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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바위늪구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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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가 남한강 일대를 뿌옇게 뒤덮은 가운데 바위늪구비습지에 다녀왔습니다. 바위늪구비습지는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일대의 남한강변에 펼쳐져 있는데, 이곳 일대의 남한강은 폭이 넓어 강물이 흐르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하천 주변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토사가 퇴적되어 만들어진 습지입니다.


▲ 바위늪구비습지   출처: 다음 지도



한 때 무분별한 골재 채취 때문에 바위늪구비습지를 비롯한 남한강의 일대의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었지만 이후 자연의 복원력에 의해 생태계가 되살아난 곳입니다. 남한강 중하류에서 가장 큰 생태적 가치를 가진 곳 가운데 하나로 이곳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인 단양쑥부쟁이와 표범장지뱀이 살고 있습니다.

단양쑥부쟁이는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우리나라 여주 등지의 남한강 일대에서만 서식하는 아주 희귀한 식물입니다. 신기하게도 강변 자갈밭 같이 다른 식물이 정착하기 어려운 아주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삽니다.




▲ 단양쑥부쟁이 (2009. 8월)  사진: 환경연합 마용운

단양쑥부쟁이는 원래 단양에서 충주에 이르는 남한강변에 널리 분포했지만 25년 전에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서식지가 수몰되었고, 이후 한동안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에 여주의 남한강변에서 단양쑥부쟁이 군락지가 발견되었는데, 바로 이곳 바위늪구비습지가 단양쑥부쟁이에게는 가장 중요한 서식처입니다.

그런데 이곳 바위늪구비습지는 지금 상당히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강을 살리는 사업을 한다면서 강변에서 살던 수많은 나무를 베어냈고, 습지를 메우거나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단양쑥부쟁이 서식처도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 4대강 살리기 사업 때문에 베어진 바위늪구비 일대의 나무들 (2010. 3. 16)  사진: 환경연합 마용운

다행히 여주환경연합 같은 환경단체들이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 서식처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일부 남아있던 단양쑥부쟁이 서식처는 망가지지 않고 보전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나마도 조만간 다른 대체서식지로 옮겨 심겨질 운명이고, 원래의 서식처는 준설되어 사라질 운명입니다. 

오늘 바위늪구비습지에서는 단양쑥부쟁이 새 싹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황사 바람도 봄이 오는 건 막지 못하나 봅니다. 우리도 그런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봄을 시샘하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싹을 틔운 단양쑥부쟁이 (2010. 3. 16)  사진: 환경연합 마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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