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못 먹어도 고! 못 지켜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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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은 자연과 인간의 생존권을 건 22조원의 삽질 도박판이다. 이 도박판으로 사라지게 될 동식물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생물과 자연의 손실로 인간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도박꾼들은 알고 있을까? 지금 그 도박판은 어떤 상황이기에 언론의 관심사 일까? 궁금해진 나는 그린리포터로서 2월 20일,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남한강 올레길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

  언론의 관심 속에 4대강 사업이 시작됐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역시나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월 20일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성대한 대접으로 몸 둘 바를 몰랐다. 처음 도착한 곳은 경기도 여주의 남한강 강천보. 강천보에 인근에 도착하자 인근 건설 관계자들은 버스를 에스코트하며 맞이했다. 여주 강천보의 경우 작업 진행률은 약 3%. 장마철이 오기 전 작업 진행 60%가 정부 목표라고 하였다. 가물막이 공사가 한창인 지금, 강은 흙탕물 범벅이었다.




▲ 강천보 공사현장. 한국의 아름다운 산수화가 인간의 이기에 사라져가고 있다 ⓒ안철



강천보에 7m의 보를 세우고 물을 가둬 정화 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안. 이를 위해 중장비들은 모래와 자갈을 열심히 퍼 나르고 있었다. 자정능력을 상실해버린 강은 흙탕물을 소화하지 못했고, 애꿎은 철새들이 흙탕물을 속을 수영하고 있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인간의 개입으로 자정능력을 상실해져가는 강, 보를 세움으로 자연의 순환으로부터 바뀌어버린 물의 흐름. 이로 인해 얕은 물에서 살던 생물들 역시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 없게 되었다. 곧 있을 산란기에 모래와 자갈이 사라져 버린 지금, 어디에 가서 알을 낳고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수 만년부터 살아왔던 그들의 자연적인 생활은 이제 새로운 방식으로의 도전을 받고 있다.

  친환경적이라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물을 가둬둔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트레킹에 함께 한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얼마 전 발생한 대청호의 녹조현상이 장마철 집중호우로 내려온 각종 부유물들 때문이라며, 보를 세운다면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이 방해받아 녹조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보라고 주장하고 있는 16개의 시설물이 사실상 국제적으론 Large dam 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천보 사업장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는 여주, 이천지역 취수장이 있다. 국민이 마실 물을 가지고 공사판으로 만들고 있는 지금, 여주, 이천 지역 주민들은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전국 20개의 보가 세워지면 이 사업은 자연과 인간의 싸움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전장으로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이구, 빗질 참 잘해놓으셨습니다 




▲ 구영동대교 바라본 여강의 모습. 버드나무와 갈대숲이 모두 사라진 이 습지는 도리섬과 바위늪구비 지역으로
 연결된다 ⓒ안철


  강과 생명을 살리겠다고 공언했던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이번 현장탐사에서는 단정히 이발한 모습의 습지가 우리를 반겼다. 빗질을 얼마나 깔끔하게 하셨는지 한쪽에는 수령 15년 이상의 버드나무를 오징어 널어놓은 것처럼 고이 모셔놓고 있었다. 사람이 다니기 힘들었던  습지는 길을 잘 닦아놔서 이제 신작로가 되었다. 각종 중장비가 다녔던 길에는 여러 야생동물의 흔적이 보였다. 

  정부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도리섬과 바위늪구비로 불리는 아름다운 습지에는 멸종위기 2급인 단양쑥부쟁이, 삵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살고 있다. 그 중 단양쑥부쟁이는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이다. 충주댐 건설이후 사라졌던 단양쑥부쟁이는 현재 남한강변 도리섬과 바위늪구비 지역에서만 대규모 서식이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 일대가 공사장으로 변해버린 지금, 단양쑥부쟁이의 미래는 너무나 불투명하다. 정부는 단양쑥부쟁이 보전을 위해 도리섬과 바위늪구비 지역 내 보존지역을 설정했다. 하지만 단양쑥부쟁이는 보존 지역 내 보다 보전 지역 밖에서 더 많이 발견되었다. 멸종위기 종을 유지하고 복원하기 위한 정부의 태도에서 환경을 살리겠다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4월은 잔인한 달

  여주 지역의 남한강은 수도권 2천만 주민이 이용하는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으로 흘러든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광고처럼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물이 물을 대신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남한강에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으로 강의 생태계는 크게 파괴되고 있고 물은 메주를 풀어 놓은 색깔로 변해버렸다. 정부는 현재 전체 작업 진행상황이 약 5% 라고 밝혔다. 그럼 6월까지 6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오탁수가 배출될까? 




▲ 남한강 강천보 공사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탁수 현상. 여주 남한강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으로 흘러들어
먹는 물에 영향을 미친다 ⓒ한숙영
 

또한 4대강을 완공하더라도 본래의 깨끗한 하천을 담보할 수 없다. 자정기능을 하던 모래가 사라지고 인공적으로 세운 콘크리트 속에서 어떤 깨끗함을 말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촉박한 기한으로 인해 부실공사 또한 염려스럽다. 물을 막음으로 생길 문제들. 자연적 정화활동의 불가, 흐름의 단절로 생길 문제. 인간과는 달리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동식물들. 다들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아름답던 여강은 말이 없다. 눈이 녹아 눈물이 되고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보낸 자연은 살해당하고 있다. 4월은 잔인하다. 얕은 물에서 살던 물고기도 어디론가 쫓겨나야 하며 고라니, 삵, 수달은 갈 곳을 잃고 방황할 것이다. 새롭게 뿌리를 내리던 단양쑥부쟁이는 겨울을 인내했지만 봄에는 자기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도리섬과 바위늪구비 지역의 모든 동식물은 애물단지 비정규직이 된다. 날은 아직 미숙해서 봄이 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얼어붙은 여강은, 아름다운 여강은, 생명을 내포하고 생성하는 여강은 그래서 슬플 수밖에.

  대한민국에는 멀쩡하게 잘 흐르는 동맥이 있다. 어떤 사람은 이 혈관이 더럽고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한다고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백혈구와 적혈구는 스스로 잘 행동하고 있다. 남한강 올레길 트레킹에 참여했던 Dennis Normile 사이언스지 기자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멀쩡하게 잘 흐르는 동맥을, 콜레스테롤이 꽉차있다고 가르는 수술을 하려한다. 22조원의 피를 준비 해 놓고. 이 수술의 영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걷는 것들이 정말 많다. 물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에 있는 단양쑥부쟁이,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와 삵, 수달.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왜 동식물도 못 지키면서 환경을 보존한다고 하나요? 자연과 생태계를 못 지켜도 go 하실 건가요? 물 못 마셔도 go하실래요? 지금도 쪽박인데, 얼마나 더 쪽박 나봐야 정신 차리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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