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프로그램

[활동가 기고글] 환경과생명 – ‘슬픈 동물원’을 넘어서

‘슬픈 동물원’을 넘어서

다시 보는 동물원
어린 시절, 해마- 오월이 오면 마음이 들떴다. 어린이날도 있고, 학교 소풍도 있어서 손꼽아 기
다리던 오월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형․동생과 함께 가는 동물원 나들이는 두고두고 행복한 추
억으로 남는다.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보던 코끼리와 사자, 기린, 호랑이 등 신기한 동물
들을 실컷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다시 가본 동물원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동물원의 겉모습은 아주 깔끔하
고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아름다웠지만, 그 속에 살고있는 동물들은 상당히 열악한 환경 속에
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낡고 비좁은데다 너무나 인공적인 우리 속에
서 생기를 잃은 채 살고있는 동물을 보고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또한 많은 동물들이 몸에
여러 가지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동물원의 동
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떻게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환경연합 동물복지 회원모임 ‘하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에는 ‘하호’라는 회원모임이 있다. 하호는 ‘하
늘다람쥐에서 호랑이까지 이 땅의 모든 동물들이 하하호호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야생동물 보호와 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 하호가 지난해의 주요 활동대상으로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선정하고 동물원을 모니터링하면서 동물원의 동물 상태와 사육환경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사진
을 찍었다. 이를 모아 올해초에는 ‘슬픈 동물원’이라는 보고서를 펴냈으며 이를 통해 동물원
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동물원의 기능
동물원은 살아 있는 동물을 수집하여 사육하고 번식시켜 일반인에게 관람시키는 사회교육 시설
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 환경 속에 살고 있으며 자연 서식지 파
괴와 밀렵․남획 때문에 야생동물의 숫자가 감소한 상황에서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야생동물을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즐거움을 주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휴양의 기능을 동물원은 가지고 있
다. 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태와 습성, 먹이사슬과 생태계의 순환원리, 자연환경의 소중함 등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또한 동물원은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연구하는 동물학과 행동학, 수의학, 유전학 등 여러 학문
을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이며, 동물원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번식시키고 이
를 자연 환경에 방사하여 생태계를 보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동물원의 역사
동물원은 약 5000년 동안 여러 형태로 존재해 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B.C. 2900~B.C. 2200년
경에 많은 야생동물이 가축화되었거나 기르기 시작했다. 최초의 동물원은 서양의 경우, 이집트
에서 기원전 1500년경에 동양에서는 중국에서 기원전 1100년경에 왕과 귀족의 정원에서 야생동
물을 사육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동물원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근대식 동물원은 1752년 오스트리아의 빈에 설립된 쇤브룬 동물원이 처음이며, 1765년에 대중에
게 공개되었다. 1828년 런던 동물원의 개원을 시작으로 19세기가 끝날 무렵까지 본격적으로 동
물원이 설치되어 암스테르담, 앤트워프, 베를린, 워싱턴, 뉴욕 등 유럽과 미국의 많은 대도시
에 오늘날과 같은 동물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동양에서는 1882년에 개장된 일본의 우에노 동
물원이 최초의 근대식 동물원이다.

우리나라의 동물원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왕실의 정원에 관상용 동물을 길렀다고 하며, 근대적인 동물원은
20세기에 들어선 이후에 만들어졌다. 1907년에 창경궁에 순종의 오락장으로서 박물관, 식물관,
동물원을 설치하고 이를 1911년에 창경원이라 개칭하였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인
동물원이며 동양에서는 네번째이다. 창경원은 1909년 11월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수십년
간 시민의 휴식처로 인기 있던 창경원은 창경궁 복원 계획에 따라 과천의 서울대공원으로 동물
원이라는 이름을 물려주게 되었다.
이 외에도 1965년에 부산 동래동물원, 1970년에 대구의 달성공원 동물원, 1971년에 광주시에 사
직공원 동물원, 1976년에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어린이동물원과 용인자연농원에 라이온 사파리
와 동물원, 1978년에 전북 전주 덕진공원 동물원, 1982년에 경남 마산 돝섬에 동물원 유원지와
부산 성지공원 동물원, 2001년에 인천대공원 동물원, 2002년 5월에 대전동물원이 개원하는 등
한국에는 현재 12개의 동물원이 있다.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경기 과천시에 있으며, 총면적은 646만m2(동물원 282만m2, 식물원 121만
m2)이다. 도시인의 녹지공간 확보와 위락시설의 확충을 위하여 서울시가 1978년 착공하여 1984
년 5월 개원했는데, 현재 동물원에는 77개의 전시동에 360여종의 3300여 마리의 동물이 있다.

사육장
대부분의 사육장이 동물들이 생활하기엔 너무나 좁다. 사자와 기린, 얼룩말 등이 있는 아프리
카 동물 사육장 몇 개만이 어느 정도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며, 다른 동물들은 좁은
우리 안에 많은 숫자의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어서 인공적이고 비생태적인 사육환경을 더욱 황폐
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독수리와 같은 대형 맹금류들은 날개를 쓸 일이라고는 4~5m 높이의
횃대에 올라갈 때 정도일 뿐, 큰 날개를 펼쳐서 날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 번식력이 뛰어난
멧돼지, 사슴 등의 초식동물은 좁은 사육장에 지나치게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게다가 실내 사육장은 완전히 콘크리트 구조물뿐이며 실외 사육장은 흙 바닥인 곳도 있다. 콘크
리트 위주의 사육장 바닥은 청소가 쉽고 관리하기에는 편하겠지만, 많은 동물들에게 상당한 고
통과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흙 바닥의 실외 사육장도 동물들의 밀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풀이나 나무가 자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며, 이에 따라 토양 유실이
나 침식이 매우 심하여 황량하고 메마른 사육환경을 만든다.
콘크리트 바닥의 경우에는 동물에게 더 심각한 고통과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부드러운 흙을 밟
으면서 숲에서 사는 로랜드고릴라는 두 발의 엄지발가락을 이미 잃은 상태이다. 거친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기 때문에 손발에 상처가 쉽게 생기고, 상처 부위가 계속 콘크리트 바닥에 닿게 됨
으로써 악화된다.

사육장의 구조
동물들의 자연스런 습성이나 행동을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지능이 아주 높고 사회
성이 있는 침팬지와 로랜드고릴라 등의 유인원 사육장은 너무나 단조로운 구조이다. 아프리카
의 울창한 밀림과 수풀지대에서 서식하는 이들은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콘크리트 바닥과 벽
에 갇혀있으며 한여름의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도 존재하지 않는다. 놀이기구라고는 철봉
만이 덩그렇게 놓여있으나 한 번도 이를 이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며, 늘 무기력한 모습으
로 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있을 뿐이다.
또한, 인위적인 공간에 갇혀 있는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서는 동물의 생태를
고려해서 각 사육장이 배치되어야 한다. 여러 초식 동물의 사육장은 사자와 치타 사육장 바로
앞에 있는데, 자연 환경에서 포식자와 피식자로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동물들이 울타리
를 경계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이다. 초식 동물의 사육장에서는 실제 사자와 치타가 보일 뿐
만 아니라 커다란 사자의 울음소리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동물원의 동물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끊임없이 받게 되는데, 이것도 상당한 스트레스 요
인이다. 동물들이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쉴 수 있는 사육장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는 동물이 눈
치 채지 않도록 하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관람 시설로 전환하거나 적어도 사방이 노출되
어 있지 않게 해야 한다. 이 특정한 관람 공간을 제외하고는 사육장 주변이 나무나 키가 큰 덤
불로 둘러싸여 있어서 동물을 볼 수 없다.
이외에도 실내 사육장의 대부분이 매우 지저분하며 환기가 되지 않아 악취가 발생한다. 시설이
낡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인 청소는 제대로 해야할 것이다. 커다란 온실모양인 남
미관의 경우 비가 오는 날이면 실내 곳곳에 빗물이 뚝뚝 떨어지기 때문에 관람객은 빗물을 피
해 다녀야 하며, 지난해 2월에 내린 폭설 때문에 큰물새장을 덮고 있는 그물망이 무너져 동물들
이 압사하는 등 사육장의 구조적인 부실 문제도 노출되었다.

동물들의 육체적인 고통
이처럼 생태와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은 활동성이 매우
저하되어 있으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힘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육체적․정신
적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대공원에 있는 로랜드고릴라 ‘고돌이’의 경우 손과 발에 상처가
난 채로 몇 년동안 살아왔다. 로랜드고릴라는 멸종위기에 직면한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물로서
그 몸값도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비싼 동물이지만 그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의 우거진 수풀 속에서 부드러운 흙을 디디고 살아야할 고릴라가 딱딱하고 거친 콘크리트 바닥
에서 살아야하므로 손과 발에 상처가 쉽게 생기고,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 두 발의 엄지발가
락이 이미 떨어져 나간 상태이다.
해양포유동물인 잔점박이물범에게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지하수를 공급하고 있었다. 이 때문
인지 각막에 염증이 쉽게 생기고, 심한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거나 각막이 파열된 상태로 살고
있다. 1년 내내 눈과 얼음으로 덮인 북극지방이 고향인 북극곰은 낮 기온이 35도를 넘는 한여름
에도 실외 뙤약볕 아래에서 전시되고 있다. 가끔 큰 얼음 덩어리 한두개를 넣어주는 것 외에는
그들의 서식환경을 고려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천연기념물 제 368호로 지정된 삽살개는 우리나라 토종개로서 용맹과 충절의 상징이지만 서울대
공원 어린이 동물원의 삽살개는 털이 매우 지저분하게 뭉쳐있고, 생기가 없는 등 거의 방치된
상태로 갇혀있었다.
안내판이 없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염소류 동물은 사슴사에서 발견되었는데 심한 피부병으로
털이 듬성듬성 빠졌고 영양실조에 걸린 듯 몹시 말라 있었으며 눈 주위에 눈곱이 심하게 끼어
서 건강이 매우 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후 이 염소는 다시 보이지 않았다.
또한 자세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목에 흉한 피부병이 있는 나귀를 볼 수 있었고, 만또
원숭이와 새끼 반달가슴곰은 사고로 앞발이 잘린 채 살고 있다.

동물들의 정신적인 고통
동물들은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까지 받고 있는데 이것은 각 동물이 무엇인가
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반복적인 동작을 계속 보여주는 전형적인 행동을 통해 알 수 있다.
호랑이와 표범, 사자를 비롯한 대형 고양이과 동물과 곰, 코끼리들은 일정한 하나의 길을 끊임
없이 반복하여 왔다갔다하는데, 매번 발을 디디는 자리조차 꼭같은 길을 평생 다녀야 한다. 그
래서 이들이 다니는 길에는 풀이 자라지 않아 뚜렷한 길이 만들어진다.
영장류 동물들은 지겨움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이나 동료의 몸을 너무 심하게 단장하는 경우
가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타조와 앵무새에게서도 나타나 거의 벌거숭이가 된 타조를 볼 수 있었
다. 기린의 경우 자신의 목을 앞으로 구부렸다 뒤로 구부렸다 하는 행동을 반복하며 콘크리트벽
과 기둥을 혀로 핥고 있다.
답답한 사육장 안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실내사육장의 관람창을 발로 차거나 미친듯
이 소리를 질러 관람객을 크게 놀라게 하는 침팬지와 로랜드고릴라는 홀로 갇힌 상태에서 전시
되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알게 해준다.
이 가운데 가장 슬픈 현상은 모성 본능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새끼의 몸을 과도하
게 단장하거나, 새끼를 돌보지 않는가 하면, 심한 경우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호
랑이를 비롯한 대형 고양이과 동물에서 이러한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침팬지나 오랑우탄, 호랑
이, 사자 새끼를 어미가 아닌 사육사들이 인공으로 기르는 모습을 흔히 텔레비전 등을 통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결국 새끼가 어미로부터 버림받았거나 새끼를 어미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슬
픈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관람객
이처럼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동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
고 있으나, 사람들은 동물들의 복지수준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동물원 이용객들
도 대부분 동물관람이나 교육 목적이 아닌 일상적인 나들이와 휴식 등의 목적으로 동물원을 방
문하고 있다. 매년 3백만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찾고 있어 동물들
이 받는 스트레스와 고통이 가중된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자신의 행동이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 동물에 대
한 이해와 탐구가 아닌 구경거리를 찾아 나들이 온 관람객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관람객들은
먹이를 던지거나 소리 지르는 데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조금도 거리낌이 없으며 그것을 제지하
는 안내문이나 인력, 방송도 거의 없다.

먹이주기
관람객들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준 다음 그 반응을 보고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곰과 낙타, 코끼
리, 하마, 사슴 등의 초식동물에게 사육장 주변의 풀이나 나뭇잎 또는 과자, 빵, 과일 등을 주
기도 하는데, 초식동물에게 소시지나 오징어 같은 육식성 먹이를 주기까지 한다. 곰의 경우, 식
성이 좋고 날아오는 먹이를 잘 받아먹어서 하루 종일 과자나 음식 조각이 끊임없이 사육장 안으
로 날아드는데, 이러한 먹이에 맛을 들인 곰은 재롱을 부리듯 적극적으로 먹이를 달라고 손짓한
다.
이러한 먹이주기는 좁고 비생태적인 사육장에서 운동이 부족한 동물들에게 비만을 초래하거나
소화불량, 충치, 영양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으며, 관람객이 주는 풀 가운데에는 동물에게 알레
르기나 독성반응을 나타내는 수도 있다. 또한 과자를 받아먹기 위한 서로 간의 경쟁 스트레스
가 증가한다. 과거보다는 덜하지만 동물에게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동전, 돌멩이를 주는 경우
도 가끔 있다. 지난해말, 잔점박이물범 한 마리의 뱃속에서 124개의 동전이 나오는 일도 있었
다.

동물 괴롭히기
꼼짝도 하지 않는 동물에 만족하지 않는 관람객은 소리를 지르거나 사육장의 쇠창살, 유리창을
두드려 동물의 반응을 구경한다. 그래도 움직임이 없으면 나뭇가지나 빗자루 등으로 동물을 쿡
쿡 찌르거나 약을 올리며 심지어 돌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악어거북의 등에 동전을 던지
며 즐거워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특히 유치원생과 같은 어린이들이 몰려오면 굉장히 시끄러운
데, 인솔교사도 아이들의 소음을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동물을 소재로 한 노래를 선창하는 경우
도 있다.

관람객 안전
야생동물은 비록 초식동물이라 하더라도 영역 경쟁, 짝짓기 경쟁, 또는 동물원에서의 스트레스
로 인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서울대공원은 이점에 대한 경고나 안전 시설
이 미흡하다. 몇몇 동물의 사육장은 관람객이 쉽게 넘어 들어갈 정도의 낮은 울타리만 설치되
어 있어 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한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공원 어린이동물원에서는 어린이들이 동물을 만져보거나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초
식동물의 울타리를 낮추어놓았는데 지난해초 한 어린이가 나귀를 만지다가 물려 손가락이 부러
지는 사고가 있었다. 순해 보이는 초식동물도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해지지만 당시 현장에는 경
고문구나 안전요원이 없었다. 하마는 동물원에서 안전사고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위험한 동물임
에도 사육장에서 하마에게 접근하기 용이하고 안전요원도 없으며, 관람객은 경고판을 무시하고
먹이를 주려고 매우 가까이 접근하는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다. 몇 해 전 태국에서는 관람객이
하마에게 물려 팔이 잘리는 사고조차 있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동물은 야생으로부터 온 것이 대부분이다. 동물원측에서 어느 정도 동물원
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수의학적 조치를 취했겠지만, 여전히 야생생태에서의 세균과 기생충, 바이
러스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동물을 함부로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등의 직접적인 접촉
과정을 통해 동물로부터 감염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경고하는 안내판이 없고 유의하는 관람
객도 거의 없어 감염 사고를 예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 프로그램
사람들은 보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동물을 보고싶어하고, 동물과 상호작용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보다 건전한 방향에서 해소시켜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교육 프로
그램이 도입되어야 하며,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안내자가 있어야 한다. 외
국 동물원의 경우 각계각층의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동물원
은 훌륭한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동물과 생태계에 관심 많은 시민들을 체계
적으로 교육시키고 이들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한다면 많은 재원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동물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관람객들을 더욱 만족스럽게 동물원을 찾을 수 있다.

야생동물 연구와 보전
동물원의 대표적인 기능 네 가지 가운데 연구와 보전 기능도 서울대공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외국 동물원의 경우, 야생동물 연구와 보전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주요 기능이며 멸
종위기에 처한 여러 야생동물을 연구하고 이를 자연생태계로 복원시키는 일에 많은 자원을 투자
하고 있다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또한, 아프리카를 비롯한 외국의 동물들은 지역별로 모
여 있지만 한국의 토종 동물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홀대받는 듯하다. 하루 속히 우리나라
의 토종 야생동물들을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연구하며 증식시켜 자연생태계의 복원에 기여해야
한다.

동물원이 나아가야 할 길, 생태동물원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동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하루 빨리 동물원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다행히, 서울대공원은 생태동물원 만들기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거의 1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여 동물의 원래 서식환경
을 고려하여 이와 비슷한 조건을 만들며 콘크리트와 철제 울타리 대신 나무 등의 친환경적인 울
타리를 도입하면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될 것이다. 또한 단순 동물관람과 휴식뿐 아니
라 야생동물과 생태계 보전 및 교육․연구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며, 우리나
라 토종생태동물원을 만들어 대표적인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사육하고 번식시켜 야생동물 보전에
도 기여할 예정이다.
지금부터라도 동물들의 복지 개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증대시키겠다는 계획을 전적으로 환영
하며, 이를 통해 동물들에게 최대한의 생태적인 환경과 관리가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이와 더불
어 야생동물 연구와 보전, 교육 프로그램에도 더욱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기 바란다.
서울대공원의 주인인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대공원이 보다 친환경적․생태적으로 개선되
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도입된다면 그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동물들이 보다 행복해 질 것
이며, 동물원은 시민들이 기쁜 마음으로 찾고 야생동물과 생태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는 슬픈 동물원이 아니라 행복한 동물원을 꿈꿔본다.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야생동식물 담당간사 마용운
ma@kfem.or.kr

admin

참여프로그램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