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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는 소하천에서, 그러나 예산은 큰 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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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논산 가야곡면 병암리 수해 현장.
폭우로 논산천이 범람하고 제방이 무너지면서 주택과 논밭이 침수되었다 ⓒ한숙영

지난 7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다. 국가재난관리센터는 부산지역의 310mm를 비롯하여 영호남 지역 대부분에 시간당 2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이로 인해 2명이숨지고 농경지 1만 헥타르가 침수되거나 유실되었다고 보고하였다.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생명의강연구단(소장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의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홍수 피해는 대체로 수문 등 인공구조물 붕괴에 따른 수해, 수중보의 영향으로 유실된 제방, 제방 붕괴로 인한 하천변 침수 등으로 나타났으며, 모두 본류가 아닌 지천에서 발생했다.




▲ 논산천 병암리의 유실된 제방.
논산천은 금강으로 흘러는 지류로,
4대강 사업 중 지류의 홍수 예방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전혀 없다 ⓒ정성윤



▲ 논산천 신흥교 부근 제방 유실 현장.
보가 오른쪽 방향으로 기울어 건설되면서 물의 힘이 한쪽으로 집중되어 오른쪽 제방만 유실되었다 ⓒ 정성윤

이번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인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병암리는 금강의 지류인 논산천이 범람하여 제방을 휩쓴 경우다. 논산천과 연결된 수문을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받던 병암리에서는, 강물이 월류하며 수문의 콘크리트 부분과 흙 사이의 접합부가 붕괴되었고, 이후 제방마저 무너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병암리의 신흥교 부근을 비롯한 논산천의 많은 지점에서 하천변 제방의 유실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보의 기울기로 인해 한쪽 제방만 유실된 경우도 있었다. 해당 지역에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석재를 쌓아두거나 마대에 흙을 채워 쌓아, 쓸려나간 부분을 보강해두고 있었다. 주민들은 “군인, 경찰의 도움을 받아 (제방을) 급하게 복구했지만 오늘 밤 또다시 비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추가 피해를 염려하였다.




▲ 경남 김해시 조만강 수해 현장.
하천 주변부의 개발로 하천의 폭이 인위적으로 좁아진 것과 보가 되어버린
낮은 다리가 주요 홍수 피해의 원인 중 하나이다 ⓒ한숙영

 


▲ 조만강에 부실하게 쌓아놓은 ‘포대자루 제방’.
홍수의 거의 대부분은 97%가 이미 정비된 본류가 아닌 지류에서 발생한다 ⓒ한숙영

서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조만강의 경우는 좁아진 하천 길과 부실한 제방이 홍수의 위험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번 호우로 피해를 입은 천곡리 일대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부지가 하천의 길을 좁혀놓고 있었고, 그 외에도 하천 주변이 공장과 도로, 논, 밭으로 개간되면서 하천은 둔치를 둘 여유도 없이 좁은 길을 흐르고 있었다. 이번 홍수와 같이 갑작스레 불어난 물을 다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하천 폭이 좁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흙을 담은 포대자루로 쌓아놓은 부실한 제방 역시 하천의 범람을 초래했다. 오래된 포대자루들은 썩어서 이미 일부 무너져 있는 곳도 있었고, 강물은 너무 쉽게 ‘포대자루 제방’을 무너뜨렸다.

이러한 현장의 모습들은 수해가 폭우에 기인한 것이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설치해 둔 구조물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위험성을 높혔다는 것을 보여주며, 때문에 이번의 수해를 단순히 ‘자연재해’라고만 치부할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논산천과 조만강의 경우 처럼 하천 주변이 개발되면서 강의 폭이 줄어든 부분에서 범람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부실한 제방도 큰 몫을 했다. 또한 잘못 설계된 보나, 휩쓸려 온 여러 나뭇가지와 쓰레기에 막혀 보 처럼 기능하게 된 낮은 다리들이 물을 막아 하천의 소통을 방해한 것도 주요한 피해의 원인이었다. 박창근 교수는 “대책 없이 주변 매립을 시작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며, 물을 저장하던 습지를 매립하여 수위가 높아질 여지를 제공하면서 하천의 폭은 좁히려고만 드는 것이 문제”라며, 천변저류지 확보를 비롯한 노력들을 통해 하천의 원래 모습을 찾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논산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서서 강의 상류와 하류 방향을 찍은 사진.
다리를 기준으로 보가 있는 상류에 해당하는 구간에서는 범람 피해를 입고 농경지(둔치 경작)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하류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보와 같은 인공구조물이 설치된 직선화 된 하천이 폭우에 노출될 때, 교량 등의 장애물을 만나 쉽게 범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성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댐과 보 건설, 그리고 강 바닥의 준설을 통해 홍수 조절 기능을 갖추는 것은 물론, 갈수기를 대비한 물 확보 역시 동시에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일례로 낙동강에는 10~13m 높이의 보를, 영산강에는 6~9m 높이의 보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모두 4대강의 본류가 아닌 지류들로, 홍수 조절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본류에 대형 보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류에 대한 종합적인 홍수방지 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미 4대강 본류는 참여정부 때인 2007년 기준으로 97%가 정비 되었으며, 이번 폭우에도 피해가 보고된 곳이 없었다.
또한 보가 초래한 홍수 피해를 보면, 강물은 자연적인 모습으로 원활히 소통되어야 홍수의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보를 쌓아서 물을 막으려 하며, 이를 통해 물도 확보하고 홍수도 예방하겠다고 하니 이러한 어불성설도 없을 것 같다.
외국에서는 점차 선진적인 치수 대책으로 댐과 제방이 아닌, 홍수 부담을 유역 전체로 고루 분산시켜 천변저류지, 홍수터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4대강 사업이 경부운하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등을 통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본류의 댐과 제방을 중심으로 한 치수 정책으로 역행하면서, 그 동안의 시행착오와 사고들을 또 다시 반복하게 되지는 않을지 매우 염려스럽다.
지금 우리 강을 안전하게 흐르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22조의 예산을 본류에 투입하는 것이 아닌 지천에 대한 관리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기존과 같은 댐과 제방을 높이 높이 쌓아가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법이 아니라 가능한한 하천의 원래 길을 보존하고 복원해가는 방법으로 가야 옳다. 그러한 측면에서 4대강 사업의 치수 대책은 근본적이지도 않으며 그 효과도 의심스럽다. 단언하건데, 4대강 사업은 우리의 홍수를 막아줄 수 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동시 연재 되고 있습니다.


환경연합 시민기자가 전하는 삶의 터전 4대강 <4대강정비사업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우리나라를 가로지르며 굽이치는 4대강은 글자로 존재하는 미지의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고, 살아있는 생명이 흐르는 삶의 터전입니다. 새벽이면 강물 소리에 잠을 깨고,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물 사이로 물고기가 뛰어오르고, 우리의 먹을 물이 되어주는 생명의 강. 그 곳의 생명들은  정비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강을 토막 내려는 거대한 음모는 모른 채 오늘도 삶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환경연합 대학생 기자단이 진행하는 <4대강 정비 사업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간다!>는 미래세대가 바라보는 4대강 정비 사업의 실상을 연재하는 기획 시리즈로서, 현장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①> 서울 사람 똥물 먹이려고 4대강 정비 하나?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②>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의 마지막 외침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③> 고요한 하회마을에 유람선을 띄운다구요?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④> 홍수는 소하천에서, 그러나 예산은 큰 강으로?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⑤> 흐르는 강을 오염된 호수로 만드는 4대강 보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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