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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전쟁과 환경 – 전쟁과 환경

전쟁과 환경

글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1991년 7월 9일에서 7월 12일 사이에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에서 캐나다 정부와 유엔의 공동주
최로 ‘환경파괴가 전쟁의 도구로 쓰이는 문제’에 대한 국제회의가 있었습니다. 30여 개 국과 유
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여기에서 논의된 여러 가지 전쟁과 환경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우리가 ‘환경파괴, 환경파괴’ 하지만 실제로 전쟁만큼 환경에 큰 파괴를 미치는 오염행위가 없
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전쟁이 자주 있었던 지역이나 타민족의 침략을 자주 받았던 지역들
을 보면 거의 다 황폐하고 사막이 되어 버렸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던가 다른 민족의 침략을 받거
나 하면 땅이 거의 초토화되어 버립니다. 부락에 불을 지르고 산림을 불태우고 하는 것은 예사입
니다.
그런데 이번 걸프전쟁에서 이라크가 보여준 행위는 환경테러나 환경약탈행위의 극치를 보여줍니
다. 이라크가 전쟁에서 지고 도망갈 때쯤 해서 유정의 밸브를 열어서 기름을 땅 위나 페르시아만
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리고 수백 개의 유정에 불을 지르고 갔습니다. 그래서 쿠웨이트는 전쟁
에 이기고 고국에 돌아가기는 했지만 가보니까 가져갈 만한 물건은 다 도적맞고 없고 남은 재산
이라는 것은 유전이 거의 다인데 그나마도 대부분의 기름을 바다에 퍼다 붓고 유정을 불지르고
해서 남은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허탈감과 분노에 차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쿠웨이트인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일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악한 일을 할 수 있는가 하고 분노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걸프전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그 이외의 전쟁이나 침략에서 어떤 일이 일어
나고 있었는지,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이 회의에서 있었던 토론내용
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걸프전쟁이 시작되고 1991년 1월 21일쯤 되어서 미국 측에서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쿠웨이트
시 근처에 이라크가 유정 밸브를 열어서 엄청난 양의 기름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
입니다. 그 양을 유추하기를 150만 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열흘 지나니까 영국에서
도 ‘1월 31일 미나 알 바크르 해안에 또 이라크가 유정 밸브를 열어서 기름을 쏟고 있다’는 정보
를 알려 왔습니다.
이 두 가지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해서 소련에서 인공위성 사진으로 분석해 본 결과 첫 번째는 미
국 쪽이 발표한 150만 톤보다는 적었지만 50만 톤이 쏟아졌는데 지금까지 가장 큰 사고였던 1978
년도의 아모코 카디즈 사고 때의 기름 유출량의 2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영국군에서 발표한 기름 유출량은 소련에서 발표하기를 10만 톤쯤 되겠다고 발표했습
니다. 그런데 이 양이 얼마나 많은 양인가 하면 전쟁이 끝난 뒤 일년이 지나도 그 피해가 계속
되고 있고 그 피해 규모가 얼마일는지 우리가 제대로 계산도 못할 정도로 엄청난 피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를 비롯한 다국적 기술진이 기름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 캐나다만 하더라도
쿠웨이트에 군대를 파견할 때는 국민들이 왜 전쟁을 하러 가느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인도적 입장에서 기술진을 보낼 때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
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기름 걷어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해안마다 엄청난 양의 기름이 쌓
여 있고, 어떤 곳에는 몇 미터, 몇 십 미터까지 해안에 기름이 둥둥 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기름을 쏟은 것뿐만 아니라 유정에 불을 지른 것도 엄청난 양입니다. 전쟁이 끝날 즈음인 6월
12일에 50개 유정이 일주일째 불타고 있다고 다국적군이 보고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
난 6월 22일이 되니까 1백 개 이상의 유정이 불붙고 있다고 보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
날 즈음인 6월 28일쯤 되니까 그때는 1백 개가 아니라 6백 개의 유정이 불타고 있다고 보를 했습
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후에 가보니까 이 지역의 1천 개 되는 유정 중에서 8백 개 유정이 파
괴되었고 그 중에 5백 개가 계속 불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만 해도 엄청납니다. 세계의 기상기구에서 추산한 것을 보니까 여기에
서 나오는 오염 배출이 아황산가스가 하루에 4만 톤이 나오고, 질소산화물이 3천 톤, 일산화탄소
가 50만 톤, 기타 우리가 아는 여러 가지 대기오염물질이 다 방출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오염배출량이 얼마나 많으냐 하면 아황산가스 배출량만 하더라고 유럽에서 제일 큰 나라라고 알
려지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배출량을 다 보탠 것보다도 더 많습니다.
이렇게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나옴으로써 인근 날의 하늘도 검게 덮여 있습니다. 글서 햇빛이 비
치지 않기 때문에 몇 도 정도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이 되기도 합니다. 이 지역을 보면 항
상 편서풍이 붑니다. 그래서 이 영향이 인근의 파키스탄이나 인도, 히말라야, 중국까지도 날아온
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부 중국만 하더라도 이 영향으로 인해서 평균 기온이 1도 내지 2
조씩 낮아질 거라고 세계기상기구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히말라야 산에는 까만 눈이 내립
니다. 눈과 더불어 내리는 검댕이 열을 받아들여서 눈을 빨리 녹게 하고, 또 이 때문에 지구 기
후에 변동이 생겨서 장마가 이 지역에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피해도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이 편서풍 때문에 이란이라든지 파키스
탄과 같은 나라에 오염물질이 내리는 것만 해도 굉장합니다. 또한 이렇게 먼지가 나면서 하늘을
덮을 때 그것 때문에 태양 에너지가 어느 정도 차단될 것입니다. 그것이 몇 퍼센트가 될지 우리
가 정확하게 계산해본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생태계는 아주 정확하기 때문에 만약 태양 에너지
가 동남아시아 지역에 1퍼센트 차단된다면 농작물 수확이 그만큼 감소하게 됩니다. 그래서 검댕
이나 산성비 피해를 직접 보지 않은 지역까지도 농작물 수확이 감소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쿠웨이트인들이 받는 피해도 엄청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나오는 검댕이나 먼
지 때문에 알레르기에 걸려 있고,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
다. 쿠웨이트시는 사흘 중에 이틀은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회의에서 사진으로 촬영되어 보여진 사실입니다. 또 이라크가 유정을 파괴하고 쏟은 기름
이 이 지역의 토양을 다 덮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석유가 강을 이루고 호수를 만들고 있는데, 많
은 곳에는 몇 미터 깊이까지 석유가 쌓여 있습니다. 또 시커먼 비가 내려서 쿠웨이트가 인근 지
역의 물뿐 아니라 토양이 다 오염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지하수가 오염되고, 그러다 보
니까 근처 지역에서는 농사도 짓지 못하고 사람이 마실 물도 없어졌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체르노빌 사건 이후에 지구상에서 가장 큰 환경오염 참사였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와 같은 사건은 이라크에 의해서만 일어났던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다른 나
라에서도 이런 환경파괴 행위가 많이 있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만 보십시오. 우리
나라가 일제침략을 받으면서 그 많던 산림이 다 없어졌습니다. 지구상에서 많은 식민지였던 국가
들을 보면 거의 다 환경이 황폐하게 되거나 사막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프리카를 한번 보십시오, ‘타잔’과 같은 소설에서 보던 것과 같은 그렇게 울창한 밀림이 지
난 백 년, 2백 년간 유럽의 식민지로 있는 동안에 유럽이 나무들을 베어 버려 사라졌습니다. 현
지 나라들의 생태학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약탈해 갔습니
다. 그 결과 지금 아프리카에는 나무 있는 나라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거의 다 황폐화하
고 사막이 되었고 옛날의 그 큰 아름드리 나무들이 사막 가운데서 말라가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현재 식민지는 거의 없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선진국들이 제3세계의 환경자원을 수탈하고 있
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목재 같은 것입니다. 지금 지구를 보면 목재가 사실은 후진
국보다 선진국에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베어지는 목재들은 거의 아프리카나 동남아시
아 일대 지역에 있는 제3세계의 목재들입니다.
이런 식민지 지역뿐만 아니라 사실 전쟁하는데 있어서 많은 환경피해들이 있어 왔습니다. 전쟁
하는 상대국뿐만 아니라 전쟁을 할 때에는 자국내 에서 행해지는 환경피해도 막심합니다. 예를
들면 중국이 일본과 전쟁을 할 때 중국이 큰 댐을 파괴해서 일본군을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은
이 댐 파괴 때문에 수십만 명의 중국인이 죽고 강을 못 쓰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베트남을 한
번 보십시오. 미군이 베트남을 지킨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땅에 다이옥신이라는 독성물질을
뿌림으로써 그것을 뿌린 자리에는 지금도 나무가 자리지 못하고 또한 그 피해 때문에 미군들도
피해를 입었고 한국군도 피해를 입었고, 뿐만 아니라 베트남인들도 지금 그 인근 지역에서는 여
러 가지 유전적인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쟁에 이기면 뭐합니까? 우리나라도 한번 보십시오. 일제시대 때 그렇게 많은 나무를
잃었고 또 6·25가 일어나자 남아 있던 나무마저도 다 불타 없어졌습니다. 우리가 빨갱이를 잡는
다 어쩐다 하면서 지리산뿐만 아니라 여러 산에 불을 질렀잖습니까? 그리고 지금도 이북과 대치
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방의 많은 산에는 나무를 많이 베어 없앴습니다. 그렇게 해야 적이 침범
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전쟁을 하다 보면 적국뿐만 아니라 자국의 환경도
많이 파괴되게 마련입니다.
이런 전쟁뿐만 아니라 앞으로 핵전쟁이 일어날 때는 전 지구와 인류의 생명을 담보로 전쟁이 진
행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도대체 전쟁에서 이기면 뭘 합니까? 쿠웨이트를 한번 보십시
오. 이겼지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베트남을 한번 보십시오. 설마 월남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미군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그 다이옥신으로 황폐해진 땅을 찾아서 뭐합니까? 핵전쟁
경우에는 이긴 사람이 어디 있고, 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 한꺼번에 죽게 마련 아닙니까?
이런 사건들이 이를 막는 국제적인 법이 없어서 일어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법은 있습
니다. 아주 옛날부터 전쟁윤리를 규정한 법들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만 하더라도 모세가 쓴 율
법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너희는 어느 성읍을 오랫동안 에워싸고 쳐서 취하려 할 때에도 도끼를 들어 그곳의 나무를 작
멸하지 말라. 이는 너희의 먹을 것이 될 것임이니 찍지 말라. 밭의 수목이 사람이냐? 너희가 어
찌 그것을 에워싸겠느냐?” (신명기 20장 19절)
그리고 유대의 역사가인 요세프스도 그 당시의 규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하더
라도 적국의 땅에 불을 지르고 새끼 낳는 짐승을 죽이는 악한 행위를 엄격히 금해서 이런 일을
행하는 사람들은 불량배로 취급해서 엄한 벌을 내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중세만 하더라고 로마의 교황들이 갖가지 법령을 내렸습니다. 1570년에 막시밀리안 2세는, “적
군 것이든지 아군 것이든 인류공동체의 필요성을 채워주기 위해서 있는 물건은 훼손하지 말고 먹
을 것을 버리거나 상하게 하지 말라”는 법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690년에 제정된 로
마 교황청의 법령에도 “적국에서라 할지라도 학교나 병원이나 빵굽는 기계와 같이 공공이 쓰는
재산을 불지르는 자는 완전한 불량배로 취급을 해서 파렴치범으로 처벌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옛날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이와 유사한 법이 있습니다. 1949년에 제네바에서 협정을 맺은 바에
의하면 “환경에 광범위하고 장기적이고 심한 피해를 주는 행위를 전쟁에서 금한다”고 되어 있
고, 이것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법이 있으면 뭘 합니까? 이번에 이라크를 보십시오. 이런 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지키지 않으면 아무런 제재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해도 이라크
는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이라크의 형편을 보더라도 자기 나라의 피해를 복구하기도 바쁘고
돈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요구에 응할 수가 있겠습니까?
피해를 본 이웃 나라들이 나라들마다 다 자기 나름대로 계산해서 피해보상을 요구하지만 그 계
산을 누가 다 믿고 들어주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일에 국제적인 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예
를 들어 국제적십자사와 같이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환경재해를 공정하게 조사하고 피해를
시정하고 대처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다 제정신이 아닙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파괴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런 법칙보다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
고 지혜를 쏟는 것이 가장 최선이 방법입니다.

자료출처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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