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프로그램

환경운동연합10주년기념심포지움 – [여성/아동/교육]녹색의 주류화와 여성, 아동, 교육

1. 녹색 의제에서 교육은 배제되고 있다. 교육은 녹색주류화의 토대이다.
교육은 녹색 사회의 전제 조건인 탈근대적, 탈가부장적 인간형이 어떻게 생성될 수 있는가의 문
제. 인간중심적/남성중심적/패권적/권위주의적인 근대 인간형을 벗어나서 만물을 생명으로 감수
(感受)하고 공경을 내재화한 탈권위주의적인 녹색 인간형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인가? 녹색의
정치, 경제는 사실 이런 인간형이 전제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
이른바 공교육, 학교 교육의 실상은 어떠한가? 근대적 세계관을 10여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학습
하는 장. 자연을 죽은 대상으로 배우고, 육감(=생태감수성)을 말살시켜 가며, 공부/지식을 생활
과 유리된 것으로 배우면서 배움과 삶의 괴리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학습하게 되고, 점수되기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한국 사회는 이 강도가 전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1.5-2배의 학교 교육
시간과 방과 후의 사교육 시간을 합치면 한국의 아이들은 근대적 지식의 학습에 세계 최고 시간
을 투자하고 있으나, 앞선 소수 엘리트(공부벌레)를 제외하고는 그 효율성은 세계 최저 수준이
다.
이 문제는 획기적인 교육 투자에 의해서도 해결될 수 없는 근대식 교육과정과 한국 특유의 대입
위주 교육 체제의 문제이다. 이것을 문제삼지 않고 어떻게 녹색 주류화가 가능한가? 탈근대 교육
을 위한 노력은 시작조차 되고 있지 않다.

2. 교육의 변화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 교육과정에 대한 녹색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녹색 교과과정으로의 변화를 위
한 운동이 필요하다. 전교조가 부분적으로 교과과정 문제를 제기했지만 기대에 미칠만한 수준
이 아니다. 녹색 세계관에서 그리고 전면적인 교육 의제로 들고나와 지속 적인 싸움을 할 필
요가 있다. * 선행학습을 부추키는 수학교과, 문법적 접근의 국어, 영 어 교육의 문제…
– 공교육, 의무교육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여 교육의 국가독점권을 해체해야 한다.
탈근대 교육을 구축해가는 과정에서 이른바 공교육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공교육이 탈근대 교육
의 거점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근대교육은 태생적으로 근대 자본주의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구축된 대중교육 분야이다. 훈육된 인간형을 길러내는 것이 애초 목표였고 이를 위해 글자
도 좀 가르치고 교양도 좀 가르치는 게 필요했을 뿐이다. 외국의 경우, 지배계급은 애초부터 사
립학교를 통해 서민 아이들과 자기 아이들의 교육을 분리시켰고, 한국의 경우 이런 것이 여의치
않았고 대신에 과거의 일류학교, 현재의 특목고로 발전해 왔다.
문제는 이제 정보화사회라는 점이다. 근대교육체제는 정보화 사회에 경쟁력을 갖추는 인간을 양
성해낼 수 없다. 정보화 사회는 지식기반 사회라고도 하는데 국가는 최근 영재교육을 강화함으로
써 이에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 사회의 현 구도에서 입시체제에 휘둘리지 않는 영재교
육이 가능할까 의문이다. 제대로 된 영재교육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이것이 정보화 사회가 요
구하는 국민 교육 전반의 과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즉 국민 다수는 주입식 교육의 틀에 묶어
두고 소수를 영재교육한다고 국가 경쟁력이 강화되지는 않는다. 사회의 변화는 창의력 교육을 보
편적으로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소수의 재능있는 엘리트와 대다수 우민으로 정보화 사회를 감당
할 수 있다고 국가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대안교육은 정보화 사회 녹색사회에 걸맞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는 장이다. 국가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염두에 둔다면, 하루 빨리 지역사회에서 합법적으로 대안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
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 대안교육도 공공성이 보장되는 공교육의 한 분야가 되어야 한다. 국가
는 사교육이 대안교육의 외피를 둘러쓸 것을 우려하나 ‘비영리성’, ‘탈지식적 교육과정’등과 같
은 몇가지 대안교육 기준만 분명히 하면 사교육이 침투할 수 없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
요한 건 교육개방과 같은 조처가 아니라 대안교육의 합법화이다.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한 소프트
웨어도 현재로서는 학교내에서 창출될 가능성이 없다. 대안교육의 성과가 쌓이면서 그 성과가 학
교 교육으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현재 부재한 대안교육 개발/지원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떠 안아야 한다.

3. 대안교육과 여성운동, 시민운동의 결합, 그리고 이것이 환경운동의 주요 과제로 설정되는 것
이 요청되고 있다.
여성 중간 엘리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영역이 바로 사교육 분야이다. 다른 취업 통로는 막히
고 기혼 여성이 직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태에서 부업으로 할 수 있는 학습지 교사, 영어 사교
육 교사, 과외 교사를 여성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월별 행사 위주나
방학 중 캠프 위주의 생태 프로그램 실시 중심으로 교육은 여성 운동과 환경운동 내에 들어와 있
는데, 이 정도로는 근대교육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교육의 변화를 전혀 추동해
낼 수 없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녹색교육의 진지를 어떻게 구축해가야 할지 고민이 되어
야 한다. 높은 교육열이 한국 민족의 특성이고 이 짐을 현실에서 여성이 떠맡고 있다면, 여성운
동과 시민사회는 이 교육열을 어떻게 녹색 교육열로 바꾸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
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안교육과 여성운동, 시민운동의 결합, 그리고 이것이 환경운동의 주
요 과제로 설정되는 것이 요청되고 있다. 녹색 교육은 자연과 타자에 열려 있는 감수성을 길러주
고 이는 탈가부장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페미니즘의 의제이기
도 하다.

4. 동네 경제의 활성화, 여성주의 돈벌기 운동 등을 결합해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
로벗슨은 대기업 노동시장에서 노동의 단축/사라짐 경향을 속에서 탈근대 사회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분야로서의 동네 경제를 든다. 신선한 유기농 계란을 산지 직송하는 것으로 특화된 동네 슈
퍼, 우리 밀 빵을 직접 구어 파는 빵가게 등이 그 예인데, 유럽에서는 이 분야가 활성화되는 조
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단체에서 비전을 못보는 단체 실무자, 중간 간부직을 하루 빨리 청산하고 요리라도 배워서 식당
이라고 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를 걱정하는 여성 실무자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이런 문제는 양성
혼성 조직에서 보다 심각하게 내재화되고 있는 여성문제이기도 하다.
거창하게는 워커즈 콜렉티브고 전통 우리 말로는 동업 형태를 띠고 지역 사회에 파고 드는 작
은 녹색 사업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자원활동 여성운동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 여성들은
자원활동을 찾기보다는 사교육 교사 부업, 보험 외판원, 방문 판매, 다단계 판매 등을 더 많이
찾고 있다. 이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모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순수 자원활동으로 그치고자 하는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지역 사
회에서 몇 십 명 많게는 100여명 이상으로 쌓인 부모들의 역량이 아이 성장에 따라 그냥 한 때
의 사적 노력으로 사라지고 있다. 떼 돈을 버는 사교육 기업이 아니라 생계 소득을 다소 올릴
수 있는 건강한 사교육 분야가 필요하다.
생협 매장은 직접 우리 밀 빵을 구어 팔 수 없을까? 아니면 회원 몇 명이 독립해도 좋다.
지역생태교육 교사도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다….

5. 여성의 불가시 노동이 가시화 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녹색 제도화 변화가 뒤따
라야 한다.
900여세대의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 중 400여 세대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아파트 단지 내의
조그만 복지관은 10명의 실무자외에도 주당 평균 3-4 시간 봉사를 하는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 이는 하루 9시간 노동, 주 5일 근무로 환산하면 약 15.5명의 무보수
상근 실무자의 노동량에 상당한다. 복지관은 필요 업무의 60% 가량을 자원활동가들에게 의존하
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자원활동가들의 대다수가 여성이다.
학교-녹색 어머니회, 급식 지원과 급식위원, 도서위원, 학급 대표, 청소 등. 한 학급 당 10여
명 어머니의 자원활동 없이는 학교는 하루도 운영될 수 없다.
통계 작업이 필요하고 GNP 산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 바탕 위에서 사회적 인정과 제도화, 거
품 빼기 등이 시도되어야 한다.

6. 대졸/전문대졸 여성의 경우, 공식 부문에 포함되지 않는 대다수 여성들의 교육 문제를 대학,
여성부 등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 대학은 여성의 취업과 지역사회 성원의 양성이라는 양 축에서 여성 교육 문제를 고민할 필요
가 있다. 지역사회 리더 양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교양이나 취미 위주의 지역 여성 교육의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에 교육을 위탁하는
방안은? 예를 들면 운영위원 교육을 의무화하되, 지역교육단체가 교육을 맡는 방식. 호응도가 높
은 지역 단체의 교육 프로그램을 구의 사업으로 수용하여 지원을 하고 지역사회교육으로 정착하
는 방안 등. 그리고 지역여성교육은 이 리더들을 동시에 길러내고 이런 활동은 적정한 보상이 이
루어져야 한다.
주부기자단, 의회 모니터 요원, 공해 측정 파수꾼…

글 : 김 정희(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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