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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섬진강 갈겨니가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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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계 참갈겨니 (최병성 목사 사진 제공)

 


지난 5월 22일은 ‘국제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이 날은 1992년 각국의 정상들이 모인 리우환경회의에서 ‘생물종다양성 국제협약’에 의해 제정된 날로 지구상의 생명체들의 유전적, 개체적 다양성을 보호하자는 취지이다. 더욱이 2010년 올해는 UN이 ‘생물종다양성의 해’로 지정해 그 의미가 각별하다.




하지만 불행이도 대한민국의 상황은 좋지 않다. ‘강을 살리겠다’며 MB 정부가 강행하는 4대강 사업의 폭력적 속성으로 우리 강 곳곳이 파헤쳐져 강과 더불어 살고 있는 생물종이 죽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공사 중 잠시 동안 벌어지는 일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MB가 서울시장 시절 만든 청계천을 보라 한다. 인공적으로 만든 청계천에 우리나라 토종물고기가 돌아오는 것을 보면 4대강 사업의 성공도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생물다양성의 날 즈음해 청계천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드러났다. 환경연합은 한국환경기자클럽,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등과 함께 지난 20일 환경부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계천에서 있을 수 없는 미스터리를 발표했다.




물고기가 살기 힘든 청계천




서울시는 2010년 2월 청계천의 동식물상이 증가한 것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청계천의) 이러한 생태계 변화상은 다양한 식물 층과 물 속 플랑크톤이 증가하면서 이를 먹이로 하는 조류와 어류 등이 한강이나 중랑천에서 올라와 정착하여, 청계천이 생물들의 서식처로 기능함에 따라 청계천만의 건강한 먹이사슬이 정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꼭 그렇게 보는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시설공단의 용역을 받은 (사)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는 2007년 보고서에서 ‘근본적으로 어류 서식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상류의 물살은 빠르지만 하천 바닥이나 수심 등 특별한 변화가 없고, 하류는 여러 유기물들이 쌓여 어류 서식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민간 전문가들도 같은 평가다. 2008년 서울환경연합 하천위원회는 ‘어류가 휴식을 하고 먹이 섭취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소(pool) 등이 부족하고, 산란터와 은신처 역할을 해주는 침수성 수초 군락이 없기 때문에 열악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민물고기 연구에 권위자인 전북대 김익수 명예교수는 2010년 5월 17일 청계천 상류부 현장 조사에서 청계천의 어류 서식이 열악한 이유를 중간 먹이사슬의 부재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물고기는 조류나 수서곤충을 먹는데, 청계천은 수서곤충이 살 수 있는 장소가 못 된다”며 “먹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물고기 영양 상태가 빈약해 물고기가 지속적으로 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채집한 버들치, 돌고기 등의 배를 누르자 5~6월 산란철임에도 정소(수컷)나 알(암컷)이 나오지 않아 번식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영양소가 부족해 생식소가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또한 청계천 현장에서는 등과 꼬리에 상처를 입은 물고기들이 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마찬가지로 영양상태가 안 좋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현상이라 말했다.




섬진강 계열의 갈겨니 청계천에 방류, 유전자 오염




어류 서식 조건이 열악함에도 청계천 곳곳에서는 물고기들이 있다. 우선 섬진강에서나 볼 수 있는 눈에 붉은 반점이 있는 갈겨니가 보였다. 또한 붉은 반점이 없는 참갈겨니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익수 교수는 “섬진강 계열의 갈겨니가 자연스럽게 서식할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섬진강에 살던 갈겨니가 백두대간을 넘어 KTX 또는 비행기 타고 청계천에 왔을리는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누군가 인위적으로 방류(방생)했음을 시사했다.




현장 조사에 함께 하던 서울시 청계천 관리센터 관계자는 갈겨니가 왜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인위적 방사는 없었다”라며 “현재 참갈겨니와 함께 서식 환경에 적응한 걸로 본다”라고 답변했다.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처럼 그간 서울시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청계천에 새생명이 늘고 있는 이유로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이 흐르면서 저서생물, 플랑크톤들이 많아지고 이를 먹고사는 어류들이 중랑천에서 거슬러왔다’고 평가해 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청계천에 살고 있는 어류가 자연적인 것이 아닌 인위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어류학회 학술발표회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발표자료에서 ‘청계천에 서식하는 어류 대부분이 처음부터 이곳에 자연적으로 서식하던 종이 아니고, 대부분의 종들이 인위적으로 방류(방생)된 종이어서 본 하천에 적합한지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말과는 달리 서울시가 직접 갈겨니 등을 구입해 청계천에 방류했다는 증언이 있다. 충남지역 민물고기 민간채집연구가 조00씨는 SBS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섬진강 유역의 갈겨니가 청계천에 발견된 것에 대한 질문에 “청계천 관리센터에서 저한테 (복원 때문에) 갈겨니를 가져갔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게 갈겨니와 참갈겨니가 섞여 있었죠”라고 답변했다.




조 씨는 계속되는 전화 질문에 컴퓨터 자료를 찾아보는 듯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자료 남아 있는 게 있나…2006년 4월 달이네요. 갈겨니 50마리를 방류했어요”라며 “그때 피라미 한 백 마리도 있었고요”라고 말했다.




수계가 다른 종을 방류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서울시시설공단이 발간한 「2007년 청계천 생태계 모니터링 학술연구」자료에 따르면 ‘특히 갈겨니는 청계천에 적응한다 해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전북대 김익수 명예교수는 수계가 다른 갈겨니의 청계천 방류(방생)에 대해 “배스 등 외래종 침입과 같다”며 “생물지리학적으로 인위적 변화는 나중에 큰 혼란을 불러 온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완옥 박사 역시 수계가 다른 종의 방류를 ‘유전자 오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의 이러한 행동은 시민들에게는 외래종의 청계천 방생을 금지 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이미 여러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자행한 일이란 점에서 비난 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자치단체장의 치적 홍보를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시, ‘풀어 놓고 처음 발견 됐다’ 홍보




2009년 서울시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참종개가 청계천에서 처음 발견됐다’라고 밝히며 ‘(청계천에)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이 흐르면서 물속에 사는 플랑크톤들이 많아지고 이를 먹고사는 어류들이 중랑천에서 거슬러왔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눈가리고 아웅식의 거짓 홍보였음이 드러났다. 2010년 5월 17일 청계천 관리 센터 관계자는 “종다양성 확보를 위해 참종개(치어)를 중랑천 합수부에 방사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으며, 한국 민물고기보전협회는 2008년 5월에 참종개 5천여 마리를 청계천에 방류 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즉 서울시는 참종개를 풀어놓고 마치 청계천의 생태계가 회복돼 발견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미스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9년에 청계천에서 처음 발견된 줄납자루와 가시납지리는 물이 느린 중하류에 주로 사는 종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들은 자기가 주로 살고 있는 곳에서 10미터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 성격이라 알려져 있다. 문제는 줄납자루와 가시납지리는 반드시 물 속에 조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익수 교수는 “줄납자루와 가시납지리는 산란할 때 조개가 있어야 하는데 청계천에는 조개가 살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 역시 인위적으로 방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청계천에서 발견된 갈문망둑 역시 믿어지지 않는 종이라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갈문망둑은 바닷물이 오고가는 하천의 하류지역, 즉 기수역에서 사는 종인데 청계천의 정수된 물에 사는 현실이 믿기지 않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지난 20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남 환경연합 사무총장, 최병성 목사(파워블러거),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처장, 이철재 환경연합 국장 등은 이구동성으로 청계천에서 드러난 이번 일은 국민을 기만한 사기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충남지역 민물고기 민간채집연구가 조00씨에게 갈겨니 등을 구입한 것은 2006년 4월로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시절이다. 또한 청계천 공사 후 만 4년이 지난 오세훈 시장 시절 역시, 국민을 속이는 정책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국민에게 즉각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연합은 이번에 드러난 청계천의 사례가 청계천에서만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지적했다. 탄천과 양재천 등에서도 토종 어류가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방류 되고 있고, 환경부가 ‘청계천 + 20’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청계천의 부적절한 사례가 계속 확산 될 수 있다는 것이 환경연합의 지적이다. 환경연합은 청계천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선언했다. 김종남 환경연합 사무총장은 “한나라당과 정부 관계자들이 청계천은 성공 신화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국민과 전세계 NGO들에게 잘못된 청계천 사례를 적극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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