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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전문가가 밝힌 4대강 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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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씨는 토목을 전공하고 30년 동안 전국 하천과 댐을 계획, 설계한 댐 전문가다. 한강종합개발, 한탄강하천정비, 진주남강댐, 평화의댐, 횡성댐, 광동댐 등 알만한 댐 공사엔 거의 다 참여했다. 그런 그가 2001년 한탄강댐 건설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와 댐 건설자들에게 맞섰다.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검토해보니 절차도 잘못되고 홍수조절효과도 부풀린 엉터리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양심상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그가 이번엔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란 것은 허구이며 이를 근거로 진행하는 정부의 4대강사업의 진실을 책을 통해 담아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인가.


그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이 되지 않았나. 2006년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물의 미래’(매년 세계 물의 날에 펴내던 자료집)란 책에서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에 해당된다는 표현을 삭제하기로 했다.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필요한 수량은 272억 톤인데 사용가능한 하천수는 723억 톤이다. 그런데도 몇 개월 집중적으로 쏟아져 흘러가버리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건 시설문제지 수자원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니다.



정부 주장대로라면 4대강사업도 물 확보 시설이 아니겠는가.


물이 부족한 지역은 본류가 아니라 섬, 산간지역 등이다. 본류에 시설을 설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보는 물 확보 시설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용수능력시설이라고 하면 소양강댐을 예로 든다. 소양댐은 9월 20일까지 댐에 물을 채우고 이후 갈수기에 물을 빼 쓴다. 점점 수위가 떨어지면 6월 중순 쯤 바닥이 드러나는데 그땐 비가 와서 다시 물이 채워진다. 갈수기 동안 설령 100톤의 물이 들어오더라도 약 10배인 1000톤을 내려 보내는 용수공급능력이 있는 댐이다. 평소 댐이 없을 때는 흘러가는 물만 취수하다 댐이 있음으로 해서 더 많이 채울 수 있게 됐다. 이게 용수능력이다. 하지만 4대강 보의 기능은 의암댐과 동일하다. 의암댐은 수위가 떨어지지도 올라가지도 않고 항상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서 물이 100톤이 들어오면 100톤 다 흘려보낸다. 의암댐은 항시 발전을 하는 게 아니라 여름철 피크시간대에 발전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책에도 밝혔지만 보는 수위를 높여 일정하게 유지하는 목적이 있다. 그래서 선박운항이나 발전을 위해 주로 설치하는 게 보다.



정부는 물 확보 이외에 수해방지, 수질개선도 주장하고 있다.


수위 낮추는 준설을 해놓고 왜 수위를 올리는 보를 세우느냐. 수해방지를 위해 보를 설치했다는 소리는 듣도 보도 못했다. 수해방지효과도 없다. 정부는 본류를 정비하면 지류도 효과 본다고 하는데 지금 역행침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행침식을 막으려면 지류와 본류가 만나는 곳에 낙차공을 설치하거나 하상을 콘크리트로 싸 발라야 한다. 수질도 마찬가지다. 체류시간이란 것이 있다. 댐이 없을 경우 유속이 빨라 금방 물이 빠져나가지만 댐이 있으면 유속이 거의 없다. 체류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수질이 개선되는 경우는 물에 산소가 유입되는 경우다. 유속이 빠르면 산소 공급이 잘 되지만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수질은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모래사장이 있으면 그 자체가 여과장치가 되어 오염물질을 다 걸러냈다. 헌데 그걸 다 긁어냈으니 오염물질 또한 걸러낼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보 건설에 열을 올리는 걸까.


대운하 전 단계가 아니고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부는 운하를 하려다가 반대에 부딪치자 운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는 터미널, 조령터널, 교량높이, 갑문만 빼고 다 한 게 아닌가. 나머지는 하면 되지. 바지선을 띄운다 못 띄운다 하는데 우리나라 하천시설기준은 유럽운하시설기준을 따른다. 시설기준을 보면 3000톤 바지선이 물 위에 떠 있을 때 물에 잠기는 부분의 깊이가 2.8미터다. 배가 강바닥에 닿으면 안 되니 여유분 30퍼센트를 두는데 3.6미터면 충분히 배를 띄울 수 있다. 4대강사업은 최저 4미터다. 6미터가 안 되니 배를 못 띄운다는 건 말이 안 된다.



2001년부터 한탄강댐 건설 반대편에 서서 이론적 자문과 법정 소송의 기술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사회의 댐 전문가 이력치곤 특이하다.


환경연합과 인연으로 양심 있는 댐 전문가라고 알려져 댐 관련해 도움을 요청해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철우 의원도 그중 한 명이었다. 한탄강 댐을 검토해달라고 찾아왔는데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 한탄강 댐 계획을 검토했는데 절차도 잘못되고 홍수조절효과도 부풀린 엉터리 계획이었다. 검토한 자료를 주고 결국 감사원에서 한탄강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결정을 받아냈다. 헌데 법원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으로 법원이 적정성 여부를 직접 판단하기는 곤란한 면이 있으나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손을 들어줬다. 이 당시 치수대안으로 댐을 건설할 것인가 제방을 증고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을 벌였는데 정부가 제시한 제방사업비 단가는 2006년 기준으로 국가하천의 경우 킬로미터당 94억 원, 지방하천은 68억 원, 소하천은 27억 원이었다. 댐 사업비는 8900억 원이라며 댐을 건설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헌데 4대강사업에서는 대하천 제방을 보강하는데 드는 비용을 2009년 기준으로 27억 원으로 제시했다. 불과 3년 사이에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가. 4대강사업에서 제시한 비용이 맞다면 한탄강 댐 수치를 인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와 교수들, 이 수치가 옳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 정부측이 옳다고 판결을 내린 판사들 모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다. 불이익은 없었는지 걱정된다.


한탄강 댐 싸움에서 수공관계자를 처음 만났는데 댐 전공했으니 당연히 자기네 편인 줄 알고는 내가 쓴 책이 정말 좋더라, 직원들 교재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며 치켜세우더니 반대편인 걸 알고 난 후에는 날더러 ‘수자원에 수자도 모르는 놈’이라고 비난하더라. 언론에 노출이 되다보니 공무원들도 날 피하더라.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할 수가 없었다. 많이 외롭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다시 정부가 진행하는 4대강사업에 문제를 제기했다.


‘왜 반대하느냐, 댐 전공했으니 돈을 벌어야지.’란 말을 많이 들었다. 돈 귀신 든 것도 아니고 사람이 양심이 있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김이태 박사가 자식들을 위해 양심선언을 한 것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정권에 따라 주장이 달라지는 학자들 보면 양심도 영혼도 없는 자들 같다.








『4대강 X파일』이란 책을 냈다. 책을 낸 이유는?


한탄강댐으로 재판을 하면서 대학교수, 연구원, 공무원 들을 만났는데 화가 났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썩어서 되겠는가 싶었다. 이를 바로잡고 싶었다. 원래 물 하천 댐이란 제목으로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준비했다. 1000페이지를 누구도 내주지 않고 있다가 이 책 안에 물 부족과 4대강사업 내용만 발췌해 책을 낸 것이다. 지식인들이 제대로 알고 소리를 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시간당 30밀리미터의 비가 와서 피해가 왔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작은 도로와 하수도는 시간당 70밀리미터로 설계된다. 그런데도 피해를 입었다면 관리나 시공 잘못이다. 또 토론회에서도 여전히 우리나라 물 부족하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책을 썼다.



책을 읽었으면 하는 이가 있다면.


날 괴롭힌 수자원공사나 국토부 관계자나 재판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보지 않았을까.



글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사진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함께사는 길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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