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초기,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모든 것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강변했다. 그 이름도 거창한 ‘행복 4강’. 4대강사업으로 기대되는 것은 수량 확보를 통한 수질 개선, 홍수 예방, 가뭄 예방, 경제 등 이라고 말했지만 이 중 어떤 것이 목표대비 달성가능한지 의문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수질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수량확보를 위해 대규모 준설한 것이 홍수피해의 원인으로 보인다는 것이 작년부터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주장이었다.
문제는 홍수기 이전, 5월에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4대강사업의 완공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정부에서 자랑스럽게 외치던 이후 발생한 사건으로 4대강사업의 재앙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며, 다음은 5월간 발생한 주요 4대강사건이다.
5월 8일, 낙동강 구미지역 5일간 단수
– 4대강사업 낙동강 지구 사업 중 해평취수장 수중준설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음
5월 12일 영산강 광주지역 단수
– 4대강사업 영산강 지구 사업 중 본류의 준설로 상수관이 드러났으며, 불어난 강물로 상수관이 절단됨
5월 12일 낙동강 함안지역 침수
5월 8일, 12일 낙동강 강정댐 침수
5월 14일 확인, 한강 여주 이포댐 공사현장 유실


▲ 올해 4월 문화광장으로 조성된 이포댐 우안(위 사진), 하지만 한달 뒤(5월 13일 확인) 시민조사단의 확인결과 약 60~90mm의 강수로 무너지거나 쓸려내려갔다. 두번이나 붕괴된 연천댐의 경우에서처럼 흙으로 접한한 부분이 문제였고, 강의 유속과 소류력을 견디지 못한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포댐 설계 당시부터의 오류다.
위 5가지는 4대강사업이 70%를 넘어 5월 준설 완료, 6월 4대강 16개 댐 시험가동이라는 정부의 표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시민조사단의 현장점검 결과 한강 남한강 여주지역 현장 조사결과 지천에서 본류 합수부분 역행침식 본격화가 되고 있고, 간매천의 경우 본류와 만나는 합류지점에는 고압가스관이 드러나 있어 두렵기까지 하다. 광주의 단수의 경험을 보자면, 수량과 유속의 증가로 상수도가 버티지 못하고 단수라는 극단적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여주 간매천의 고압가스관은 과연 안전할지 의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본류지역의 일부에서는 모래가 재 퇴적되고 있는 상황도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의 하천은 모래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수자원공사의 주장은 얼마나 허황된 주장인지 알수 있었다. 우리나라 하천의 특성을 알면서도 그것을 바꾸겠다고 착실하게 준설을 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지천의 역행침식과 일부 지역 재퇴적이었다.
시민조사단과 함께 남한강을 둘러본 관동대 박창근 교수(환경운동연합 4대강특위 공동위원장, 시민환경연구소 소장)는 현장을 둘러보고 이렇게 말한다.
‘하천을 설계할 때는 보통 안정하상(들어오는 모래와 나가는 모래의 양의 동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데 4대강사업에서는 이런 부분이 고려돼지 않았다. 본류와 지천에 평평해질 때까지 세굴현상(역행침식)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4대강사업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망쳐놓은 강을 스스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연은 끝임 없이 움직일 것이고, 지천에서는 그 움직임이 더욱 역동적일 것이다. 역행침식은 더욱 우려되는 현상이자, 걱정스럽다.
정부가 이명박대통령의 임기 내 완공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한, 이와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것이다. 4대강사업을 중단하고, 대안과 대책을 세운 후 진행해야함이 확실함에도 대통령의 치적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강이라는 후손에게 물려줄 자원을 볼모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사업이 결코 완성될 수 없는 사업이라는 것은 명백해 지고 있다. 본류 대규모 준설이라는 악수를 뒀지만 다시 모래가 쌓이고 있고, 지금 건설되고 있는 4대강 16개의 댐에 대해 운영 매뉴얼도 없다. 어떻게 운영할까에 대한 고민 없이, 일단 건설해보자는 심보다. 특히 수문을 닫았을 때, 하천의 부영양화에 따른 녹조 등 수질오염문제와 저지대 침수 등 연구와 조사결과가 없다. 독일에서는 하천을 준설하고 직강화한 이후 역행침식에 따른 사회적 복구비용이 6000조를 넘어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시민들,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부분에서 어떤 대책도, 관심도 연구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4대강사업을 여전히 진행 중이다. 4대강사업에 대해 이 정도의 피해와 손해를 입었다면 준비된 학습을 한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얼마나 4대강사업에 대해 피해와 손해의 학습을 반복해야 할까? 더욱 큰 피해가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