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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환경해설가 양성과정] 주5일 근무제와 생태적 여가문화

* 다음은 <환경과 생명> 가을호에 실린 김재일 대표의 글로
“주5일 근무제에 따른 녹색여가문화를 선도할 시민환경해설가 양성 과정”
– 주최: 금강환경교육센터·(사)시민환경연구소, 주관: (사)시민환경연구소·환경교육센터-
에서 발제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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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와 생태적 여가문화


주5일 근무제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 실행은 갑작스런 감이 없지 않
다. 그것도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와 금융권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주5일 근무제를 선도하고 있
다. 이런 불완전한 출발이 가능했던 것은 협상 테이블에 둘러 앉은 그 어느 쪽도 주5일 근무제
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주5일 근무제는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개발경제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라는 게 현재의 중론
이다. 유연한 근무제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과 사회구조를 만들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서방국가에서는 실시된 지 이미 오래고, 일본과 중국도 각각 지난 1994년과 1995년에 도
입해 거의 뿌리를 내린 상황에 있다. 앞서 실시한 나라들의 경우를 보면 10년 이내 이를 모두 극
복하고 고용창출, 내수 증가, 관련 산업발전, 생산성 향상 등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에 대한 항변의 목소리는 앞으로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
체적인 논의의 진전도 사회적 공감도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실시된 주5일 근무제는
소외된 계층을 위한 배려를 약화시키고, 개인중심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
축은 노동조건이 열악한 곳부터 개선시키는 것이 순리가 아니냐, 생계유지도 어려운데 여가생활
을 즐길 여유가 어디에 있느냐, 끊임없이 노동을 해야하는 농어민들에게 주5일 근무가 무슨 의미
가 있느냐…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는 우리 사회에 대세를 이루어가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논의되면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노동과 여가에 대한 기존인식에 대한 검토이
다. 때를 함께한 월드컵은 우리에게 ‘노는 것(여가)’도 ‘일하는 것(노동)’만큼이나 소중하
며, ‘노는 것’도 엄청난 생산적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즉, 여가
는 생산의 일부며, 생산은 더 이상 직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과 창조적
놀이 속에서 보다 높은 효율성을 가지게 된다는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산업시대의 여가는 타의에 의해 기계적으로 주어지는 ‘짜투리 시간’이었다. 즉, 기계적인 시스
템이 멈추어야만 비로소 인간도 덩달아서 쉴 수 있는 기계적인 삶 속의 여가였다. 이제 주5일 근
무제의 출범으로 새로운 여가의 시대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여가는 더 이상 노동을 위한 ‘에너지 충전기능’으로서가 아니라, 노동과의 동가(同價), 또는
노동 이상의 가치로 여가를 갖는다. 이제 여가는 노동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여가를 위한 ’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으로 살고, 일을 해도 ‘기계처럼’이 아
니라 사람으로서 일을 하자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 실시는 노동하는 인간인 ‘호모 파베르(Homo Faber)’ 시대에서 여가를 즐기는 인
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시대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즉, 논리의 중심축을 ‘노동’에
서 ‘여가문화’로 바꾸자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의 시작과 함께 최근 인간의 여가문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서양에서는
여가문화에 대한 연구가 이미 ‘여가학(Leisure Science)’으로 정착된 지 오래이지만, 우리나라
는 최근에서야 논의되고 있다. 경제개발과 노동지상주의로 왜곡된 우리의 지난 한 세기 동안의
여가문화를 반성하고 새롭고 건강한 여가문화 창출을 위한 움직임으로 여가문화 관련 학회가 최
근들어 속속 창립되고, 대학에서도 여가 관련학과들이 근래들어 여럿 개설되었다. 그런가하면 여
가문화 개선을 논의하고 이를 이끌어갈 지도자 연수회 등도 최근 여러 곳에서 마련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우선 산업,사회구조에 큰 변화를 갖고 올 것이다. 특히 레저,스포츠,외
식,교통,관광 등등의 여가문화와 관련된 산업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시민운동 분야도 크게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역시 전원주택,펜션,골프장 등등을 유망 투자처로 생각하
고 있다.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PC방,비디오방,게임방,디지털 극장,애완동물 등등이 부각
될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작년 한해 동안 여가에 쓴 비용은 총 8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금액은 GDP의 15%를 차지한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더 늘어날 것이다. 여가를 통해 무엇
인가를 즐기고 배우는 데는 당연히 기회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
라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에게 여가시간과 돈을 한꺼번에 제공하지는 않을 것므로 여가비용을 확보
하기 위해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든지 아니면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찾아나서야 한다. 시간만 있
고 기회비용이 마련되지 않는 여가는 사실상 별의미가 없다. 따라서 주5일 근무제는 새롭고 다양
한 아르바이트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5일 근무제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가와 변화는 개인의 삶의 양식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다. 이
를 두고 ‘주말혁명’이라고까지 표현한 이도 있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본도 10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익숙하지 않은 여가문화가 제대로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과도기를 겪어야 할 것
이다. 노는 법을 모르고 살아온 세대들이 제대로 놀 줄 아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생활화하기까
지 상당한 시행착오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주5일 근무는 여가에 대한 인식 뿐만 아니라 노동 관행에도 많은 변화를 예상케 한다. 직장에 출
근하지 않고 집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 근무는 이미 오래 전에 도입된 바 있다. 꼭 직장에 출근해
야 하는 업종도 출근과 휴가 날짜를 자기 임의대로 정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날 것이다. 학생들
의 방학처럼 여름과 겨울에 집중되던 휴가도 가변성을 띠게 될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토요일 창구 입출입금이 불가능해지자 뒤늦게 텔
레 뱅킹과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경우가 30%나 늘어났다고 한다. 기업체에서는 회계업무가 금
요일로 앞당겨졌다.
주5일 근무제로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인근에 있는 전원주택
용 부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땅값도 크게 올랐다고 한다. 미분양 사태를 빚고 있던 주택부지도 거
의 다 팔렸다고 한다. 이참에 아예 살림집까지 근교로 옮기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주5일 근무제가 가져다줄 변화에 대한 예측이 불확실한 분야도 있다. 그 가운데 종교사회의 변화
도 포함된다. 여가시간이 증가하면 절이나 성당 등을 찾는 기회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인 견해도 있지만, 여가문화의 소비주의와 상업주의에 현혹되어 개인의 신앙생활이 경시되고, 종
교가 상품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주5일 근무제는 엿새 일 하고 하루 쉬던 것을 닷새 일을 하고 이틀을 쉬는 제
도이다. 그동안 숨 쉴 겨를도 없이 달려왔으니, 이제는 숨 좀 돌리고 살자는 논리이다.
그러나, 시간이 남는다고 그 시간이 그대로 ‘여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여가는 그 자체가 가
치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문화양상을 띨 때 비로소 가치를 갖는다. 여가문화를 보면
개인과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그 사람을 알려거든 그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사람을 알려면 그가 어떻게 여가를 보내는가를 알아보면 된다. 아울러 그 시대의 여
가문화 양상을 보면 그 사회의 시대상과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질곡의 역사적 상황에 떠밀려오면서 충분한 여가를 갖지
도 못했거니와 건강한 여가문화를 창출하지도 못했다. 우리의 고유한 여가문화가 어떻게 변질되
었는지, 어떻게 창출해야 하는지 돌아볼 겨를조차 없었다. 주5일 근무제는 여가문화의 계승 발
전 차원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여가문화 창출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일찍이 우리의 삶은 노동과 여가가 따로 분리되지 않았다.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이 따로 있
는 게 아니었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형태였다. 일 없는 날이 노는 날이고, 노는 날
이 일 없는 날이었다. 아리랑을 비롯한 많은 민요들이 노동요임이 그를 뒷받침해준다. 백중놀이
를 비롯하여 농사와 관련된 각종 놀이들이 농사와 동일시되었다. 여가공간 역시 일하는 공간과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었다. 집안의 마당은 콩타작을 하는 노동판이면서 동시에 춤추고 노래 부
르는 놀판이었다. 문전옥답 역시 노동을 하는 곳이자 동시에 줄다리기와 풍물을 노는 곳이었다.
자연현상의 변화(계절)에 따른 여가문화도 매우 다양했다.
그리고, 여가나 놀이의 목적이 단순한 ‘유흥’이 아니라 삶에 대한 믿음(농경신앙)과 풍속으로
자리잡았다. 대보름날 지신밟기는 그 집안의 안녕과 복덕을 기원해주는 행위요, 줄다리기는 주민
들간의 동질감과 향토애를 길러주고, 쥐불놀이는 병해충을 구제하고 땅의 산성화를 더디게 하여
땅힘을 길러주었다. 봉숭아 꽃물들이기는 액귀와 병마 쫓는 벽사의 놀이였다. 감자꽃을 머리에
꽂는 풍속은 땅 속의 감자를 튼실하게 해주었고, 무더운 여름날 냇가나 계곡을 찾아가 발을 씻
는 탁족 풍속은 인격수양의 한 방편으로서의 여가문화였다.
그러한 전통 여가문화가 난맥상을 보이며 그저 먹고, 마시고, 놀고, 쉬는, 단순한 여가문화로 떨
어진 것은 지난 1세기 동안의 일이었다.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에 이어 비판 없이 들어온 서구의
물질문명, 개발지상주의, 사회구조의 산업화로 인해 우리의 생명공동체는 붕괴되고, 삶의 여유
와 역동성도 함께 상실했다. 그나마 충분치 않은 여가는 과소비, 퇴폐, 향락, 범죄, 이기주의로
점철되었다.
지난 한 세기 우리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다. 노동은 삶의 중심이었고, 여가는 종속적인 양념이
었다. 그나마 2교대니 3교대니 하면서 몸을 기계처럼 부려왔다. 진정한 여가는 없었다. 단지 ‘노
동을 위한 준비’만이 있었을 뿐이다. 전대로부터 여가문화를 전승 받지도 못하고, 스스로 창출해
내지도 못하는 기계적 삶의 연속이었다. 그러다보니 고작해야 늦잠을 뒹굴다가 일어나 하루종일
베개 끌어안고 TV나 보는 게 여가문화의 고작이었다. 낚시나 등산 등의 레저가 있다고 해도 주색
과 도박이 가장 익숙하게 접근해 있는 여가문화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여성과 공동체가 배제된
남성과 개인 일변도였다. 여가를 얻어 어쩌다 산과 들로 나가도 남자들은 술 마시기와 고스톱에
정신이 없고, 여자들은 잡담으로 소일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따로 노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
그러진 자화상이었다. 기계적 경쟁체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는커녕 오히려 육체는 육체대
로 부대끼고, 정신은 정신대로 황폐해지고, 돈은 돈대로 낭비하고마는 잘못된 여가문화의 시대
를 살아왔다. 심지어 성(性)이 여가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묻지마 관광’ ‘춤바람’ ‘주부매
춘’으로까지 전개되어 밖으로는 미풍양속을 깨뜨리고, 안으로는 가정파괴로까지 몰고가기도 했
다. 버스 안에서의 무절제한 음주가무로 인해 대형사고도 자주 일어났다.
일터에서 은퇴한 분들도 예외는 아니다. 직장 은퇴 후 30여년의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가는 어떠
한 직장을 선택하느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은퇴자들은 갑자기 늘
어난 엄청난 양의 여가를 주체적으로 창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시대의 실상이
다. 기원을 찾아가 바둑을 두지 않으면, 공원이나 골목을 배회하며 그저 망연히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태반을 넘을 것이다. 그것은 여가가 아니라 길고도 지루한 고통과 불안이다.
이렇듯 우리의 여가문화가 생산적이지 못하고 병적으로만 전개되어온 원인 가운데 하나가 어릴
때부터 바람직한 여가문화를 배우지도 접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가족이 나들이를 해도 아이들
은 어디까지나 어른들의 종속물로 참여할 뿐이다. 유익하고 다양한 여가활동을 통해 건강, 지
식, 성격, 인격, 경험 등의 향상을 꾀해야할 청소년들도 현실적으로 너무나 많은 제약을 받고 있
다. 여가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도 없었고,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여가시간도 갖기도 어려웠으
며, 주어진 여가공간도 따로 없었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교사가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해
야할지 몰라 낮잠이나 잡담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익하고 즐거워야할 수학
여행마저도 학생들이 담배와 술을 배우거나 도박과 성폭력을 접하는 기회만을 제공해왔다.


여가를 비생산적인 활동으로만 인식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 노동을 위한 여가가 아닌 ‘여가를 위
한 여가’의 시대에 들어섰다. 그러나, 여가란 단순한 시간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문화활동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그 시간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 여가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즉, 여가가 문화의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여가활동이 있어야 한다. 주5일 근
무제는 단순한 여가 시간의 증가를 넘어서 여가의 유형과 질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 확실하
다.
늘어난 여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오로지 개인의 가치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진다. 그동안
시간에 쫓겨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던 ‘나를 위한 시간’ ‘가족을 위한 시간’ ‘친지를 위한
시간’ ‘이웃을 위한 시간’ ‘사회와 나라를 위한 시간’ 등등이 늘어날 것이다.
여가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시간조건, 경제조건, 소양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시간은 남아
도는 데 돈이 없다거나, 그 둘은 다 있는데 문화적 소양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바람직한 여
가생활을 누릴 수 없다. 효율적인 여가활동을 위해서는 적절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
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즉 자기 자신을 읽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가
족끼리의 여가도 마찬가지이다. 가족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서로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가
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등등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즐겁고 유익한 ‘문화의 시간’도 되고 지루하고 따분한
‘고통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제 여가를 쓸 줄 아는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주5일 근무제는 직장에 편중되어 있던 삶의 중심 공간을 가정으로 많이 옮겨놓을 것으로 예상된
다. 남성들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고, 맞벌이 경우도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
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전업주부의 하루 평균 가사시간이 6시간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
다. 이제 남성들은 집안 청소나 간단한 세탁 등 가사의 상당량을 분담하게 될 것이다. 또, 시간
부족으로 인한 자녀들과의 대화단절 현상도 누그러질 것이며, 자녀들의 뒤쳐진 학습을 지도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주5일 근무제는 가정화목과 자녀양육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주5일 근무제는 여가시간의 단순한 증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원래 여가의 어원은 그리스어
‘schole’와 라틴어 ‘lice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배워 자기를 개발
한다는 의미이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은 아날로그형이 아니라 디지털형 인간이다. 주5
일 근무제는 토요일을 하루 더 쉰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늘어난 여가시간을 자기 계발의 기
회로 삼아 아날로그형에서 디지털형 인간으로 자신을 개조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앞
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해온 대기업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이미 외국어와 컴퓨터 등 실용강좌를
비롯하여 그림, 서예, 다도, 독서 등등의 취미강좌 사설교육 프로그램 수강 붐이 일어나고 있
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삶의 중심축이 집단에서 개인으로 변화될 것이다. 그동안 잠재돼 있던
자신의 소양을 일깨워 문화예술에 대한 교양을 쌓아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욕구가 높아질 것이다.
주5일 근무는 시간에 쫓겨 영화, 연극, 음악, 전람, 우표수집 등등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
이들에게는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해준다. 주말이 토요일에서 금요일로 옮겨지면서 이제는 토요
일이 아닌 금요일이 주말이 되었다. 이러한 주말 개념의 변화로 일부 공연장에서는 이미 금요일
개막을 정례화시키고 있다.
주5일 근무제는 특히 레저와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줄 것이다. 골프를 비롯하여 수상스키
에 이르기까지 동호인의 저변확대가 예상된다. 초기에는 기회비용이 적게 드는 자전거, 낚시, 등
산, 바둑, 야영, 여행, 장기, 스포츠 관람 등등의 레저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 자전거의 경우는
동호회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판매량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의 경우는 건강에도
유익하고 도시환경 정화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레저이다.
주5일 근무제는 시민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혀줄 것으로 본다. 덤으로 받은 여가시간을 사회참
여에 희사하려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다. 가장 손쉬운 사회참여는 환경, 소비
자, 인권 등등의 다양한 목적을 가진 시민단체들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에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한다면 신선한 보람도 느낄 수 있
다. 소수의 능력에 의존해 온 시민단체으로서는 다수 시민의 관심과 참여로 거듭날 수 있는 좋
은 기회이기도 하다.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사회
참여의 한 방편일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되면서 삶을 보다 풍요롭고 즐겁게 가지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여행에 대한 욕구가 다른 분야보다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의 설문조사 결
과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의 54%가 여가활동으로 여행을 0순위로 꼽았다고 한다. 앞서 주5일 근무
제를 채택한 일본은 국내관광객이 연평균 12~21%씩 증가했으며, 중국도 연평균 20%씩 증가했다
고 한다.
경제전문가들도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관광산업이 가장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
광 수요가 대폭 늘어나 생산유발효과가 2조6천억원, 고용유발효과가 10만6천명에 이른다고 한
다. 이같은 관광산업의 성장은 교통과 통신 등 전반적인 서비스산업의 동반성장을 가져올 것으
로 진단하고 있다.
한국관광연구원도 25.6%의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며, 향후 6년간 매년 5천만명의 관광객이 증가
할 것을 내다보고 있다.
주5일 근무제로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하면서 관광형태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은 주류를 이루었던 당일치기 여행이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체류형 관광으로 바뀔 것이다.
숙박처도 야영, 민박, 여관에서 리조트, 호텔, 콘도, 펜션(고급 민박)으로 넓게 분산될 것이다.
그동안의 관광패턴이 구경만 하고 오는 단순한 관광이었다면, 앞으로는 참여형 체험관광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기행은 여행과 교육이 함께 하는 에듀테인먼트의 시대에 각
광 받는 체험여행이 될 것이다.
아울러 대자연을 찾아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체험해보는 소위 ‘그린 라이
프 스타일’의 생태기행과 생태관광도 보다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추어 여행사들은 항공권 및 예약 대행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수입 다
양화를 시도할 것이다. 맞춤관광 상품도 그 중 하나이다. 테마-맞춤관광 상품에는 약초, 허브,
온천, 식도락, 민속체험 등등으로 세분화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체험여행을 할 경우프로그램의 내실 여부, 장소와 시설의 적합성, 지도자의 전문성, 운
영체계 등을 사전에 알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또하나의 특징으로는 가족중심의 관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여행은 가족끼리만의 오붓한 분위기와 가족들의 취향에 맞는 맞춤여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교를 떠나서는 공동체 경험을 할 수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공동체의식
을 길러줄 수 있는 단체여행도 좋을 것이다. 여행사를 통한 단순한 관광 형태보다 사회단체에서
주관하는 ‘교육+여행’ 형태의 기행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또,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기저기 다니는 여행 형태를 빌리지 않고, 주말농장이나 전원주택 또는
관광농원이나 팜스테이 등을 찾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함을 몸으로 느끼고 농사를 체
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주말농장이나 팜스테이 경영은 농민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
를 것이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양적 팽창에 따르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관광인구 증가로 인한 쓰레기 양
산, 대량관광으로 인한 교통혼잡과 환경오염, 해외여행 증가로 인한 외화낭비, 관광 프로그램 빈
약과 관광객 수용여건 취약, 전문인력 부족, 바가지요금 … 등이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지자체의 세수확보와 맞물린 대규모 레저시설이 난립함으로서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리라는 우려이다. 농촌 인근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러브호텔의 경우는 농촌의 미
풍양속과 교육환경에 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 예상된다.
최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관광지 개발과 관광축제도 문제가 적지 않다. 자연의 환경
용량을 무시하다보니 버섯 축제가 오히려 산을 망가뜨리고, 쉬리 축제가 오히려 쉬리를 죽이게
만드는 결과를 빚었다.
체험여행 역시 자연에 대한 경외심보다 오락적 재미가 우선되다보니 오히려 자연을 망가뜨리거
나 전통문화를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전문성 부족으로 내용이 부실한 체험여행 상품
도 적지 않다.
또,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관광객들의 새로운 마음자세가 요구된다는 점이
다. 특히 환경보호 차원에서는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며, 취사 대
신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동식물을 훼손하거나 갖고 오지 않고, 아무데서나 함부로
세차 하지 않고, 앰프나 확성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등 자연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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