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세계 4대 호수 아랄해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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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중앙아시아의 국경간 환경문제’ 컨퍼런스. 아랄해의 위기에 대한 공유와 국제적 협력이 논의되었다  ⓒ 한숙영

중앙아시아의 카스피해, 북아메리카의 수피리어호, 아프리카의 빅토리아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로 알려진 아랄해는 그 명성이 무색하게도 이제 면적이 채 13%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한 환경재앙과 지역사회 붕괴는 아랄해를 공유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심각한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랄해의 비극을 알리고 이 비극을 악화시킬 새로운 개발계획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11월 16, 1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국제컨퍼런스가 개최되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국경간 환경문제’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20여 개국에서 200여명의 정부관계자와 학자, 시민운동가들이 참석해 아랄해를 답사하고 아랄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환경, 사회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인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컨퍼런스를 주최한 ‘우즈베키스탄의 생태운동(Ecological movement of Uzbekistan)’은 220개 NGO의 연합으로 우즈베키스탄 하원에 15명의 의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의 위기’라고 표현되는 현대의 전 지구적인 물 문제는 수질오염을 넘어서서 과도한 수자원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 이로 인한 지역 간, 국가 간 분쟁까지 다양한 상황들을 맞고 있다. 그 중 아프리카 차드호와 함께 호수의 위기를 상징하고 있는 아랄해의 비극은 인간의 개발과 수자원의 과도한 이용으로 인한 환경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며, 유역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 간 분쟁까지 일으키고 있다. 20세기 물의 위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아랄해,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과도한 개발과 물 욕심이 부른 재앙


▲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공유하고 있는 아랄해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인 아무다
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의 종착점이다. 두 강의 상류에는 타지키스탄과 기르키즈스탄, 하류에
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위치해있다


▲ 아랄해 전경.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가 거대한 사막으로 변해버렸다 ⓒ한숙영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경계에 위치한 아랄해는 면적이 68만 9천㎢, 수량이 1,083㎦에 이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다. 아랄해로 유입되는 두 개의 강인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들로, 상류에 타지키스탄과 기르키즈스탄, 하류에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 위치해 있는 국제하천이다.

 아랄해의 비극은 소련시절 두 강 유역에 대규모의 목화밭을 조성하면서 시작되었다. 목화는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작물로, 이를 위해 두 강에 10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댐이 세워졌고 강물이 과도하게 사용되었다. 이로 인해 강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아랄해가 마르기 시작했다.


▲ 아랄해 수원 개발 이후 급격히 감소한 면적의 변화

 1960년대 68만 9천㎢에 이르던 면적은 2001년 32.5%인 22만 4천㎢로 줄었고, 2009년에는 13.5%인 9만 3천㎢만 남았다. 수량은 기존의 7%로 줄어들었고, 해안선이 수 백㎞후퇴했다. 수량이 줄어들면서 아랄해는 크게 동서로 나뉘었고, 리터당 18~24g이었던 염분농도가 서쪽은 120g, 동쪽은 280g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연간 약 1억 톤의 소금먼지가 만들어져 소금, 먼지, 모레로 구성된 백만 톤의 소금바람이 100㎞까지 날아가고 있으며, 소금폭풍은 주변 300㎞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넓게 드러난 심연의 땅은 아랄쿰 사막(Aralkum Desert)으로 불리는 500만ha의 광대한 모래밭이 되었고, 강 주변 숲의 90%가 감소했다. 아무다리야강 삼각주로 유입되는 수백 개의 작은 강들도 말라버렸다.


▲ 아랄해 면적이 줄어들면서 급격히 높아진 염분으로 인해 만들어진 소금땅과 소금폭풍 ⓒEMU

 이러한 변화는 아랄해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불러일으켰다. 아랄해 주변은 맘모스 시대에 나타났다고 알려진 사이가영양(Saiga antelope)과 같은 멸종위기 유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류)들의 중요 서식지였으나, 쿨란(Kulan 야생나귀)을 비롯하여 아시아치타(Asiatic cheetah), 카스피호랑이(Caspian tiger)와 같은 대형 포유류가 멸종되었고, 갑상선가젤(Goitered gazelle), 부하라사슴(bukhara deer), 브란트고슴도치(Brandt’s hedgehog), 굵은꼬리피그미뛰는쥐(Thick-tailed pygmy jerboa), 터크멘카라칼(Turkmen caracal 시라소니와 비슷한 고양이과 포유류), 벌꿀오소리(Honey badger)는 멸종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펠리컨 두 종(Great white pelican, Dalmatian pelican)과 스콰코해오라기(Squacco pond heron), 팔라스독수리(Pallas eagle), 대리석무늬쇠오리(Marbled teal)와 같은 조류들과 사막큰도마뱀(Desert monitor) 역시 멸종이 우려되고 있다. 염도가 높아지면서 1961년 20종에 이르던 어류는 70년 11종, 80년 5종, 90년 1종으로 줄어들었고, 올해엔 한 종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생태계 변화는 결국 인간의 피해로 되돌아왔다. 연간 3만 톤에 이르던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아랄해 주변 어촌마을들이 붕괴되었으며, 경작이 어려워지면서 10만 명이 실업자로 내몰렸다. 또한 인근 주민들의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쳐 기형아 출산이 늘어났다.


▲ 빈집으로 남아있는 생선가공 공장과 마을 건물들. 아랄해의 면적이 줄고 어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인근 어촌마을들은 하나 둘 붕괴되었다 ⓒ한숙영

 아랄해의 구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들이 진행되었다. 1993년 아랄해를 공유하고 있는 5국가가 아랄해살리기국제기금 IFSAS(International Fund for Saving the Aral Sea)를 만들고 아랄해 유역 프로그램(ASBP1,2)을 시작했다. 아랄해 생태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월드뱅크, 프랑스정부, UNDP, KFAED(아랍경제개발쿠웨이트기금) 등의 참여하여 카라칼팍스탄(Karakalpakstan 아랄해가 위치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내 자치공화국) 물 공급 시스템 개선, 투가이숲의 보호와 아무다리야강 삼각주 보호를 위한 시스템 개선 등에 대한 연구와 사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강 상류 국가들의 새로운 물 이용 계획에 따라 난항을 겪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타지키스탄의 로군 수력발전소(Rogun Hydropower) 건설이다. 아무다리야강 상류 지천인 바흐쉬Vakhsh 강에 위치한 이 대형 수력발전소는 1974년 24차 공산당 회의에서 건설이 결정된 후 1980년대 말 1차 공사가 완료되었다. 335m에 이르는 댐의 높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저수용량은 13.3㎦에 이른다. 문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2차 공사가 가져올 위험성과 환경 위협이다.


▲ 아랄해 상류에 건설되는 로건댐 공사현장. 댐이 건설되면 아랄해 환경 악화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EMU

 로건댐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리히터 규모 9등급까지 발생 가능한 지진지대로, 산사태와 이류mudflow가 진행되고 있다. 지반은 소금 암반으로 구성되어 한 연구에 따르면 층의 길이는 100m에 달하고 물에 녹아 무너질 우려가 있다. 또한 너무 오래전에 개발된 기술의 도입도 이러한 잠재적인 붕괴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하류 지역 10만 명의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로건댐과 같은 기간, 같인 기준으로 만들어진 사야노-슈센스카야 수력발전소가 2009년 붕괴되어 75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 로건수력발전소와 비슷한 시기, 비슷한 공법으로 만들어진 러시아의 사야노-슈센스카야
수력발전소가 2009년 붕괴되었다 ⓒEMU

 이와 함께 하류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의 가장 큰 걱정은 수력발전소 완공 후 물을 채우는데 걸리는 7-8년의 기간 동안 거의 말라버릴 아무다리야강과 아랄해의 피해와 이후의 수량 감소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의 생장기간 동안 150만ha의 땅이 가뭄을 겪고, 물부족량이 22%에서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5년 간 곡식과 면화 생간, 어업 가공 산업의 손실은 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경작면적과 수확물의 감소는 우즈베키스탄 1200만명과 투르크메니스탄 6만명의 생존과 소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하류에 거주하는 1800만 주민은 심각한 먹는 물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점점 마르고 있는 아랄해는 생물다양성의 급격한 감소를 일으킬 것이다.

아랄해와 4대강

 아랄해의 문제는 국제하천의 물 사용과 관련된 국가 간 분쟁과 연결되어 있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국제하천 분쟁은 각 국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더욱 복잡하다. 이에 북한강과 임진강의 상류를 북한에 둔 우리나라는 그동안 남북경제협력차원에서 물 이용이 협의되어 왔고, 러시아와 핀란드의 경우처럼 하류 유량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상류국의 수력발전 손실분을 보상해주는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상하류 국가 간 합의가 필수적이다. 아랄해의 상류국들은 자원이 풍부한 하류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않으며, 경제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결은 더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오만함을 바탕으로 한 아랄해의 과도한 개발과 관개가 오히려 개발 이전보다 더 인간 생존을 악화시킨 것처럼, 더 이상의 개발은 아랄해 전체 유역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임을 이제라도 깨달아야한다. 또한 아랄해의 비극이 결국 전 지구적인 환경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아랄해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상하류국의 협력 뿐 만이 아니라 유역을 넘어선 전 세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물의 위기 시대, 아랄해는 우리의 물과 환경 과용이 일으키고 있는 재앙과 그 재앙이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수 있음을 온 몸으로 경고하고 있다. 거대한 아랄해에서 벌어진 위기는 바로 이 땅 4대강에서 벌어지는 것과 규모만 다를 뿐이다. 타당하지도 않은 수자원확보라는 미명하에 물길 곳곳에 거대한 댐을 세우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4대강사업이 아랄해를 위기로 몬 그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가 아랄해의 경고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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