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당신에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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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남한강 여강선원에서 설치한 문수스님의 분향소. 묘운스님께서 기도를 올리고 계신다. ⓒ정나래


5월의 마지막날. 우리에게 갑작스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 스님께서 온 몸을 태워 부처님께 공양을 바치는 소신공양을 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선거 전 마지막으로 강의 생명을 지켜달라는 글과 영상들을 알리고 있었던 남한강 현장 활동가들은 모두 먹먹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소식이 들려올때까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소신공양은 속세에서 말하는 분신자살과는 다르다 합니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시어 오랜 세월 선승으로 수행정진을 해오셨고 최근 3년간은 하루 한 번의 공양만 하시고 방문을 나서지도 않으셨던, 이 세상 시끄러운 이야기를 입에 담지 않으셨던 문수스님이셨다고 합니다. 그런 문수스님께서 소신공양을 택하셨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이것이 문수 스님께서 마지막 남기신 말씀입니다. 세상에 남기셨고 우리에게 남기신 말씀입니다. 


오늘 여강선원에는 작은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화환 하나, 작은 향로, 스님의 영정과 촛대 두 개가 전부입니다. 스님께 향을 올립니다.



6월의 첫 날. 하늘이 유난히 맑고 밝다.       ⓒ정나래 


그렇게 5월이 지났습니다. 초록으로 빛나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쏟아지는 6월의 햇살에 눈이 부십니다. 처음 여강을 찾았을때 앙상했던 나무들은 이제  넓은 품으로 사람들의 쉼터를 만들어 줍니다. 여강선원 옆으로는 상하류로 파헤쳐지는 동안 묵묵히 흐르기만 하는 강물이 있고 그 강가에서는 파랑새의 지저귐과 뻐꾸기의 고운 소리가 자꾸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이렇게 우린 남한강의 생명들과 함께 흘러가려 합니다.


이 생명들이 당신에게는 어떤 해악입니까?


무엇이 그렇게 잘못되었길래 수천년 굽이쳐 흐르던 강물을 가로막고 그 살갖을 모두 도려내는 것입니까?
남한강물 타고 이곳까지 흘러와 가을하늘에 보랏빛 꽃 한 번 피고 죽는 단양쑥부쟁이가 척박한 땅에 겨우 뿌리내린 것을 왜 모두 뽑아내려 합니까?
4월 봄날 아끼는 짝 만나 사랑하고 나뭇가지 몇 가닥 고이 올려 자갈돌마냥 조그만 알들을 낳아 기르던 물떼새들의 보금자리인 자갈강변을 왜 모두 파헤칩니까?
두 눈 깜빡이며 거센 물살 바위틈에 몸을 두느라 인부들의 그물로 옮겨지지도 못하고 강바닥에서 죽어간 꾸구리들을 왜 없다고 하십니까?
가족들과 여름 한때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곳이 파헤쳐지고 교각이 박힌 모습을 보고 우는 어머니에게 어찌 서울에서 왔으니 모르는 소리하지말라 윽박지르십니까?
노구를 이끌고 일궈온 농토에서 기어서라도 보살피고 가꿔온 양파들이 있는 밭에 어찌 검은 흙을 쏟아버리십니까?
아이들의 떳떳한 한 끼를 빼앗아 당신이 여기 만들려는 것들은 그렇게도 자랑스러운 것들입니까?



도리섬 자갈강변에서 둥지를 틀었던 물떼새들. 도리섬이 깎여나가자 인근 논 위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신애


당신에게 이 생명들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아픈 가슴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까?
당신도 생명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음을 스러진 생명들의 원성이 하늘에 닿기 전에 깨닫기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가 같이 살 길입니다.
 



문수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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