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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집권 말기, 자전거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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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 후 자전거 도로 유실. 올 장마가 지난 뒤 1800Km에 달하는 4대강 자전거 도로 곳곳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은 2011년 8월 경기도 광주 경안천 자전거 도로 유실 현장


주식시장에 복고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등 소위 미래 권력과 관련된 테마주가 아닌 MB의 4대강 사업과 연관된 자전거 주식이 관심거리라는 것이다. 환경파괴 논란으로 시끄러웠지만 거의 완공된 상태이기에 이제는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자전거가 확실한 테마주라는 것이 일부 경제지들의 호객성 분석이다.



4대강 사업으로 총 연장 1,757km에 이르는 자전거길이 생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인운하(아라뱃길)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자전거 대축전’ 및 ‘투르 드 코리아 2012’에 참석해 자전거를 탔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선진국은 자전거 문화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4대강 길을 따라서 1,800㎞를 달리다 보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 속셈 많은 자전거 도로 홍보. 대통령이 나서서 자전거를 직접 타는 등 정권은 4대강 자전거 도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전거 도로를 통해 4대강 사업이 성공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사진제공 : 박용훈)



국토부는 ‘자전거길 인증제’를 실시 한지 한 달 만에 100번째 인증자가 나오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모 경제신문은 한술 더 떠 “자전거길 개통은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부가가치 창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홍보성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자전거 도로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잘 만든 자전거 도로처럼 4대강 사업 역시 잘된 사업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MB 집권 말기시대의 ‘자전거 정치학’이라 할 만한다.




▲ 유럽의 자전거 도로. 레저 중심의 한국 상황과 달리 유럽은 생활 속에서 교통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제공 : 최준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은 이전부터 자전거 문화가 발달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가 전적으로 레저용이란 점에서 선진국과는 심각한 차이가 있다. 선진국의 자전거는 레저용도 있지만 생활형으로 도시 내 교통수단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동안 출퇴근을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프랑스 밸리브 공공자전거 정책처럼 도시 내 자전거 대여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들은 여전히 불편해 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도난 방지를 위한 보관 시설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가 보행자용 인도에 설치되는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 자전거 정책은 1995년에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지만, 지나치게 레저 위주로 치우쳐 자전거가 갖고 있는 본래 의미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MB 정권 이전부터 나온 것이 자전거를 위해 차도를 줄이자는 것으로 도심 교통량 일부를 자전거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4대강 사업의 자전거 도로는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 4대강 자전거 도로에 대한 문제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 한강 구간 약 40Km 자전거 도로는 큰 비가 오고 나면 어김없이 질퍽한 뻘밭이 된다. 비가 그치고 나면 바로 제거 작업을 벌여야 하는데, 뻘이 굳으면서 잔디가 죽거나 시설물을 못 쓰게 되기 때문이다.





▲ 자전거 도로 뻘밭 청소. 큰 비가 온 뒤에 강변은 항상 뻘밭이 된다. 서울 한강 구간의 경우 별도 시설이 없을 때 3~4일 걸렸다고 한다. 1,800Km의 4대강 자전거 도로는 장마 후 청소 하는데만 엄청난 인력과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SBS 뉴스 화면 캡쳐)


서울 한강의 경우 전용급수전(한강 물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뻘 청소에 하루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이전에는 3~4일이 소요됐다고 한다. 4대강 자전거 도로는 서울 한강의 40배가 넘는다. 뻘 청소를 위한 별도 시설이 없는 4대강의 경우 인력과 장비 투입에 따른 비용만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여기에 홍수에 따른 자전거 도로 유실 우려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뒤로하고 이명박 정권이 주장하는 것처럼 4대강 자전거 도로가 잘 됐다고 치자. 4대강 자전거 도로 건설비용은 약 2천 억 원으로 4대강 사업 전체 사업비 22조의 1%도 되지 않는다. 정권이 4대강 사업으로 애초에 공언했던 34만 개의 일자리와 40 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없었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누수와 균열이 발생하고 있고, 강바닥 모래를 파낸 곳에는 세굴과 재퇴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누가 봐도 4대강 사업을 실패한 사업이다. 1%가 잘됐다고 나머지 99%마저 잘 된 사업인가?

집권말기 이명박과 국민의 관계는 계속 꼬여만 가고 있다. 4대강, 광우병 쇠고기 발생에 따른 약속 불이행, 강정 해군기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기둥에 묶인 개가 꼬인 줄을 풀지 못하고 계속 꼬여 가는 것을 두고 동물 행동생태학자인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통찰력과 사고력의 부재’를 지적한다. 현 정권의 행태가 이와 다르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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