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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잘못 알면서 하천 준설 계속 ‘한심한 국토부’


홍보는 어떤 것을 잘 포장해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것’은 거짓이 아닌 진실이어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진실을 담지 않은 일방적인 홍보는 일시적으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그 허구성이 드러난다. 또한 소통은 이해당사자들 간에 투명한 조건하에서 진실을 확인하고 교환하는 절차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4대강사업의 홍보와 소통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는 ‘살리기’라는 그럴듯한 이름짓기로 부정적 요소를 감추고, 본 모습과는 거리가 먼 가공된 자료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4대강사업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물의 흐름을 정체시켜 수질을 악화시키고 하천을 단절시켜 물고기의 이동을 막는 보 건설, 생물들의 산란처와 서식처를 하천에서 도려내는 대규모 준설이 4대강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이는 하천 ‘죽이기’임이 명확하다. 그러니 4대강 ‘살리기’란 말은 ‘언어의 모독’ 또는 ‘언어를 오염시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정부는 4대강사업 준공 홍보와 4대강사업 기술 해외 수출을 위해 홍보예산 95억원과 광고비로 35억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4대강사업은 시작은 했지만 결코 준공할 수 없는 사업이고, 설사 내일 4대강사업이 준공된다 해도 오늘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이익이다.




밤낮으로 하천에서 준설을 하고 있지만, 설계도면대로 준설을 할 수가 없다. 지천에서 모래가 계속 쓸려 내려오기 때문에 준설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대한하천학회는 4대강사업 유지관리비가 연간 5000억원 이상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유지관리비가 얼마가 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3억t의 물은 확보하는데 사용처가 없고, 지천의 홍수를 오히려 증가시키기 때문에 4대강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거의 없다. 결국 4대강사업의 결과물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다.




4대강사업에 대한 외국 전문가들의 입장은 한마디로 싸늘하다.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지난해 ‘복원인가 파괴인가?’라는 제목으로 4대강사업 특집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논란거리인 4대강사업은 생태계를 변경시켜 녹색뉴딜운동의 상징이란 빛을 잃고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16개 보 설치와 대규모 준설을 하면 강은 호수로 변하고, 하천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종이 사라질 것이며, 4대강사업은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천관리방식이 아니고, 사업을 위해 데이터를 왜곡해 쓸데없는 대규모 건설사업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3년여에 걸쳐 진행한 4대강사업을 살펴보자. 하천 모래를 퍼내고, 하천에 콘크리트로 만든 거대한 구조물을 세우고, 하천 주변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사업이 가져올 문제점으로 본류 준설로 지천 홍수위험 증가(역행침식), 보 건설로 인한 농경지 침수, 준설지역에 재퇴적 현상이 생기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고,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마냥 대책만 강구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는 지류사업을 위해 또다시 20조원이란 예산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이미 22조원이 소요된 실패한 4대강사업을 은폐하기 위한 사업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은 하천사업을 확대할 시점도, 실패한 사업을 왜곡하기 위해 홍보에 집착할 때도 아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4대강사업에 대하여 독립적인 기구를 통해 객관적이고 엄정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아름다운 진주는 진흙 속에서도 스스로 빛나는 법이다.


5.12일자 경향신문 시론
<박창근 관동대 교수, 환경연합 4대강특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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