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남한강의 푸름을 짓밟아도 봄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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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선원의 아침은 모니터링으로 시작합니다. 매일매일의 모습이 비슷할 것 같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공사장의 상황이 우리를 또 현장으로 이끕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업의 진실을 알고 전하기 전에 일단 돌이킬 수 없도록 진행시켜버리고야 말겠다는 이 사업의 추진세력들은 정말 부지런히도 움직입니다. 물을 다 퍼냈는가 싶었던 이호대교 하류 준설현장에 이제 준설작업을 하는 장비들이 줄지어 다닙니다. 포크레인이 1대당 6대가량의 트럭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준설토를 퍼나릅니다. 많이도 급한지 채 물이 빠지지도 않은 강물 머금은 모래까지 퍼담고 있습니다. 이 장면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저쪽에 참 불편하고 감추고픈 일입니다. 이호대교 아래 보이는 공사현장을 찍기 시작하면 금새 차를 몰고 와 신분을 밝히라 하고 통제하더니만 이제는 아예 다리 위에 붙박이 감시차량을 배치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차에서 걸어 내려와 말로만 통제를 하시더니 이젠 경적을 울리며 차를 몰고 와 욕설을 늘어놓습니다.  



이호대교 하류 준설현장  ⓒ정나래 



이호대교 상단에 주차된 공사관계자의 차량       ⓒ정나래 



이호대교 상단에서 바라본 준설지의 모습. 난도질한 이 모습을 감추려고 현대산업개발측은 다리에서의 촬영을 제한하는 것이다.  ⓒ정나래 



하루가 다르게 파헤쳐지는 강천보 하류 준설현장  ⓒ정나래 


이번에는 지난 밤 밝은 조명아래서 쉬지 않고 야간준설작업이 이루어지던 강변유원지(은모래금모래 유원지)로 향했습니다. 모래는 줄지어 들어오는 트럭들이 퍼날라가고 굵은 자갈들은 한 쪽에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유원지는 이제 쓸쓸한 모습뿐입니다.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거나 공사중이고 빈 산책로에 예전부터 나왔을 안내방송만 흩날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운 모래해변을 펼쳐놓고 여강에서 부는 시원한 강바람으로 여주 사람들의 마음을 맑혀주었을 유원지입니다. 황포돛배도 타고 오리배도 타면서 가족간에 연인간에 정다움을 나누던 추억이 깃들었을 곳입니다. 많은 이들의 추억을 저 모래들과 함께 모두 퍼내버리는 것은 아닐지 마음이 시립니다.



신륵사 맞은편 강변유원지(은모래금모래 유원지) 준설현장  ⓒ정나래 



넓은 모래강변과 강바람을 즐기기 위한 산책로였을 강변유원지 산책로의 쓸쓸한 오후 ⓒ정나래 


강변유원지에서부터 여강 좌안의 공사현장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지난번엔 어쩌다 운좋게 들어간 여주보 현장이 멀리에 보입니다. 이호대교 위에서 보이는 강천보현장이나 장승공원 위에서 볼 수 있는 이포보 현장과는 달리 여주보 현장은 직접 들어가지 않는 한 내부의 공사현장은 밖에서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새 가물막이 오른쪽에 높은 산이 된 준설토는 눈에 잘 들어옵니다. 이쪽 강변 역시 허연 모래들이 쌓여있습니다. 지난 번 이미 표토층까지 걷힌 양촌리 대신제방쪽 준설현장을 맞은편 계양리에서 보니 그야말로 중장비들의 행진입니다. 포크레인 10대 가량과 트럭 50여대가 굉음을 내며 준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앞에서 철새무리가 날아오릅니다. 쉬고 있던 기러기무리들이 소음에 놀라 한꺼번에 날아올라 그 옆 습지 가에 내려앉습니다. 배불리 먹고 잘 쉬고서 또 다시 긴 여행길에 오를 철새들의 휴식지가 이렇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주위에 높은 지대가 없어 멀리서 바라본 여주보 현장    ⓒ정나래


 
내양리에서 바라본 대신제방 하류 준설현장. 끝도 없이 늘어선 장비들이 거대한 형틀의 행렬처럼 느껴진다. ⓒ정나래 



대신제방 앞 내양리 습지가에 앉은 철새무리               ⓒ정나래



홍천면 계신리 부처울 습지. 맞은편 양촌리 대신제방쪽 습지는 이미 표토층까지 긁힌 상태이다.  ⓒ정나래



좌안에서 바라본 이포보 현장은 돌깨기가 한창이다.      ⓒ정나래



이보포 하류에 남겨진 버드나무 군락. 그 옆에 중장비들의 바퀴자국이 선명하다. 이 나무들은 언제까지 버틸까?  ⓒ정나래


세종대교 하류 양섬으로 내려갑니다. 박새와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울창한 숲을 지나 우리가 본 것은 뿌리째 뽑혀버린 나무들입니다. 일부는 표토층까지 걷혀있고 커다란 나무들이 뽑히고 쓰러져 있습니다. 말끔히 밀어낸 공간에는 자랑스럽게 건설사의 입간판이 서 있습니다.이 많은 나무들을 꺽어 놓으면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생명을 지키려는 목소리가 사그라들거라고 그들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파괴가 계속되면서 반대의 목소리는 점점 거세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꺽이지 않은 나무들은 이제 새싹을 틔워내며 봄을 맞이하고 있고 봄이 되면 이곳 여강엔 사람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종교계와 학계의 목소리에 푸른 봄과 함께 깨어난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해지면 우리는 이 곳의 푸른 강과 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종대교 하류 양섬에 초목은 온데간데없고 건설사의 커다란 입간판만 우뚝 서있다.   ⓒ정나래



뿌리째 뽑히고 잘려나간 나무들. 수십년의 세월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있다. ⓒ정나래 



이 새싹이 돋고 봄이 오면 이 살육의 4대강 사업이 끝날 수 있을까?            ⓒ정나래


 <2010.3.26 여강소리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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