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어느 목사의 고백 “4대강에서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보다”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함께사는 길 이성수


최병성. 작은 산골마을에서 홀로 쓰레기 시멘트를 세상에 알려내고 거대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이다. 사람들은 한 번 물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며 그에게 ‘불독’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모든 게 하느님의 뜻’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그는 목사님이다. 그는 여전히 평범한 목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4대강을 지키는 일은 하느님의 뜻이라며 4대강 강바람을 맞고 섰다. 2년 전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왜관철교 붕괴를 예언했던 그가 이번에 4대강사업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책을 냈다. 지금 4대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를 만났다.



『강은 살아있다』 이후 1년 만에 4대강을 주제로 『대한민국은 무너지고 있다』란 책을 냈다. 다시 책을 낸 이유는.

4대강사업은 살아있는 강을 파괴한 사업이다. 4대강사업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에 대한 예시가 『강은 살아있다』였다면 이번 책은 4대강사업으로 발생한 재앙들과 사라진 아름다운 것들, 앞으로 계속 발생할 재앙들을 담았다.


4대강사업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는 게 다소 과장된 것 아닌가. 일 년 사이 우리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나.


2년 전에 칠곡 왜관다리가 무너질 것이라고 기사를 썼다. 취수장 사고도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남지철교도 금이 갔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재직이던 1986년에 한강에 잠실수중보를 세웠고 1988년 김포에 신곡수중보를 세웠다. 그런데 10년 후인 2000년에 선유도에 있던 취수장을 강북으로 옮겼다.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건 일순간이었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들은 시간 문제다.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홍수가 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아직 수문을 막지 않은 상태다. 수문을 막게 되면 물은 썩어갈 것이고 취수원을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날 어느 다리가 무너질지 모른다. 또 4대강사업에 8조 원을 부담한 수자원공사는 수익을 얻기 위해 강변개발을 시작하고 그로 인해 건설경기는 더 악화될 것이다. 재앙은 여기 이순간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 한강의 바위늪구비의 여울이 아직도 생생하다. 자갈과 맑은 물소리, 꼬마물떼새들…… 근데 그 여울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낙동강 본포 다리를 지날 때 본포 대교에서 바라본 모래톱도 꿈에 나타날 정도로 멋졌다. 하지만 1년 뒤 거기엔 오탁방지막만 쳐있고 모래는 다 사라지고 없었다. 경천대도 사라졌다. 이야기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근데 사라진 것이 어디 그뿐이던가. 4대강사업으로 4대강의 수많은 생명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에 이어 지천사업을 하겠다고 한다.


지천은 4대강보다 더 복잡하다. 4대강은 큰 흐름이 있지만 지천은 지천마다 상황이 다르다. 지천은 저마다 다 특성이 다르다. 환경영향평가만도 수년이 걸린다. 4대강사업으로 역행침식이 발생되고 이 때문에 지천이 무너지고 있다. 이를 감추기 위해 지천사업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다간 점점 더 위의 지천을 손대야 할 것이다. 4대강사업은 일제침탈 40년보다 더 심각한 국토훼손이다. 국토파괴재앙이다. 한나라당이 지천사업까지 동참한다면 그 죗값은 엄청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4대강사업을 선전하는데 얼마 전에 안창호 선생이 붓글씨로 쓴 글귀를 봤다. ‘산은 크지 않되 울창하고 강은 깊지 않되 청명하다.’ 4대강사업은 물을 깊게 해서 썩게 하지 않는가. 안창호 선생은 4대강사업을 반대했을 것이다.



전문가 못지않은 이론과 활동가 못지않은 현장성으로 4대강사업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끊임없이 밝혀내고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내가 강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94년에 하느님의 부름으로 영월 서강에서 살았다.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홍수가 오면 강이 어떻게 변하는지, 비가 그치면 어떻게 되는지, 물고기들이 알을 어디에 낳는지 내 눈으로 봤다. 이론이 아니라 먼저 가슴으로 강을 배웠다.


그리고 대운하, 4대강사업이 터지면서 물에 관한 책들은 다 사서 보고 논문, 정부 보고서를 입수해 다 봤다. 외국은 강을 어떻게 살리고 있고 학문적으로 4대강사업이 왜 문제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현장을 가서 보니 뭐가 문제인지 보이더라. 사실 지금 온 마음과 신경이 다 4대강에 가 있다.





               ▲  『대한민국은 무너지고 있다』, 최병성 지음, 오월의봄


목사님보다는 4대강 지킴이, 환경운동가, 파워블로거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목사의 역할과는 많이 다르다.


사람들이 정통적으로 생각하는 교회 목사님의 역할에는 벗어나 있다. 하지만 성경적인 관점에선 벗어나지 않았다. 난 정말 성경적인 일을 하고 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게 목사다. 하느님의 일이란 사람의 일도 있고 자연의 일도 있다. 성경에 보면 노아를 통해 이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라고 명하셨다. 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노아다. 하느님 앞에선 인간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은 동등한 존재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치 인간만이 모든 자연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난 오늘 하느님이 만든 이 자연을 지키는 사역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해낼 수 있는 것이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4대강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하고 사람들도 4대강 지키기에 지쳐가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을 이야기하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을 절망하고 포기할지 모르겠지만 강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흐르면서 치유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이 이 땅을 흘러온 시간은 수천수만 년이고 앞으로 수만 년을 이 땅에 흘러갈 것이다. 강의 긴 역사 속에서 보면 4대강사업은 아주 작은 점일 것이다. 아무리 튼튼한 변종운하를 만들어놓는다 하더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고 원래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가 4대강사업을 막지 못한 건 환경단체가 힘이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 큰 이유는 정치 때문에 진 것이다. (과반수를 차지한) 한나라당이 쪽수로 예산을 통과시켰고 이명박 뜻대로 밀어붙인 것이다. 모든 언론은 막아놓은 상태였다. 4대강사업은 정치적 사업이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다.


4대강사업은 끝난 게 아니다. 내년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판세를 뒤엎는다면 이명박은 아무 힘도 못 쓸 것이다. 파괴되는 건 막지 못했지만 흐르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



4대강사업이 완공된 후에도 활동을 계속할 것인가.


지속적으로 4대강이 어떻게 변하는지 찾아내 세상에 알릴 것이다. 그리고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4대강이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도 반드시 전할 것이다.

admin

물순환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