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프로그램

[우리아이 책속의 세상이야기(5)] “엄마랑 씨앗을 심었어요”

[우리아이 책속의 세상이야기(5)] “엄마랑 씨앗을 심었어요

김소희 / 웅진닷컴
웅진출판사에서 펴낸 반딧불 과학그림책의 하나이다.

이 책에는 엄마와 함께 씨앗을 심고 싹트길 기다리고 잘 자라 열매
맺길 소망하면서…, 생명의
과정을 지켜보는 아이가 등장한다.
나와 남편이 딸아이와 함께 우리집 콘크리트 마당에 꽃을 심었던 이
야기를 그림동화로 만든 책이다.

우리부부가 아이와 함께 처음 씨앗을 심게 된, 그 계기를 전해본다.

언제였나, 부산 가던 기차에서 동아의 손을 잡고 차 창문밖으로 펼
쳐진 풍경을 가리켰다.
“동아야 저기 잔디밭 좀 봐. 이쁘지.”
나는 넓게 펼쳐진 ‘잔디밭’을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동아엄마, 지금 뭐라 그랬지?”
옆에 앉은 남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잔디밭이 예쁘다 그랬지요.”
“이 사람이 큰일 날 사람이네. 논바닥에 잔디 깔아 놓는 거 봤
어?”
논? 그때서야 내 얼굴이 붉어졌다.
“벼를 잔디밭이라 하는 사람이 환경운동 한다는 사람 맞아?

내가 벼를 몰라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나는 특별히 꽃과 나무를 잘 안다거나 자연에 묻혀 살려는 뜻과 용기
가 있다거나……, 그런 사람이
못된다. 자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그것과 더불어 살겠다는 환경
운동을 하고서도 정작 내 감성은
자연을 느끼지 못한다는 열등감이 늘 따랐다. 굳이 스스로를 위로하
자면 자연과 익숙한 공간에서
살지 못한 이유가 내 탓이 아니었다는 것.
자라면서 충분히 느끼지 못한 존재를 훌쩍 커 어른이 되고서 내 직업
과 의식이 환경친화적으로 바뀌었다고,
어느날 갑자기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그래서였다. 우리가족이 콘크리트 마당에 채소밭·꽃밭을 만들게
된 것은.
우리 딸 동아는 씨 뿌리고 물 주고, 제 간식을 나눠주면서 꽃들과 나
눴던 웃음을 기억할 것이고,
잘려나간 자기 토마토 때문에 울었던 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아침마
다 빼먹지 않던 꽃친구와의
인사와 쪼그려 앉아 조잘댔던 꽃밭의 이야기들도 동아의 기억 한쪽
에 고스란히 남아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집 마당 꽃밭 친구들은 이미 오래전에 ‘자연’을 잃었던 내게도
다시 어린시절을 만들어 주었다.
씨앗이 트고 볕을 따라 꽃이 피고, 슬금슬금 열매를 내놓는……, ‘생
명’을 배우게 한다.

※글: 김소희 님/ 어린이도서관 <책읽는 엄마 책읽는아이>
관장, 5살배기 ‘동화’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admin

참여프로그램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