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 신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1.
글을 시작하며

21세
기를
가리켜 환경과 정보의 시대라고 한다. 인간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해 짐에 따라 과학기술의
발전 못지 않게 자연성을 추구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과 필요가 그만큼 커지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관심 중에서 최근 우리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 금수강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동물이다.

숲에
서
단지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정적(靜的)인 자연 즉,
움직이지 않는 자연인 숲과 그 속에서 지저귀고 뛰어 다니는 동적(動的)인 자연으로서의
야생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정과 동이 조화가 이루어지는 자연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으며, 또한 생태적으로도 더욱 건전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숲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숲은 아무리 좋은
나무들이 생육하고 있다 하더라도 나무의 집합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최근
야생동물은 급격한 감소추세에 놓여 있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에
본 글은 현재 감소추세에 있는 야생동물들의 감소 원인과 그에 따른 대응책 등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바람직하고 적절한 야생동물 관리는 어떤 것이며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2.
야생동물의 가치

야생
동물은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야생동물이 지닌 가치로는
미적 가치(美的 價値), 휴양적(休養的) 가치, 생태적(生態的) 가치, 교육·과학적 가치,
상업적 가치 등을 들 수 있다.

첫
째,
이들 야생동물들은 문학, 예술 그리고 음악의 대상이 되며 그 모습 자체로써 다시 말해서
서식지 그 자체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그를 동경하게 하는 등의 미적인
가치를 제공해 준다.

두
번째로, 사냥이나 탐조(探鳥) 등과 같은 취미생활이나 레져 활동의 대상으로 또한 역할과
도시생활에 찌든 도시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등의 휴양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휴양적 가치를 통해서 우리들은 심성을 가꾸고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종자 산포, 수분 매개, 해충 구제 등 생태계에 있어서 다른 동물 개체군 수를
제한하는 등의 생태학적 가치도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가치다. 이러한 야생동물의
생태적 가치를 통해서 생태계는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우리 인간 역시
지구라고 하는 거대한 생태계 내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네
번째로는,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자 교육의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들 수 있다. 야생동물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생태계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훼손된 생태계에 대한 보호 및 복원이 가능하다.

마지
막으로,
판매, 무역, 생산력 등 개체군에 의한 사업으로 수익을 주는 상업적 가치 역시 그 지방의
관광산업 등과 연결되어 지방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근래에
들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생태관광 및 생태교육과 연계된 여러 수익사업이 가능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업 역시 그 대상이 되는 야생동물의 보전과 관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3.
야생동물의 위기

오늘
날
인류가 지구의 환경파괴에 끼치는 영향은 전 지구에 이르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의 조성과 우주공간의 방사선 균형, 수분 분포, 기후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 더욱 혹심해진 환경파괴는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인구의 증가에
따른 물질의 수요가 급증하는 데에 따른 인간의 욕망은 바로 환경파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자연환경의 파괴와 환경오염
등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의 질과 양이 감소되고 있으며 야생동물의 생존자체에도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야생
동물이
전멸위기에 처하게 되는 이유로서는 1) 과도한 이용, 2)
외래종의 도입, 3) 환경오염, 4) 서식지 파괴 등 크게 4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그 구체적인 사항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
째,
과도한 이용의 경우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에 의한 물개, 코뿔소,
코끼리,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 등의 밀렵이나 남획 등을 들 수 있는데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수확이 바로 이들 종들에 대한 직접적인 개체수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두
번째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외래종의 도입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외국으로부터 무분별하게 도입해 방사한 황소개구리에
의한 우리나라 양서류들의 생태적 위기나 외래 어종인 베스나 불루길에 의한 우리나라
하천 생태계의 위기 상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러한 외래종 도입의
문제는 비단 외국으로부터 도입된 종이 아니라 한반도에는 서식하고 있으나 주변 도서에
서식하지 않았던 까치를 제주도에 인공적으로 도입한 것도 그 예라 할 수 있다. 까치는
남해라고 하는 생태적인 국경선에 의해 제주도에 서식하지 않고 있었으나, 까치의 인위적인
도입으로 인해 제주도의 생태계는 교란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며 또한
농작물에 피해를 줌으로써 인간과의 갈등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농작물에 대한
피해는 현재 제주도에서 그 보고가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
번째는 산업화에 따른 대기오염, 토양오염, 수질오염 등의 환경오염으로, 특히 과도한
농약, DDT, DDE 등의 사용은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인 해를 미칠 수 있으며, 산성비에 의한
피해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실정에 이르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먼저 하천생태계에
영향을 줌으로서 한강이나 그 지천에서의 물고기 때죽음, 혹은 오염된 먹이로 인한 백로류의
때죽음과 같은 사고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네
번째로, 서식지의 파괴이다. 산업화와 도시화 등 인간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른 여러
개발과 경제적인 목적에 의한 대경목(大徑木)의 벌채와 골프장의 건설, 도로의 건설 등으로
인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단편화되어 그들이 더 이상 서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또한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갯벌에 대한 매립으로 인해 많은 생물의 서식지인
갯벌이 사라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여러 환경적 문제는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산재해 있다.

4.
합리적인 야생동물의 보호 및 관리

우리
는
아름다운 경관의 숲과 맑은 산새 소리가 들리고 다람쥐가 뛰노는 것을 보고 정서적인
안정을 느낀다.

오늘
날과
같이 산업화와 도시화가 더욱 진전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동적인 자연인 야생동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가꾸어 가는 것은 실로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야생동물이 희귀해지거나 멸종하게 되는 여러 원인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과도하게 이용되고
있는 야생동물 자원에 대하여는 철저한 보호대책을 마련하여 이들을 멸종으로부터 막아야
하며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를
위해서는 이 시간에도 야생동물의 효능에 대한 맹신에 의한 밀렵의 근절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단속과 엄격한 법의 집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대국민 계몽활동을 통해서 잘못된 보신문화를 건전하게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개발
을
함에 있어서 편의주의적 발상에 의한 개발보다는 야생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개발 및
계획이 필요하다. 개발에 앞서 정확한 환경영향평가조사에 근거하여 계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며, 시공상에 있어서도 야생동물의 서식지 단절, 중요 서식지의 훼손 등은
가급적 회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한
야생동물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개선해 줌으로서 개체군의 증가를
기대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야생동물의 서식에 필요한 먹이,
물, 공간과 피난처, 둥지, 잠자리를 포함하는 커버(cover) 등 서식지 구성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단절된 서식지를 연결해 줌으로써 야생동물의 서식을
보장할 수 있는 생태이동통로(eco-bridge)의 건설이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한 인공증식 및 방사 등을 통한 자연상태에서의 개체군의 증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들
역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5.
글을 마치며

우
리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자연환경이 되기 위해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인간과 정적 자연인 숲, 동적 자연인 야생동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입체적인 자연환경을
가꾸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야생동물의 효과적인 보호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들에게 인위적인 방해
및 피해를 가하는 불법적인 활동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함께 꾸준한 국민의 계몽과 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서 우리가 조상들에게
물려받았고 또한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금수강산을 소중하게 아끼고 보존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강사약력소개

o
이 우 신(李宇新)
(1955년생)

현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

o
주요 경력

–
임업연구원 산림생물부 야생동물과

–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
국립환경연구원 생태분야 전문가(현)

–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문위원(현)

–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현)

o
저서 논문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새 백가지

–
산림환경보전학

–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