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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박과 이명박 대통령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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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박이란 식물이 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며 잎과 줄기에서 제초 성분이 나와 다른 토종 식물의 자리를 빼는 덩굴식물이다. 워낙 번식력이 좋아 현재 전국의 강변은 모두 가시박에 점령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탓에 강변의 나무들은 말라 죽어 가고 있다. 환경부에서 2009년 위해종으로 지정한 이후 자치단체 및 마을 주민들이 주기적으로 가시박 제거 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대규모로 퍼진 탓도 있지만 별사탕 모양의 가시박 열매 끝에 있는 뾰족한 가시는 웬만한 옷을 뚫고 들어 갈 정도로 억세니 한 여름 뙤약볕에서도 두꺼운 옷과 장갑, 그리고 모자로 중무장한 체 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가시박과 이명박 대통령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가시박은 나무에 기어오르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기어오른다. 두 번째, 가시박은 햇볕을 가려 나무를 고사시키고, 대통령은 국민의 정보를 가려 나라를 고사시키려 한다. 세 번째, 가시박은 환경부 지정 생태계위해종이고 이명박 대통령은 환경단체 지정 환경위해종이라는 것이다. 물론 농담이다.


 


일기가성과 부하뇌동



2011년을 시작하면서 대통령이 뽑은 올해의 4자성어가 ‘일기가성(一氣呵成)’이다. 한자 그대로 ‘일을 단숨에 이룬다’는 뜻으로 건설사 CEO 시절 별명이 ‘불도저’인 대통령다운 말이다. 4대강 사업도 일기가성처럼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올 6월에 강줄기를 막는 거대한 댐들을 완공하고 강바닥을 파헤치는 준설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고 밝힌다.


 


 MB의 4대강 아바타인 좌종환(정종환 국토부 장관)과 우만의(이만의 환경부 장관) 역시 이에 맞게 거창한 사업 계획들을 말하고 있다. 둘 다 MB 정권 최장수 장관으로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 장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좌종환 장관은 ‘비결이 없는 것이 비결’이라 하며 4대강 사업의 후속 작업으로 ‘친자연적이고 정서적으로 국민이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 말하고 있다.


 


 얼핏 좌종환 장관의 과거와 4대강 사업의 본질을 모르면 ‘정말 훌륭한 장관’이란 생각이 들 것만 같다. 하지만 좌종환 장관의 장수 비결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MB의 아바타였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삽질만 생각하는 MB와 MB부하의 뇌 구조는 같다’라는 의미의 ‘부하뇌동 (部下腦同)’이란 말이 나오겠는가?


 


 우만의 장관 역시 다르지 않다. 우만의 환경장관은 올해 4대강 보 주변 수질을 중점 관리하겠다며 ‘청계천 + 20 사업’, ‘로봇 물고기’ 사업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청계천 + 20 사업’은 대통령 치적 홍보성 사업이고, 로봇 물고기는 실현 가능성이 여전히 불확실한 사업이다. 우만의 장관은 MB어천가를 목청껏 외쳐야 자신이 장수할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보’라고 부르는 것은 국제대댐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대형댐’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댐’을 ‘보’라 칭하는 것은 댐이 상징하는 환경파괴적인 이미지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문제는 흐르는 물을 막아 댐이 들어서면 수질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동일한 조건에서 물을 막으면 수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상식 중에 상식이다. 흐르는 물을 가둬두면 자체에서 오염원이 생성되는데 MB 정부는 이전의 실패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더욱이 4대강 양안 2Km에서 4Km까지 개발할 수 있는 법률이 통과돼 수질 관리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깨끗한 물 권리를 날치기 한 친수악법



 작년 12월, 2011년 예산 통과 과정에서 친수구역특별법도 함께 날치기 됐다. MB 정권 내내 날치기로 처리된 예산도 문제지만 친수구역특별법은 ‘4대강 사업 후속법’으로 악법 중에 악법이다. 국토부는 1월 초 친수법 시행령을 입법예고 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가관이다. 모든 법률에 우선하는 특별법이기에 그간 수질 보전을 위해 어렵게 지켜왔던 원칙과 제도들이 ‘올 스톱’, ‘올백’ 해야 할 상황이다.


 


 친수법은 공식적으로 전국토의 23.5%에 해당하는 2만4000㎢를 개발할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는 별도의 수변도시 20 곳도 선정할 예정이다. 이 법률이 치명적인 것은 4대강 수질 악화와 함께 상수원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극심한 개발 = 수질 악영향’이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1990년 대 중반 준농림지역 제도는 상수원 수질 악화에 주범이었다.


 


 이 시기 상수원대책지역에는 인구, 숙박업소, 위락시설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생활하수 처리 시설은 부족했고, 있다 해도 효율이 극히 떨어져 유명무실했다. 빗물과 함께 유입되는 비점오염원도 크게 늘어 상수원 수질 관리를 어렵게 했다. 급기야 정부는 물관리종합대책을 세워 오염 방지에 나섰고 수십조에 이르는 세금을 들여 상수원 수질 1급수 달성을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비점오염원 증가 등 예측하지 못한 오염원이 새롭게 발생해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친수법으로 4대강 주변이 개발되면 국민의 먹는 물 수질 불안은 날로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친수법은 친수악법이자 과거의 치명적인 실책을 반복하는 어리석은 정책이며 국민의 맑은 물 권리를 빼앗는 법률이다.


 


 정권은 애초부터 친수법의 절차적 타당성이나 합리성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입법과정에서 사회의 비판과 의견 수렴은 물론 국회 내에서조차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었다. 정권의 진짜 의도는 토건세력을 위해 4대강에 이어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자는 것이며, 이를 통해 수구보수 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4대강 비리, MB 레임덕 가속화



 불행히도 금강과 영산강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 국민소송에서 법원은 합리적이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 이를 두고 수구언론은 4대강 사업 추진의 장애물이 모두 제거됐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MB 정권은 아마도 4대강 성공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는 MB 정권을 ‘변형된 신자유주의형 독재정권’으로 규정했다. 독재에 항거하는 것은 이 땅에 살아 왔던 이들의 역사이자 현재이며 또 미래다. 여기저기서 4대강 독재에 대한 저항이 계속 되고 있다. 또한 저항의 새로운 흐름도 감지된다. 종교계에서는 ‘MB 불복종’을 선언했고 전문가들은 MB가 살아 있는 강을 죽였으니 이제는 자신들이 살리겠다며 ‘복원 연구 (생명의 강 연구단 2기)’를 선언했다. 깨끗한 상수원을 지켜달라는 의미에서 수도요금과 함께 납부하는 물이용 부담금에 대한 거부운동도 진행되고 시민사회단체도 저항의 괘를 같이 하고 있다.


 


 정권의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듯하다. 정권 말기의 전형적인 특징인 측근 및 친인척 비리가 터지고 있다. 최근 대통령의 동서의 동생이 건설업체로부터 4대강 공사수주 청탁 뇌물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작년 7월 측근 비리는 없을 것이라 말한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 진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인 4대강 사업은 시작부터 각종 의혹 덩어리였다.


 


 대기업의 입찰 담합서부터 측근의 4대강 주변 투기 의혹까지 멈추지 않고 있다. 또한 공직사회와 건설업체들은 4대강 공사비 22조를 눈 먼 돈으로 취급하고 먼저 챙기는 것이 임자라는 식으로 대처해 왔다. 환경연합 김종남 사무총장은 1월 19일자 경향신문 ‘투기와 비리로 얼룩진 4대강 사업’ 칼럼에서 끊임없이 터질 4대강 비리 사건을 예언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토목사업의 부정부패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권은 4대강 사업을 통해 ‘화려한 성공’을 기대할 것이나 실제로는 ‘화려한 충격’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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