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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이 꽂힌 이 땅을 떠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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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여강선원이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어제 여강 곳곳의 파괴 현장을 둘러보고 저녁시간에 수경스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활동가들이 함께 아침을 먹고 여강 상류 쪽으로 향했습니다. 건너편의 은모래금모래 모래사장이 망가져가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이제 이곳을 지키려는 활동가들이 점점 모이는 것은 희망이 보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은모래금모래 유원지 준설작업 ⓒ환경연합 마용운

은모래금모래 유원지와 이호대교 중간지점인 연양리와 이호리 사이에서 준설작업이 한창입니다. 차로 접근이 어려워 밭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자 한 눈에 트럭 20여대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연양리 일대 논밭엔 노란 깃발이 꽂혀있고 측량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강변 공원이 들어선다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농지가 아닌 공원이 들어서야만 하는 자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공사가 진행중인 연양리와 이호리 사이 모래강변 <출처 : 다음지도>
 



                       연양리 농지에서 본 준설작업 현장. 트럭 20여대가 늘어서 있다. ⓒ환경연합 정나래

공사현장을 지켜보는 우리에게 “반대하러 왔소?, 찬성하러 왔소?”라며 한 농민이 다가오십니다. 노란 깃발이 꽂혀버린 이곳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가공ㆍ판매하시는 김동우씨는 “이왕 헤집어 놓은 것 다시는 또 이렇게 난리 안치게 제대로나 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농민들 가운데도 4대강 사업에 찬성하시는 이들이 있는지 묻자 그는 이곳 농민들은 거의 임대농이고 하천부지 이외의 사유지는 거의 서울사람들 소유라 사업예정지로 들어가 버린 것이라고 합니다. 농민들이 왜 잘 자리 잡고 농사짓던 토지를 팔아버리겠냐 하십니다.



            농지 앞에서 이루어지는 준설작업을 바라보는 김동우씨 ⓒ환경연합 정나래

그런데 문제는 이 지역의 농지가 사라지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작물 특성상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양을 선호하는 연근, 우엉, 마, 땅콩 등의 작물들은 주로 전국의 하천 주변 농지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국에서는 강을 살리고 각종 시설을 만든다는 이유로 4대강 주변의 농지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들 작물에 유리한 강변 토지가격과 작물의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자본력이 있는 농민은 어떻게든 생존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평범한 농민들은 새로운 농경지와 삶의 터를 찾아 헤매야 하는 상황입니다. 넓은 강 한 구석쯤 깎여나가도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이 있겠냐고 하는 이가 있다면 이런 인과관계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떤 지점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 파괴현장과 우리가 거리를 유지하기에는 전국 곳곳이 너무도 많이, 빨리 파괴되고 있습니다.



부디 김동우씨가 새로운 농지를 구하셔서 그간 생협에 납품해 오셨다는 연근조림과 마요플레를 맛볼 수 있기를 바라며 강천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강천보 현장 옆에는 오늘도 흰뺨검둥오리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강가에서 자유롭게 노닐 백여 마리의 오리들이 공사 현장을 피해 반대편 강가에 몰려 있습니다.


                 


           강천보 맞은편 강변에 떠 있는 흰뺨검둥오리들  ⓒ환경연합 정나래
 



강천보 옆 이천취수장 앞에 오탁방지막 두 겹이 떠 있다. Ⓒ환경연합 정나래


강천보 현장 왼쪽에는 이천취수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사현장 주위로 선을 그은 듯 번지는 흙탕물을 보면 저 가늘가늘한 오탁방지막 두 줄로 이천 군민의 식수를 지켜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제 장마가 오기 전 4, 5월동안 본격적인 준설이 시작되면 여강 일대가 어떤 색을 띄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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