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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 백년대계 사업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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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토해양부가 발간한 홍보책자를 보면 4대강 사업은 1석7조의 다목적 사업이라고 한다. 물 확보, 홍수 방어, 생태 복원, 수질 개선, 일자리 창출, 녹색성장, 친수(親水) 여가 활성화가 그것이다. 세상에는 그런 공짜 사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러하다면 그렇게 좋은 사업을 예전에는 몰랐을까? 그리고 이제야 시작하겠는가? 갑자기 신출귀몰한 하천 관련 이론이 개발되어 4대강 사업이 마치 도깨비 방망이가 된 형국이다. 본래 논리가 부족하면 말이 길어지고 모호해지는 법이다. 4대강 사업의 대표적 프로젝트는 4대강 본류에 보를 건설하고 대규모 준설을 하는 것인데, 예산이 약 7조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물 확보, 홍수 방어 그리고 수질개선을 하겠다고 주장한다. 13억t의 물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만 있지, 개발될 물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계획은 어디에도 없다.


홍수기 동안 공사 자제 바람직


한국방재협회에 따르면 국가하천에서 발생하는 홍수피해액은 전체의 3.6%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홍수피해는 지류에서 발생한다. 정부의 논리는 본류에서 홍수 수위를 낮추면 지류에서도 홍수 방어가 된다는 것이지만, 이러한 치수방법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논리고 공학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급조된 궤변에 불과하다. 4대강 사업으로 하천 바닥에서 모래를 걷어내고 보를 건설해 물을 확보하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는데, 황당하다. 모래는 수질 정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래를 걷어내는 것은 수질 개선에 역행하고, 보는 콘크리트 구조물이기 때문에 수질 개선 기능이 없다. 고인 물이 썩듯이 오히려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해 수질을 악화시킨다.


이렇듯 4대강 사업의 주요 목적은 계획단계에서 타당성을 상실했다. 4대강의 주요 사업인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또한 대운하의 핵심사업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4대강 사업은 운하가 아니다’라는 논리를 개발하다보니 ‘억지춘향’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이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이 대운하의 전단계 사업으로 의심받는 이유다. 정부 주장대로 4대강 사업이 대운하의 전단계가 아니라면,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을 폐기하거나 대폭 줄이는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외국 전문가들의 입장은 싸늘하다. ‘사이언스’는 지난 3월26일 ‘복원인가 파괴인가?’라는 제목으로 4대강 사업 특집기사를 다뤘다. 이 기사에서는 한국의 논란거리인 4대강 사업이 생태계를 변경시키며 녹색뉴딜의 상징으로서 빛을 잃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천관리 방식이 아니고, 사업을 위해 자료를 왜곡해 쓸데없는 대규모 건설사업을 정당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4대강 사업의 목적이 비록 공공적 가치를 갖고 있다 해도 효율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환경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면, 그리고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사업은 그 타당성을 상실할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 외면하지 말아야


불행히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효율성도 없고 대규모 환경파괴를 일으키며 약 80%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사업인데도, 정부는 24시간 밤잠도 안 자고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판단되는데,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 자체가 4대강 사업이 그만큼 타당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법정 홍수기는 매년 6월21일부터 9월20일까지다. 홍수기 동안에는 하천 내에서 공사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기간만이라도 공사를 중지하고 사업의 타당성부터 출구전략까지 논의해야 한다. 백년대계의 사업이라면, 그만큼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왜 소통의 공간을 닫고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가?



* 이 글은 2010년 7월 27일 경향신문 오피니언 시론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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