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그들은 왜 고공에서 저항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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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새벽 5명의 환경운동가가 4대강 사업 현장을 점거해 ‘현장행동’에 들어갔다. 20m 높이의 남한강 이포보 상판과 40m 높이의 낙동강 함안보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그들은 4대강 사업 즉각 중단을 외치며 몇 가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정부가 속 시원한 답을 내놓을 때까지 무기한 ‘현장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폭염경보가 내려지는가 하면 때론 천둥번개에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 환경운동가들의 선택은 안타깝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환경단체는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고 급기야 이런 최후의 선택을 했다. 그것은 이 정권이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법정홍수기인데도 공사를 강행하는가 하면, 밤을 새워가면서까지 속도를 더해 4대강을 회복 불능의 상태로 파헤치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서였다. 강을 파괴해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버리면 결국 국민도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이 정권의 치졸한 속셈을 국민에게 알려야 할 절박함 때문이었다.


고공 ‘현장행동’에 들어간 환경단체의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속전속결로 치닫는 공사를 일단 중단할 것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사회적 기구를 만들고, 국회가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해 4대강 해법을 찾아달라는 것이다. 환경단체가 이런 내용의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나타나는 무수히 많은 문제들이 아무런 검증장치도 거치지 않고 묻혀버리거나 더 심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민심을 제대로 받아들이기는커녕 5조4천억원이라는 예산을 2011년 4대강 사업 예산으로 책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4대강 사업은 일단 중단돼야 한다. 법정홍수기에는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강에서의 공사를 법으로도 규제하고 있다. 하루빨리 강을 회복불능의 상태로 만들어버리려는 수작이 아니라면 지금처럼 무리하게 강행할 필요가 없다.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면서 토론회를 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이며, 겉만 번지르르한 일방적인 홍보활동으로는 진정성이 살아나지도 않는다. 선거 민심과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중단하는 것이 절차적으로도 옳다.


공사 강행으로 파생된 문제와 부작용을 치유하고, 대안 모색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도 필요하다. 더 이상 혈세를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필요한 사업과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날로 심화되는 사회적 갈등도 치유해야 한다. 그동안 사업자는 현지 주민들을 회유해 찬성집단으로 만들고, 환경단체와 갈등을 조장해 급기야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게다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 취수원 이전 문제는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 사이에 갈등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문제는 곪으면 곪을수록 회복이 어려워진다.


내년에도 5조4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세금을 4대강에 쏟아부을 계획이 나왔다. 올해보다 11%나 늘어난 예산이다. 수자원공사 분담분 3조8천억원을 합치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환경단체가 국회에 4대강 검증특위 설치를 요구한 것은 사업 재검토를 통해 수질관리 및 이·치수를 위한 절대적 사업예산 이외의 예산은 삭감하자는 것이다. 이미 많은 예산을 투입한 사업의 결과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대한 대안모색도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폭염은 계속되고 있고, 40m 고공 타워크레인은 사지와도 같을 것이다. 환경운동가들이 스스로 그곳으로 기어오른 까닭은 오로지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저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국민에게, 국토의 대동맥인 4대강에게 희망의 물꼬를 터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들의 주장에 명쾌한 답을 주어야 하고, 그들의 저항을 법으로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은 2010년 7월 26일한겨레 기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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