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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포럼 – 투기자본 이윤극대화 막자

“투기자본 이윤극대화 막자”/ 박하순

이른바 `시애틀 투쟁’이 일어나기 6개월 전인 1999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세계회의에
참가한 적이 있다. 지금은 반세계화 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로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 아
탁과 벨기에의 제3세계 외채탕감운동단체 등 몇개 단체가 주최한 회의였다.
이때 놀란 게 있다. 먼저 회의 규모다. 세계 각국에서 700여명의 활동가가 대표로 참석했고, 프
랑스의 일반인 참석자까지 합하면 1500명이나 되는 사람이 대학 구내 야외천막 안에서 회의를 했
다. 다음은 개발도상국 문제의 동일성이었다. 거의 모든 개도국이 외환·외채 위기를 겪고 있었
고, 그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이 강제하는 구조조정 정책으로 노동자·민중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출범을 반대한 시애틀 투쟁을 거치면서 이런 류의 회의나 시위에 참가하
는 활동가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
에는 세계 각국에서 2만명, 브라질의 일반인 참석자까지 치면 5만명 안팎의 활동가가 모였다. 지
난해 9·11 동시다발 테러 직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주요8국 정상회의 반대 시위대 규모
는 시애틀 투쟁의 5만명을 넘어 30만명으로 불어났다. 현재의 아르헨티나 사태가 보여주듯이 개
도국의 외환·외채 위기와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한 개도국 노동자·민중들의 고통, 즉 개도국 문
제의 동일성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반세계화 운동은 95년 북미자유무역협정 출범을 계기로 생존권으로서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
며 봉기한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농민군에서 시작해 프랑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법 개악 반대 파업투쟁, 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논의되던 `투자자의 권리장전’인
다자간투자협정에 대한 반대투쟁, 빈국 외채탕감과 구조조정 반대를 주장한 `주빌리2000 운동’,
시애틀 투쟁을 거치면서 활활 타올랐지만 이 불길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뭐니뭐니 해도 개도국
성장의 모범생 한국까지 덮친 아시아 금융위기였다. 세계 자본주의에 병이 단단히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었
고, 치료의 고통은 노동자·민중들에게 전부 전가되고 있었다. 전 세계 활동가들의 움직임은 더
욱 기민해졌다. 회의와 투쟁이 잦아졌고 그 규모도 계속해서 늘어났다.

그런 면에서 보면 비상사태 선포를 무시하고 시위를 계속해 대통령을 퇴진시키고도 시위가 여전
히 이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사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에서 또 한번의 비약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에서 완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반세계화 투쟁은 노동자·민중 운동
이 활발한 콜롬비아·에콰도르·볼리비아·브라질에서 올해 예정돼 있는 대통령 선거 등을 계기
로 남미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자로 분류되는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신자유주의 반대운동이 개도국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개도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도리어 빼앗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
유무역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금융세계화가 민중의 삶을 파괴하
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농산물 개방의 폐해를 몸으로 느끼고, 의도적으로 한국을 금융위기
로 몰아넣은 미국과 국제통화기금의 횡포를 겪어보지 않았는가.

박하순/`투자협정·세계무역기구반대국민행동’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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