 성금 강탈, 대국민 사기극








▲ 1987년 2월 25일자 평화의 댐 관련 기사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1986년 10월, 당시 전두환 정권은 북한이 높이 200미터, 저수량 200 억 톤 규모의 금강산댐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88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의 물 폭탄’, ‘12시간 서울 물 바다’, ‘북한의 남침 전략’ 등을 주장하며 전국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금강산댐이 붕괴되면 100m의 물기둥이 수도권을 덮칠 것’이라면서, ‘200억 톤 방류 시 63빌딩의 절반까지 물이 찬다’는 식의 보도로 ‘서울 물 바다설’을 확산 시켰다.



하지만 평화의 댐의 건설의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전두환 정권은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를 강하게 요구하는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2001년 7월 20일 방영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200억 톤 물 폭탄의 진실 – 금강산댐’에서는 평화의 댐을 아무런 쓸 못 없다는 의미로 ‘바보댐’이라 칭하면서 “정치적 목적에 의한 5공 정권의 유물”이라 규정했다. 한편에서는 중동 건설 경기 붐이 사그라지면서 건설업체 지원을 위한 술수라는 지적도 있다.



다시 1986년 당시로 돌아가 보면, 정권에 의해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은 반공의 도가니가 됐다. 금강산댐 반대 및 북 정권 규탄 집회가 전국에서 잇따라 열렸는데, 1천 만 명이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후 전두환 정권은 예정된 수순인 냥 대응 댐 계획을 밝혔다. 북한의 수공을 저지하면서 오히려 북쪽을 수몰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이름을 평화의 댐이라 했다. 정권은 평화의 댐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전국적인 국민 모금 열풍도 만들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배고픔은 참아도 금강댐은 못 참아”라면서 사회저소득층도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도 보도했다.




▲ 1986년 12월 6일 평화의 댐 모금 관련 기사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당시 거지들이 집단 시위를 했는데, 평화의 댐으로 성금이 집중되니 거지들이 적선 받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댐 건설을 위해 초등학생들까지 돈을 내야했던 당시의 사회 단면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국민 모금으로 모인 대략 600 억 등을 포함해 1500 억 원으로 1987년 2월 강원도 화천군 비수구미골에 댐을 만들게 됐다. 현재 금액으로 따지면 약 1조 원이 넘는 금액이다.



평화의 댐은 노태우 정권 시절의 5공 청문회와 김영삼 정권 시절 감사원 감사결과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것이 거듭 확인됐다. 금강산댐의 저수량은 200억 톤이 아니라 27억 ~ 60억 톤으로 최대치가 방류돼도 서울 마포, 용산 일부 저지대만 침수된다는 것이다.



국토부, 2단계 사업으로 근본적으로 해결 했다더니 또 혈세 투입



평화의 댐은 이렇게 아무런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됐다. 외신에서는 이런 평화의 댐을 두고 “불신과 낭비의 기념비적 상징물”이라 꼬집었다. 하지만 애물단지 콘크리트 댐은 또 다시 혈세를 빨아 들였다. 2002년 2300억 원을 들여 평화의 댐 2단계 공사가 시작돼 2005년 10월 준공됐다. 2단계 사업은 당시 북한의 임남댐(금강산댐)의 여수로(댐의 비상 상황일 때 긴급하게 물을 뺄 수 있는 수로)가 없는 상황에서 위성사진을 통해 공사 중인 사면 일부가 유실됐다는 것을 이유로 긴급히 추진됐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이 높이 125미터 규모가 된 것이다. 북쪽의 임남댐은 이후 여수로를 만든 것이 확인 됐는데, 결과적으로 불신과 낭비가 반복된 꼴이 됐다.









지난 해 10월, 이명박 정부는 급작스레 평화의 댐의 치수능력을 증대한다면서 1650억 원을 들여 보강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평화의 댐은 북측 사면만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데, 극한강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남측 석괴 부분에도 콘크리트를 덧씌우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밝힌 예산 내역을 보면 ▲ 가물막이 및 가설비 등 250억 ▲ 콘크리트 타설 1.5m 510억 원 ▲ 감세공 설치, 측면 보강, 홍수예경보 설비 등 410억 원 ▲ 부대공 및 기타 310억 원) 관리비 170억 원 (조사 설계비 65억 원 / 관리비 105억 원) 등이다.



2005년 10월 19일 2단계 완공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난 86년 북한 금강산발전소 착공을 계기로 이듬해 공사가 시작됐던 평화의 댐 2단계 사업이 모두 마무리됨으로써 북측 임남댐(옛 금강산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와 북한강 상류지역의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언론을 통해 밝혀다. 근본적으로 방지하겠다던 사업이 7년 만에 또 다시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임남댐이 붕괴될 가능성을 고려해 보면 거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현재 북측의 임남댐은 저수용량 36억 톤 규모로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북한강이 아닌 동해로 물을 흘리고 있다.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상 낙차가 큰 동해로 보내는 것이 발전용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고질적인 전력난을 고려할 때, 댐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이미 2000년 대 중반에 여수로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댐 안전성을 확보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수공을 우려하고 있다. 이 점은 정치적 관계라는 점에서 쉽게 예측 하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영삼 정권 시절 평화의 댐 감사에서는 임남댐에서 27억 ~ 60억 톤의 물을 모두 방류해도 서울의 일부 저지대만 침수된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강산댐의 저수용량이 26억 톤인 상황에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 예측 가능하다. 더욱이 수력 발전용 댐은 여름철에 물을 가득 담아 둬야 연중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전력난을 겪는 북측이 대량의 물을 북한강으로 흘려보낼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적어 보인다.



백년도 못사는 국토부가 1억년 대비



정부가 밝힌 3단계 공사의 근거는 극한강우( PMP Probable Maximum Precipitation/ 가능최대 강우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남댐 붕괴와 200년 빈도의 강우로 설계된 평화의 댐은 불안하기 때문에 1만년 빈도로 치수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보강 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풀리지 않는 의혹이 많다. 극한강우는 2002년, 2003년 태풍 매미와 루사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발생했는데, 그 때부터 소양강댐 여수로 공사 등 기존 댐의 치수능력 증대 사업이 제기 됐다. 평화의 댐 2단계 공사가 그 시점에 진행됐기 때문에 200년 빈도 설계를 1만년 빈도로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부풀리는 것은 대형 토목 공사에서는 다반사다.


그럼에도 설계를 변경하지 않은 것은 대해 댐 설계 전문가는 “불가능한 상황이라 판단했을 것”이라 지적한다. 북쪽의 임남댐이 붕괴하는 것도 계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만년 빈도의 강우량까지 고려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산적으로 계산하면 더욱 명확해 진다. 댐 붕괴 확률 (1/1만)에 1만년 빈도 강우 확률 (1/1만)을 계산하면,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발생한 확률은 1/1억이 된다, 즉 1억 년에 1회 발생한 확률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환경연합 정미란 간사는 “백년도 못사는 국토부가 1억년을 고민 하겠냐”라면서 국토부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




국토부가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3차 보강을 추진한다는 정황 근거는 더 있다. 강원도 양구방면에서 평화의 댐으로 가다 보면 댐 정상부로 가는 길과 아래 쪽 터널 두 갈래 길이 있다. 이 터널은 높이 6미터, 폭 10미터, 길이 약 30~40미터에 달하는데, 1단계 공사 할 때 만들어진 터널이다. 정부의 주장처럼 극한강우와 임남댐 붕괴가 되면 엄청난 물량이 유입되는데, 만수위가 되기도 전에 터널로 물이 빠져 나가게 된다. 물이 나오는 호스 끝을 누르면 압력이 높아져 물살이 쎄지는 것 처럼 터널을 통해 나오는 물의 압력은 상상을 불허해 주변이 초토화 될 가능성이 많다. 이는 터널이 평화의 댐과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댐 자체의 안전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국토부의 주장이 맞는다고 해도 1650억 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지만, 이를 검토한 흔적이 없다. 댐 정상부에 파라피트(역L자형 옹벽)을 세우거나, 도수 터널을 추가로 뚫는 등의 방법은 혈세가 그리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 관련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 방법을 쓸 경우 1/5 수준으로 공사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임기 말에 갑자기 평화의 댐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붇는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온다. 여러모로 석연치 않다. 평화의 댐 공사는 1단계, 2단계 공사 모두 특정 건설업체에서 진행했는데, ‘건설사 먹여 살리기 사업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평화의 댐의 진짜 이름은 ‘불신과 혈세 낭비의 댐’이다. 이런 곳에 혈세가 왜 또 다시 투입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국토부는 명확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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