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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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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다


4대강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환경운동가 5명이 이포보 상판 위로, 함안보 타워크레인으로 올라간 지 오늘로 엿새째다. 중단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친 것이다.
남한강 이포보는 속도전의 4대강 공사 가운데도 공정이 가장 빨라 고정보 부분은 이미 마무리돼 강물을 막았고, 이동보의 수문을 설치하기 위해 20m 높이의 기둥들이 세워지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의 염형철 사무처장, 고양환경연합의 박평수 집행위원장, 수원환경연합의 장동빈 사무국장 등 세 사람은 강물 가운데 솟은 시멘트 기둥 상판으로 올라가 연결 사다리를 절단,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보 위에 “4대강을 그대로 두라” “SOS 4 Rivers”라는 가로펼침막과 함께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는 대형 펼침막이 바람에 펄럭인다.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에선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과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이번 비로 강물 가운데 잠긴 높이 30m의 타워크레인 위에 자신들을 가두었다.
그런데, 과격해 보이는 이런 행동에 비해, 이들의 요구는 매우 온건하다.
첫째, 법정 홍수기(6월21일~9월20일) 동안 4대강 공사를 중단하라. 본래 홍수기간에는 위험을 우려해 하천 내의 모든 공사를 중단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는 지금 공기단축을 위해 규정을 어겨가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둘째, 그 기간에 4대강 사업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논의할 사회적 기구를 만들라. 셋째, 국회는 4대강사업검증특위를 구성해 대의기관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라는 것이다.


“4대강을 그대로 두라”
이것들은 4대강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마땅히 했어야 할 일들이다. 그 당연한 요구를 하기 위해 비상한 수단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불행할 뿐이다. 과격한 걸로 말하자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야말로 과격하기 이를 데 없다. 전국토에서 엄청난 속도로 자연을 파괴한다는 점에서나, 법과 규정을 교묘하게 피하고 무시한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은 폭력에 다름 아니다.
환경운동가들이 농성중인 보가 바라보이는 남한강변 언덕에는 그들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동료운동가들의 상황실 텐트가 쳐졌다. 그곳에 환경단체 관계자와 회원들 뿐 아니라, 정치인, 종교인, 일반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못한 일을 대신 해준 당신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인사와 함께, 망원경으로 상판 위의 운동가들을 바라보고, 손을 흔들고, 화상전화로 대화도 나눈다. 저녁마다 8시면 상판 위와 강 언덕 양쪽에서 촛불을 켜고 노래하며 작은 문화제도 열린다.
물론 이곳의 분위기가 줄곧 평화롭고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고공 농성이 시작된 직후, 경찰 헬기가 출동하고 상판 아래로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 진압을 앞둔 듯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상황실 텐트 바로 옆엔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텐트도 설치됐다. ‘찬성 주민’들은 하루에 두어 번씩 상황실을 찾아와 실랑이를 벌인다. 지난 일요일 오후엔 결국 술 취한 찬성 주민들이 각목을 들고와 상황실 텐트와 기물들을 부수고 환경연합 회원과 방문객들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세 가지다. “왜 외지인들이 우리 일에 간섭하느냐?” “왜 지역발전을 방해하느냐?” “반대를 하려면 미리 했어야지, 이제 와서 이러느냐?”


얼마나 큰 갈등 계속돼야 하나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일부 지역민의 이해만 걸린 일이 아니다. 물론 정권의 전유물도 아니다. 전국토의 건강이, 미래세대의 삶의 터전이 걸린 일이다.
왜 미리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정부가 애초에 환경·시민단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면, 아니 법과 규정만 지켰어도, 4대강 공사는 지금처럼 졸속으로 진행될 수는 없었다. ‘4대강사업 저지 국민소송단’은 지난해 11월 이 사업의 위헌·위법성을 들어 사업취소 소송을 제기해 지금 재판이 진행중이다.
얼마나 더 강력한 국민의 의사표시가 필요한 것인가? 얼마나 더 큰 갈등이 계속돼야 하는가? 이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다.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이 글은 2010년 7월 27일 내일신문 [지영선의 초록희망]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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