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강에 ‘명박산성’ 쌓는 정부…이건 ‘정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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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죽이기’의 중단을 요구하며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이 남한강의 이포보 상판과 낙동강의 함안보 크레인에 올라가서 농성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열하루째가 되었다. 이포보는 수문의 상판이어서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함안보는 그냥 거대한 크레인 위라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어느 곳이건 이제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지나고 있다. 활동가들이 요구하고 있듯이 정부는 법정 홍수기인 장마철 동안만이라도 ‘4대강 죽이기’의 강행을 중단하고 그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서 공개 토론을 해야 한다. 절차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강행되고 있는 ‘4대강 죽이기’에 반대하며 이미 세 사람이 목숨을 끊었다. 더 큰 참사가 빚어지기 전에 정부는 ‘4대강 죽이기’의 강행을 중단하고 국민 앞에서 정부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농성을 시작한 다음 날인 7월 23일 서울의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4대강 죽이기’의 중단과 활동가들의 안전을 요구하는 긴급 기자 회견이 열렸다. 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대표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런데 마침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는 ‘상지대 죽이기’에 맞서서 상지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이미 그 전 주부터 거리 연좌 농성을 하고 있었고,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긴급 기자 회견이 열리던 시간에도 바로 곁에서 상지대의 한 학생이 ‘상지대 죽이기’의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상지대 죽이기’와 ‘4대강 죽이기’의 유사성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핵심은 잘못된 정책을 잘못된 방식으로 강행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세상이 되었는가?


긴급 기자 회견을 마치고 여러 사람들이 이포보를 다녀오기로 했다. 팔당, 양수리, 양평을 지나 이포보에 이르는 길은 한여름의 녹음에 파묻혀 평화롭게 보였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팔당에서 여주에 이르는 150리의 강변은 완전한 파괴의 위기에 처해 있다.


자연 습지와 유기 농업 단지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강변은 거대 제방으로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그 위에는 아스팔트 도로와 여러 시설들이 들어서서 강변을 난잡하고 삭막하게 만들 것이다. 이포에서 여주의 50리 강변에는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라는 세 개의 보가 건설될 것이다. 강을 대대적으로 파괴해서 건설되는 그 거대한 구조물은 강의 흐름을 차단해서 썩게 만들 것이다. 지금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의 강이 급속히 콘크리트 인공수로로 파괴되고 있다. 쫓겨난 고니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포보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강의 흐름을 차단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보의 기본이다. 이포보에는 거대한 수문도 설치되며, 따라서 수문 조절 장치도 설치된다. 상부의 콘크리트 교량과 하부의 콘크리트 장벽, 그리고 거대한 강철수문이 이포보를 이루는 기본 시설이다.


이런 것을 건설하며 강을 살린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이포보의 높이는 무려 20m에 이른다. 대략 7~8층 건물 높이에 해당된다. 그 높은 곳에 세 명의 활동가가 고립되어 있다. 이포보에 가면 두 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4대강 죽이기’의 처참한 실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고, 그 높은 곳에 세 명의 활동가가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지금 우리가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활동가들이 농성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이던 지난 7월 29일 오후에 이포보와 함안보에서 ‘4대강 죽이기’의 중단과 활동가의 안전을 요구하는 국민 대회가 열렸다. 새벽에 비가 많이 오고 낮에는 더위가 심해서 그야말로 푹푹 찌는 날씨였다. 이포보의 농성 상황실은 이포보의 하류 100m 정도에 있는 작은 강변 공원에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서 집회를 열었다. 더위도 더위였지만 악취가 코를 찔렀다. 며칠 전에 ‘주민’들이 이곳에 오물을 뿌렸던 것이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다. ‘4대강 죽이기’가 정말로 ‘4대강 살리기’라면 차근차근 국민들을 설득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거의 80%에 이르는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의 실체가 ‘4대강 죽이기’이므로 경찰을 동원하고 오물을 뿌리면서 강행되는 것이 아닌가?


어렵게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기도의원을 선두로 해서 행진을 시작했다. 농성자들을 가능한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이포대교를 건너갔다 오기로 했다. 그 사이에 민주당의 이미경 사무총장, 김상희 의원, 김진애 의원, 김진표 의원 등이 농성자에게 물과 휴대전화 건전지를 전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과 대림산업 등의 반대로 휴대전화 건전지는 결국 전해주지 못했다.


농성자들이 트위터로 내부의 소식을 전하고 있어서 휴대전화 건전지를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트위터를 이용한 ‘스마트 워크’를 크게 강조하고 나섰는데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은 ‘스마트 워크’를 열심히 한 결과로 최소한의 소통조차 차단된 것이다. 대신에 경찰도 들을 수 있는 무전기를 제공했는데 이것도 역시 내부의 소식을 전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그 이용을 차단해 버렸다.


7월 29일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참석해서 모든 일이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던 것 같다. 7월 23일 오후에는 이포보의 현장 입구에서 농성자들을 면담하러 가려던 김상희 의원, 유원일 의원, 홍희덕 의원 등이 ‘주민’들에 의해 격렬히 저지되었다. 그들은 현장 입구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에게도 욕설을 하거나 위협을 가했다.


그들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강을 대대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곳에서 그것이 강을 살리는 것이라고 격렬히 강변했다. 며칠 뒤에 유원일 의원은 ‘주민’들에게 폭행을 당해서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다리를 많이 다쳐서 결국 7월 29일의 행진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악취가 진동하는 상황실에서 행진을 지켜봐야 했다. 국회의원마저 이럴 지경이니 일반 시민이나 활동가들은 어떤 위험을 무릅써야 할까?


지금 ‘4대강 죽이기’의 현장은 모두 참담한 불통의 현장이다. 이포보와 함안보는 그 단적인 예이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강의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 사람들은 정부가 강에 ‘명박산성’을 쌓고 있다고 말한다. 흘러야 할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오가야 할 생물들이 제대로 오가지 못하고 있다. 모래밭과 자연습지는 완전히 파괴되고, 고니는 졸지에 처량한 난민의 신세가 되었다.


처절한 파괴와 살생의 중단을 막기 위해 수많은 교수, 스님, 신부, 목사, 원로 등이 나섰으나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파괴와 살생을 강행하고 있다. 그 결과 5명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이포보 상판과 함안보 크레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휴대전화와 무전기의 이용조차 차단하는 식으로 사실상 어떤 소통도 거부하며 파괴와 살생을 강행하고 있다.


이른바 ‘매몰 비용’에 대한 강조에서 잘 드러나듯이 정부는 서둘러 공사를 강행해서 ‘4대강 죽이기’를 확실히 기정사실로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논리로 정부는 결국 ‘한반도 대운하’의 재개를 선언할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죽이기’는 너무나 무서운 생태적 파국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결코 계속 강행될 수 없을 것이다. 빠른 중단과 늦은 중단이 있을 뿐이다.


나는 지난 5월에 <생명의 강을 위하여>라는 책을 펴냈다. 나는 이 책에서 ‘파행적 근대화’의 역사와 그 결과로 형성된 ‘토건국가’의 구조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대강 죽이기’에 대한 국민적 반대는 국민들이 ‘토건국가’의 상한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도 이 사실을 올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4대강 죽이기’는 결코 기정사실이 될 수 없다.


수도관 속에서는 하루를 보내는 물이지만 자연계에서는 10년을 넘게 돌아다닌다. 물은 대지의 혈액이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비가 되어 산꼭대기에 떨어져서는 숲과 평야를 지나 바다로 흘러가 다시 구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 준설과 댐 건설, 수로 변경을 통해 그리고 물이 스스로 정화하는 생태적 지위에 간섭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을 흐르는 수로들을 단순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물을 더럽히고 말았다. (앨리스 아웃워터 지음, <물의 자연사>, 이충호 옮김, 예지 펴냄) 
 

*이 글은 2010년 8월 2일 프레시안 사회면 칼럼란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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