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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겨니를 통해 본 청계천 성공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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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타 수계에서 잡아온 갈겨니를 청계천에 유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2006년 5월 충남지역 민물고기 채집업자에게 구입한 섬진강 수계 갈겨니를 청계천 생태학습장에 전시 후 청계6가 오간수교 부근 수경시설(분수) 수조에 전시용으로 투입해 홍수 시  청계천으로 유입하게 만든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는 그간 ‘서울시가 갈겨니의 인위적 방류는 없었다’라는 주장과 배치되는 이야기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환경운동연합 및 시민기자들이 25일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다.




 그리고 서울시의 ‘청계천 어류 방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계천 인근 상점에서도 소량으로 살 수 있는 갈겨니를 왜 지방까지 가서 구입 했는가’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며, 서울시의 해명 내용 역시 부실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청계천 홍보에 대한 실적 요구가 있음을 말해, 치적 홍보에 대한 상부 부서의 압력 등을 내비췄다.




 


<사진 1. 2006년 5월 갈겨니를 투입했던 오간수교 부근 수경시설 수조(2010년 5월 25일 촬영) /환경연합>



 


타 수계 갈겨니, 수경시설에 풀어놓고 방치



 서울시는 지난 23일 ‘청계천 어류 방류 보도’ 이후 「“청계천 복원 전 ․후 어종증가 실태”」 제목의 해명자료(23일)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는 인위적으로 민물고기를 방생하지 않았으며, 시민들이 무단 방생한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서울시 해명자료에 나온 수경시설 수조 사진(위 사진 1 참조)을 보여주자 “이 곳이 맞다”며 “
(갈겨니를) 청계천 생태학습장 내 수족관에 전시 후, 2006년 5월에 (갈겨니 일부를) 시민들의 교육 및 관상용도로 (수경시설 수조에)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사후관리에 대한 질문에 “초기에는 먹이도 줬으나, 키울 목적이 아닌 전시용이라 사후관리는 잘 모르겠으며 2~3개월 살았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홍수기 물이 넘쳐 수경시설 수조에 방생한 어류가 청계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장 이후 장마로 인도쪽 물이 넘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시설공단 홈페이지에는 2006년 7월 31일자 「[포토뉴스]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던 청계천 현장스케치」기사가 올라와 있으며, 청계광장에서 고산자교까지 청계천 인도(산책로)에 물이 잠긴 사진(아래 사진 2 참조)이 올라와 있다. 결국 서울시는
타 수계에서 잡아온 갈겨니를 전시목적으로 수경시설 수조에 풀었다가 홍수 시 청계천으로 유입하게 만든 것이다.





 


<사진 2. 2006년 7월 31일 청계천 인도까지 빗물에 잠긴 모습 (출처 :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청계천에 살고 있는 섬진강 수계 갈겨니에 대해 “갈겨니는 청계천 완공 초기 어류조사부터 발견된 어종이고 전국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청계천에 사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계천 생태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파워블러거 최병성 목사는 “수계가 다른 어종을 한 물 안에 가둠으로서 발생할 생태계 교란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어류 전문가인 전북대 김익수 명예 교수와 중앙 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 역시 수계가 다른 종의 유입에 대해 ‘유전자 오염’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왜 충남까지 가서 민물고기를 샀나?



 서울시와 청계천관리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 청계천 인근 상점에서도 팔고 있는 민물고기를 왜 충남지역까지 가서 구매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서울시가 충남의 민물고기업자에게 샀다는 갈겨니는 80여 마리에 불과했다. <1차 구매 날짜 (2006년 5월 2일, 30마리) 2차 구매 날짜 (2006년 5월 12일, 40마리) 3차 구매 날짜 (2008년 4월 28일, 10마리) /서울시 하천관리과 자료>




 환경연합이 청계천 5가 일대 어류 판매상점을 대상으로 수소문한 결과 토종민물고기를 취급하는 곳에서 갈겨니는 1마리당 2천원, 참종개는 1마리당 1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2010년 기준).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왜 청계천 민물도매업자가 있는데 충남의 조모씨와  거래했나’라는 질문에 “양을 많이 취급해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밝힌 2006년 구입한 갈겨니는 양이 얼마 안 돼 청계천 상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방생 금지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의 조치를 한 다음이라, 어류를 구입하기가 청계천은 좀 애매한 부분이 있고 가격도 싸서 충남의 조모씨와 거래를 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소량으로 구입할 것을 굳이 충남으로 갈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충남까지 출장비가 청계천에서 구입하는 비용보다 많이 들기 때문이다. 충남 조모씨에게 민물고기를 가져온 이유를 ‘양을 많이 취급하기 때문’이라는 청계천관리팀 관계자의 언급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최병성 목사는 “청계천에 시민들이 방생한 갈겨니가 있다고 하면, 차라리 청계천에서 채집해 생태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청계천 치적 홍보 위한 ‘과장과 침소봉대’, 표현의 차이일 뿐이라고?



 서울시는 2008년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참종개 등이 처음 발견돼, 청계천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했다. 환경연합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8년 5월 5천 마리를 방류해 놓고 ’처음 발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청계천 치적 홍보를 위한 과장’이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5월 23일 해명자료에서 ‘2008년 5월경 고유종인 참종개를 청계천 어종 다양성 증대와 우리민물고기 보전 차원에서 (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의 무상지원으로 공식적으로 방류하였음’이라 밝히고 있다.
청계천관리팀 관계자 역시 “권위 있는 협회에서 보도자료를 냈기 때문에 따로 안 냈다”면서 “‘첫 발견’은 표현의 차이로 봐 달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청계천 치적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과장 홍보라는 지적이 많다. 환경연합 김종남 사무총장은 “권위 있는 협회가 보도 자료를 냈다면, 이후 발표된 서울시 보도 자료에서는 ‘지난 번 실험적으로 방류된 참종개 등이 살고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라고 말해야 했다”라고 서울시의 과장 홍보를 꼬집었다.



 산란할 조개가 없어 청계천에 살 수 없다고 지적된 줄납자루와 각시납지리에 대해서도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표현의 차이’를 강조했다. 서울시는 23일 해명자료에서 “가시납지리, 큰납지리 등의 납자루아과가 청계천 하류구간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는 여름철 집중 호우 시 중랑천이나 한강을 통해 거슬러 온 것으로 추정되며, 민물조개류가 없어 청계천에서 산란할 수는 없지만 청계천 하류구간에서 서식 가능함”이라 밝히고 있다.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도
“민물조개가 없으니 청계천에서 산란은 불가능하지만, 발견 됐기 때문에 서식한다고 한다”며 “표현 정도의 차이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토종민물고기가 청계천에 발견된 것을 두고 청계천이 그 만큼 생태계가 안정됐다는 의미의 보도 자료를 계속 발표해 왔다.



 하지만 이 역시 청계천 치적 홍보를 위한 ‘침소봉대’라는 지적이다. 겨우 한두 마리 발견됐을 뿐이고, 그것도 살아 갈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 종을 가지고, 마치 ‘청계천 생태계 회복의 지표종’처럼 떠드는 것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태도라고 환경연합 김종남 총장은 지적하고 있다.




청계천 신화, 제대로 봐야



 청계천관리팀 관계자는 청계천의 생태 조건에 대해 “녹조류 성장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지만, 녹조류는 계속해서 걷어 내고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청계천 상황은 좋아 수생곤충도 20종 정도 있고, 녹조나 플랑크톤 같은 먹이원도 풍부해 계속 안정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청계천의 생태적 조건은 좋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전북대 김익수 명예교수는 청계천 현장조사에서 물살이 빠르고 서식지가 단순해 수서곤충이 살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
청계천 먹이 사슬 붕괴가 어류 서식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고, 강원대 김범철 교수는 2008년 「청계천의 수질과 부착조류의 계절적 변동」논문에서 ‘전반적으로 청계천의 부착조류는 미관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부영양 하천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청계천 부착조류의 밀도가 높은 것은 무척추동물의 생체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정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청계천의 생태계는 아직 불완전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전국의 자치단체장에게 있어 청계천의 사례는 참기 힘든 유혹이다. 자신의 임기 내에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 중에 하나로 과정이야 어찌됐든 치적을 만들 방법으로 청계천 사례가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청계천 방식의 하천 복원은 서울시 홍제천 등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며, 환경부에서는 ‘청계천 + 20’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청계천의 복원 및 관리 방식이 전국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경연합은 이번 어류 방류 문제의 핵심으로 ‘청계천 생태 복원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시가 과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또한 최근 강하게 우려되는 것은 한나라당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청계천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계천과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비교 대상이 안 된다. 육중한 복개 구조에 갇혀 햇볕 한 줌 들지 않았던 청계천에게 태양과 바람이 통하게 한 것과 멀쩡히 살아 있는 강을 죽이는 것을 동일하게 바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강을 살리겠다는 4대강 사업이 아직 생태적으로 불안정한 청계천을 모델로 삼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청계천의 잘못된 사례는 전국적인 파급력이 높기 때문에 잘못된 사례를 적극적으로 개선 시켜야 할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 환경연합 역시 청계천의 올바른 생태성 회복을 위해 전문가와 시민들과 함께 합리적인 방안을 계속 제시할 예정이다.




▲ 청계천 생태복원, 뻥이요!
서울시는 청계천에서 발견될 수 없는 섬진강 계열의 갈겨니가 발견되고, 민물조개에만 산란하면 태어난 곳은 10m를 벗어나지 않는 가시납지리와 큰납지리 등 고유종이 발견되었다고 홍보했다. 과연?


ⓒ 사진-한겨레, 최병성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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