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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관련 피해 조사 보고서 – 태풍 ‘매미’ 관련 피해 조사 결과


Ⅱ. 태풍 ‘매미’ 관련 피해 조사 결과

1. 태풍 ‘매미’와 피해 상황
1) 제14호 태풍 “매미(MAEMI)”의 상황과 특성
(1) 제14호 태풍 “매미”의 진로

제14호 태풍 “매미”는 9월 6일 15시경 발생, 9일 09시경 태풍(TY)으로
발달한 후, 12일
18시경 제주도 성산포 동쪽 부근 해상을 거처 12일 20시경에 경상남도 사천시 부
근 해안에 상륙, 함안군과 대구
동쪽을 거쳐 13일 02시 30분경에 울진 부근 해안을 통해 동해 상으로 진출하였
다.

(2) 강수량 상황
9월 11일 제주도 및 남해안지방이 태풍전면에 들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여 9월 11
일에서 13일 09시까지 전국적으로
10∼450㎜의 강수량을 보였다. 주요지역 강수량은 남해 452.5㎜, 대관령
397.0㎜, 강릉 308.0㎜, 고흥
303.0㎜, 성산포 269.0㎜, 진주 271.1㎜, 제주 266.4㎜, 여수 258.6㎜, 산청
256.5㎜,
마산 178.0㎜, 통영 164.5㎜, 부산 104.0㎜에 달했다. 그리고 남해안지방과 강원
도 영동지방에는 시간당
47.0㎜(대관령, 12일 22∼23시)∼79.5㎜(남해, 12일 20∼21시)의 집중호우와 일
강수량 400㎜를
나타내는 곳도 있었다.

(3) 바람 상황
이번 태풍 통과 시 ‘최대순간풍속’은 제주 60.0㎧(2003년 9월 12일 18시11분)와
고산 60.0㎧ (2003년
9월 12일 16시10분)으로 우리나라 관측(1904년)이래 최대순간풍속 극값을 경신하
였고(종전 : 58.3㎧, 2000년
8월 31일), ‘최대풍속값’ 역시 제주도 고산 51.1㎧(종전 43.7㎧), 제주 39.5㎧(종
전 36.1㎧),
여수 35.9㎧(종전 35.5㎧ )로 극값을 경신하였다.

(4) 태풍 ‘매미’의 특징
태풍 ‘매미’는 우리나라 북쪽으로 대륙고기압이, 동쪽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위치
한 까닭에 태풍이 발생한 후 속도가 느리게
진행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남해 상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28℃정도로 높아 태풍
의 세력을 계속 유지하였기 때문에,
북위 30도 부근에서도 태풍의 중심기압이 940hPa이었고, 육상에 상륙해서도 중심
기압이 950hPa로 태풍의 위력이
강하였다.
이번 태풍으로 우리나라 관측이래 최대순간풍속 극값을 경신한 주된 원인은 우리
나라를 통과한 태풍 중 중심기압이 가장
낮았으며,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북쪽에는 찬 성질을 가진 대륙 고기압이 위치하
고 남쪽에는 발달한 열대저기압인 태풍이
위치하여 고기압과 태풍간의 대기압력 공간격차에 의하여 나타나는 힘인 기압경도
력이 강하였기 때문이다.

※ 이번 태풍이 경남 사천시 부근 해안에 상륙할 때의
중심기압은 950hPa로
분석되며, 중심부근 최대풍속 40m/s 이었고, 풍속 15 m/s 이상의 태풍중심반경이
약 330km 이내로, 태풍의
강도는 [강], 크기는 [중형]이었다.

2) 태풍 ‘매미’ 관련 피해 상황
(1) 인명피해
태풍 ‘매미’에 의한 인명피해는 130명에 달하고(사망 117, 실종 13), 원인별로 산
사태 18명, 건물붕괴 12명,
하천급류 27명, 침수 18명, 기타 55명이고, 지역별로는 경남 63명, 경북 19명, 부
산 16명, 강원 13명,
전남 12명, 대구 4명, 제주 2명, 전북 1명 등이었다.
※ ’59 사라호 인명피해 : 849명, 2002 루사 인명피해 : 246명

(2) 이재민
이재민은 총 4,089세대 10,975명인데, 지역별로 경남 2,330가구 6,428명, 경
북 603가구 1,346명, 부산 511가구 1,552명, 강원 335가구 922명, 전남 157가구
358명, 울산
14가구 27명, 전북 43가구 89명, 충북 등 96가구 253명이었다.

(3) 침수피해
침수피해는 주택 21,015동과 농경지 37,986ha에서 일어났는데, 주택은 경남
11,067동, 강원 3,474동,
부산 2,966 동, 대구 943동, 경북 2,093동, 제주 등 472동이고, 농경지는 경남
16,129ha, 경북
9,281ha, 전남 3,732ha, 강원 등 8,844ha였다.


(4) 재산피해
재산피해는 총 4조 7,810억원에 달했는데, 공공시설이 3조 2,640억원, 사유시설
이 1조 5,170억원에 달했다.
공공시설의 피해현황을 보면, 도로 2,188개소와 교량 90개소, 하천 2,676개소와
소하천 3,653개소(수리시설
27,547개소), 사방시설 1,204개소(1,477㏊)와 임도 397개소(360㎞)가 유실되었
다. 시유시설은 건물
6,513동(전파 1,556동, 반파 4,957동), 선박 5,407척(전파 2,534척, 반파 2,873
척), 비닐하우스
2,168㏊가 파손되고, 농경지 4,882㏊가 유실·매몰되었다.

(5) 기타 피해
그 외 총 148만호에서 정전이 발생하였고(부산 33, 대구 20, 전남 16, 경남 52,
제주 14, 충북 등
12), 원자력 발전소 5기(고리1·2·3·4호기, 월성 2호기)가 가동 중단되었으며,
부산 월래정수장 등 23개시군
47개정수장이 가동 중단되어 426만명에 식수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항만 컨테
이너 크레인 11기(전도 8기, 궤도이탈
3기)가 파손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피해가 발생했다.


2. 낙동강유역 범람 피해에 대한 조사 결과
태풍 ‘매미’에 의한 피해의 상당한 비율은 낙동강 유역에서 발생하였으며, 또한
이들 피해의 많은 부분은 낙동강의 범람과
연관이 있다. 또한 낙동강 유역은 지난해 태풍 ‘루사’ 때에도 크게 범람하여 심각
한 피해가 발생하는 등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으므로, 조사단은 낙동강의 범람원인과 대안을 모색하는데 관심을 두
었다.


1) 피해현황 및 특성
(1) 태풍 ‘매미’의 낙동강 유역에서의 기상상황
태풍 매미는 12일 20시 경남 사천시 부근에 상륙, 21시 경남 함안 부근, 23시 대
구 남서쪽 20km 부근,
13일 00시 대구 북동쪽 35km 부근, 01시 경북 청송군 부근, 02시 경북 울진군 부
근의 경로를 그리며 낙동강
유역을 휩쓸고, 13일 02시30분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김해 수위측정소의 자료를 통해 볼 때, 9월 12일 낙동강 유
역의 평균 강수량은 106mm이며,
유역 전체에서는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 5시에서 11시경까지 집중적
인 강수량을 보였다. 또한 남강의 하류인
정암 수위측정소의 자료에 의하면 서부권역의 평균 강우량이 281mm에 달해, 태풍
이 상륙한 진주 인근의 강수량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2) 낙동강의 홍수 상황
낙동강의 수위는 오전부터 뿌리는 비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져, 낙동강 홍수
통제소는 홍수주의보를 낙동강 하류(구포)에
12일 22시 발령하는 것을 시작으로, 13일 0시 삼랑진과 진동, 13일 5시 낙동과 현
풍 등으로 확대하고, 또한
홍수경보를 낙동강 하류(구포)에 12일 22시 발령하고, 13일 12시에는 삼랑진, 진
동, 현풍, 낙동 지점 등 낙동강
전역으로 확대한다. 그리고 14일 1시 낙동의 홍수경보를 해제하는 것을 시작으
로, 16시 현풍, 진동, 삼랑진 지점에
해제하고 구포는 홍수주의보로 대체 한 후, 15일 17시 구포지점의 홍수주의보도
해제하여 상황이 종료된다.



위 표를 살펴보면, 낙동강 본류는 집중호우가 내린 12일 17시경부터 곧바로 수위
가 상승하여 20여 시간이 지나 정점에
이르며, 이틀이 지날 때까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낙동강의 첨두유량은 하류(구포)에서 중류인 현풍
(낙동강 하구둑 깃점
145km)은 물론 상류인 낙동(250km 지점)에 이르기까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특징은 낙동강 유역의 강우가 빠르게 본류로 유
입되지만 완만한 경사
때문에 하류에서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엄청난 유량이 낙동강 본류 700여리
와 남강 200여리에 저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해 태풍 루사의 영향에 의해 큰 홍수
가 발생했던 2002년
9월 1일에서 3일까지의 낙동강 유역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2) 조사결과
(1) 낙동강 하천부지 침수
수년 동안 반복된 낙동강 유역의 수해를 계기로,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건설했던
낙동강 본류와 남강의 제방은 대체로
견고했다. 하지만 제방 월류 직전에까지 달했던 홍수의 위력은 하천부지를 이용해
온 농경지와 제방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지역을 초토화했다.

(2) 낙동강 지류 제방의 붕괴와 침수
낙동강 본류와 남강의 수위가 3일 동안이나 홍수위를 기록하면서, 지류의 유량은
본류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제방을 무너뜨리고
주변의 농지로 쏟아져 들어간 곳이 많았다. 또 본류의 물이 지류로 역류해 들어
와 지류의 약한 제방을 무너뜨리거나
농지를 침수시키는 피해가 많았다.

(3) 시설물 파손
낙동강에 저류된 막대한 유량과 본류로 배수되지 못한 지류의 유량은 양배수장과
배수 갑문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하나의 사례로 경남 의령군 지정면 오천뜰은 남강과 지류인 봉곡천 사이의 평야
로, 4개의 배수펌프장이 건설되어 있고,
지류와 남강사이에는 철재 배수갑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배수갑문이 남강
의 높아진 압력에 무너지면서 양배수장이
고장나고, 가동된 배수장조차 역류하는 유량을 처리할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홍수
피해를 입었다. 또 봉곡천의 지류인 두곡천에까지
물이 역류하여 제방이 유실되고 농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4) 농지침수
붕괴된 제방과 원만하지 못한 배수때문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낙동강 본류
와 지류들의 합류부위 근처에 있는 농지들이
많은 침수피해를 입었다.


3) 피해 원인 분석
위에서 거론한 것처럼, 낙동강은 상류의 강우가 빠르게 본류로 유입되고, 하류는
바다로의 배수가 원만치 않으며, 강의
완만한 경사 때문에 엄청난 유량이 수백 km의 제방 속에 위험스럽게 널려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낙동강은 제방과 시설의
문제나 관리자의 작은 실수만으로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인 위험
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단은 이러한 위험의 대부분은 자연적인 현상
이 아니라 잘못된 하천정책이
불러온 구조적인 비극이라고 판단하였으며, 다음의 요인들을 주요한 문제점으로
분석하였다.

(1) 홍수터 제거가 초래한 높은 제방
낙동강에는 제4기 빙하시대가 끝나고 해수위가 상승하면서, 유역의 저지대에 광범
위한 습지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습지는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寶庫)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저수(貯水)와 보수(保水),
유기물의 보관, 범람의 억제, 지역
기후의 안정에 역할을 하였다. 낙동강 생태계와 구조의 안정은 이렇게 광범위하
게 존재했던 습지에 기반한 측면이 컸다.

하지만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낙동강 유역 습지의 90% 이상은 농지 등으로 전
용되었고 강물은 좁은 하천에 유폐되었다.
이는 제방을 과도하게 높이고, 양배수장 없이는 농지 이용이 불가능한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더구나 개간된 농지들에 경지정리사업을 하면서 설치한 배수로가 대부분 흄관이
나 콘크리트를 이용했기 때문에, 저류 및
홍수터의 역할을 하던 곳이 도리어 급배수를 일으키고 하류의 범람을 유발하는 원
인으로 되었다.


(2) 하천 구조물들이 가져온 하상(河床)의 상승
낙동강 하구둑은 낙동강 하류의 수위를 50cm 높여 농공용수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
지만, 이러한 공사는 막대한 양의
토사와 오염물질의 퇴적을 불러와 실제로 용수량 확보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또한 하구둑은 하류의 다른 구조물들과
함께 하구 지형과 해류의 변화를 초래해 낙동강의 배수를 방해하고 있다. 이에 따
라 좁은 수로와 하류 하구둑에 막힌
낙동강에는 지속적인 토사 퇴적이 이루어져 하상이 상승하고 있다. 결국 높아진
하상은 낙동강을 홍수에 더욱 취약하고
하고, 만성적인 홍수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3) 하천정비라는 이름의 하천 직선화
국가하천에 대한 정비가 마무리되면서(2000년 기준, 81.5%, 2,984km), 이제 하천
정비사업은 지방하천(60%,
1만 9547km)은 물론 산골짜기의 소하천에까지 이어져, 2007년이면 전국 하천의
100%가 제방 안에 갇힐 운명이다.
굽은 하천을 바로잡고 하천 내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이 사업은 하천의 마찰(조도)
계수를 줄여 유속을 빠르게 하고, 생태계를
사막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하천의 구조 덕분에 강우는 지하로 흡
수될 틈도 없이 빠른 속도로 본류로 흘러들고,
빨라진 속도의 제곱만큼 거대한 에너지로 제방을 위협하고 있다. 수자원의 낭비
와 홍수피해를 가중시키는 이중의 악영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4) 낙동강 지류에 전이(轉移)된 본류의 모

결국 낙동강의 이번 홍수피해는 위태로운 낙동강 본류(국가하천)의 문제점들이 강
력하게 구축된 제방에 의해 지류(지방하천)들로
전이된 피해라고 할

수 있다. 즉, 지방하천이 튼튼한 제방으로
무장하고,
강력한 배수펌프로 더 많은 물을 본류에 퍼 담았을 경우, 낙동강 본류가 무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번 홍수가 만약 지난해의 루사에 버금가는 강수량을 기록했거나(지난해는 2-3
배 가량 많은 강수가 있었음), 강우기간이
더 지속되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5) 체계적이지 못한 하천관리
용수 이용의 목적과 형태, 하천의 규모, 업무의 성격 등에 따라 건교부, 환경부,
농림부, 행자부, 산자부, 산림청,
지자체 등에 분산되고 단절된 물관리체계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은 문제제기가 있
어왔다. 이러한 체계는 홍수와 관련해서도
일관되고 효율적인 홍수예방 활동을 어렵게 했고, 홍수 발생 시의 대응도 혼란스
럽게 했다. 즉, 홍수 예방을 위해 낙동강
유역의 전반에 걸친 일관된 원칙과 치밀한 집행이 필요하지만, 단절된 업무와 책
임소재의 모호함에 때문에 업무는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후 복구 과정에서도 역시 반복될 수밖에 없
다.
또한 행정기관 중심의 하천관리는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은 물론 지역의 여러 집단
들을 참여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무능하다고
질타하는 행정기관에 모든 것을 맡기고 기다리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했
다.

4) 대안
낙동강 홍수의 원인이 하천의 직선화, 습지의 오용, 하천 구조물들의 유수 방해
등에 따라 과도하게 높아진 강 본류의
수위 때문이라면, 낙동강의 홍수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은 당연히 이들의 악영향
을 제거하는 쪽에서 찾아져야 한다. 그리고
이들 정책을 고집해 온 관성화된 관리체계의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1) 습지의 복원과 일부 농경지의 유수지 활용을 통한
홍수터 확보
‘현존하는 습지의 손실을 방지’하고 장기적으로 ‘습지의 질을 개선시키고 양을 확
대’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을 습지로 되돌리는 복원사업이 우선
검토되어야 한다. 이는 많은 유지비용을
들이면서 무모하게 경작되고 있는 한계 농지의 효율적인 용도를 찾아줌으로써, 사
회자원의 낭비를 막고 국토의 환경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저지대나 수해위험지구는 매립으로 재개발하거
나 정부에서 매수해서 유수지를 이용하거나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국가의 정책도 필요하다.
또한 큰 홍수 시에 농경지의 일부분을 계획적으로 침수시켜, 해당지점과 하류지
역 홍수의 피해를 저감하고 방어가 필요한
지역을 보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하천 제방 외부에 별도의 방수로를 두
고, 제방과 방수로 사이를 경작지로 활용하다
홍수기에 유수지로 활용하는 사례는 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정부는 제방축조
와 댐 건설 등 치수를 위해 계획하는
재원의 일부만으로도 토지소유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할 수 있고, 국토의 환경성
과 안전성을 높을 수 있다.

(2) 낙동강 하구둑 등 하천 구조물의 철거와 정비
낙동강 하구둑과 하천구조물들이 홍수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음이 의심되므로,
이에 대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들의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그 효율성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낙동강의
홍수 피해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리는 실익 없는 구조물과 함께 존재할 이유가 없다.

(3) 하천 정비사업의 환경성 확보
건교부와 행자부에 의해 진행되는 하천정비사업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신속한 배
수와 통수면적의 확대만을 목표로 한 지금의
하천정비사업은 이제 환경파괴와 홍수유발의 대명사가 되고 있으니 폐기되어야 한
다. 도리어 강우의 유출을 적정한 수준으로
통제하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천의 고유한 모습을 복원하는
사업이 시작되어야 한다. 농림부의 경지정리사업
때도 일정면적의 홍수터 혹은 둠벙, 습지 등을 조성하고, 배수로 건설 때도 흄관
이나 콘크리트 같은 재료들의 사용이
자제되어야 한다.

(4) 지역공동체의 대응능력 제고
재해의 책임이 모두 국가에 있지 않으며, 국가에 의해 완벽하게 예방될 수 없다.
또한 홍수의 피해 저감이 시설의 투자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지역의 환경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
는 지역 공동체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수해위험 조사자료를 제공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집행하기 위한 조례와 계
획을 수립토록 의무화하거나, 지방정부와
주민들에게 자연재해에 대한 보험 가입을 가입토록 하고 충분한 성과를 얻는 지역
에 인센티브와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의
외국 사례들을 우리도 검토할만 하다. 또 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 거주자들의 이주
와 위험한 토지이용 방법의 변화를 논의토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에 대한 원망과 안전불감증 같은 국민의 수동적인 재해
대응이 아니라, 자립적이고 자발적인
지역의 재해 예방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5) 유역통합관리 체계 구축
하천 관리주체의 분산과 중복이 불러온 폐해와 비효율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지적
되어 왔다. 또한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하고 행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하천관리의 불합리함도 충분히 밝혀져
왔다. 따라서 이번 홍수에서 나타난 혼란과
무원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는 ‘유역통합관리체계’를 도입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체계를
통해 유역 내 다양한 주체(낙동강 유역 또는 소유역별로 지자체, 시민사회, 기
업, 전문가 등)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유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독창적인 정책의 수립과 집행체계를 통해 하천관리의 효
율성과 합리성을 높여야 한다.

(6) 물의 순환 체계를 고려한 하천관리
하천의 홍수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인간사회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류
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즉 상류에서부터 우수의 침투성을 제고하고, 도시지역에 지하
우수 저장조를 건설하고, 유출수의 억제를
위해 여러 방향의 저류시설을 건설하며, 콘크리트로 건설하고 있는 하천공사를 자
연형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적정규모의
홍수터를 확보해 물의 속도를 조정하고, 지하수를 충원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
다. 이를 위해서는 홍수를 포함한 총체적이고
일관된 하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이제 분명한 것은 조밀한 댐, 튼튼한 제방, 줄줄이 늘어
선 양배수장으로
낙동강의 재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과도한 욕심과 지나치게 작위적
인 시설들이 재해를 키우고 있음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과감한 결단을 해야한다.

5) 왜곡된 홍수 대책에 대한 반론
늘 홍수가 나면 이어지는 악선전이 있다. ‘예산과 인력의 부족에 대한 한
탄’과 ‘댐과 제방 등의 토목공사를 벌여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목소리들이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데, 실상 이러한 대책이
란 토목공사를 벌여서 반사적인 이익이
얻는 집단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홍수예방 효과는 미미하다.
실제로 한국은 이런 주장을 펼치는 분들이 수십년간 지배해 왔고, 이들의 제안에
따라 댐건설과 제방축조 그리고 배수시설을
건설하느라 수백조의 예산을 투자해 왔지만 그 효과는 참으로 의심스러운 상태
다. 아래 표는 건설교통부가 작성한 「2001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등에 기초하여 추산한 피해액인데, 우리의 예상과 달리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 예산 늘려도 홍수 못 잡는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하천정비예산이 연간 1조원 수준으로 도로 관련 비용의 1/10
에 불과하다며 불평한다. 하지만 이러한
예산은 올해 건교부에 배정된 하천관리 예산만 따진 것으로, 건교부와 농림부의
댐 건설 및 운영예산, 행자부의 소하천
정비사업 예산, 환경부의 수질관리와 하천정화사업예산 등을 포함할 경우, 올 한
해 예산만 7-8조에 달한다. 이는
국가예산의 6%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고, 이중 하천과 댐에 관계된 예산만 따
져도 년간 4-5조로 추산된다. 더구나
올 해엔 지난 루사 등의 영향으로 9조 486억원의 천문학적 예산이 수해복구에 투
자되었기 때문에 치수사업에 예산지원이
부족했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
결국 예산을 들먹이는 관료나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발생한 재
해를 자연의 탓으로 돌리고, 또 다시 국가의
혈세를 낭비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도리어 자연재해를 기회 삼아 자신들의 이
익을 확보하기 위해 부도덕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다.

(2) 댐 더 지어도 홍수 대책 안 된다.
현재 낙동강 유역에는 6개의 다목적댐을 비롯하여, 300개 이상의 대형댐이 존재한
다. 하지만 이들이 조절할 수 있는
홍수의 양은 이번에 유출된 전체 유량의 1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댐 건설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에
비춰볼 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적인 해법으로 검토할 수
는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경제성 있는
지역들에는 이미 댐이 모두 건설되었고,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 등으로 ‘댐 자
신의 안전성을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댐을 대안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도리어 급증하는 홍수피해규모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댐과 제방에 대한 과도한 믿
음을 심어 하천변에 개발을 집중시킨 탓이므로,
우리는 이번 홍수를 댐의 기능과 효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3) 제방 건설로 홍수를 피할 수 없다.
이번 홍수의 결과를 두고 혹자는 그 동안 국가하천(낙동강 본류와 남강)에 많은
예산을 들여 지속적으로 제방을 높여온
덕분에 국가하천들이 피해를 면했으니, 이 곳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의 제방을 마
저 높이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이번 홍수에 제방이 붕괴된 하천의 규모와 배후 농경지의 규모를 고려한다
면, 어불성설임을 알 수 있다.
어떠한 방법을 마련하더라도 4백km에 달하는 낙동강 본류와 수천km에 달하는 지
류 제방으로 홍수를 완벽하게 가둔다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다. 또한 관련한 수만개의 시설물들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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