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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하회마을에 유람선을 띄운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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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하회마을에 닥친 개발 위기



▲ 하회마을의 상징인 하회탈이 마을 입구에서 웃음을 가득 머금고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 나지막한 담장의 장독대 너머로 한국의 정취가 가득하다

  하늘 아래 낮게 엎드린 초가집이 즐비한 입구로 들어서면 향기롭게 펼쳐진 연꽃 연못과 하회마을이라는 표지판이 사람들을 반긴다. 안동 하회(河回)마을은 본래 순우리말인 물돌이동 마을로 불렸다. 이는 낙동강이 마을을 태극 모양으로 감싸며 도는 경치를 묘사한 것이다. 지명에 걸맞게 오랜 시간동안 낙동강에 의해 퇴적된 모래가 물돌이 백사장을 이루며, 하회마을의 절경인 만송정, 부용대와 함께 또 하나의 자랑거리로 관광자원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 등재된 상태며 다가오는 9월 등재를 위한 현지 실사를 앞두고 있다.



▲ 하회마을 부용대의 절경.
하회보는 이 부용대와 천연기념물인 만송정을 가로질러 건설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6월 22일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하회마을 하회보 건설 계획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사업에 대한 거센 반대여론이 일어났다.  하회보는 관광·레저로의 활용을 목적으로 만송정과 부용대를 가로질러 폭 3~400m, 높이 3m의 규모로 건설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만송정과 부용대 앞은 콘크리트 인공구조물이 제방처럼 둘러쳐질 것이며, 높아진 수위와 강물의 정체로 인해 경관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천연기념물 473호 소나무 군락인 만송정은 수위 상승으로 인해 소나무림이 소멸되고 버드나무 군락으로 식생이 천이되는 과정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개발 계획은 하회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큰 장애물이 될것이다.


하회마을의 아름다움은 산과 강의 조화가 주는 평화로움

하회마을 지역주민의 대부분은 하회보가 자연경관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반신반의 하며 찬반에 대해 아직 의견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보를 따로 건설할 정도로 침수피해가 나거나 가뭄 피해를 본 적은 별로 없지만, 친수용 하회보를 설치해서 배도 띄우고 관광객도 유치하고 하면 나쁠 것도 없지요. 부용대와 같은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회마을 75년 토박이 류석화씨가 준 답변이다.




▲ 부용대와 마주보고 있는 소나무 숲 만송정.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요란한 물놀이가 아닌 마음의 휴식을 원한다. 

 ‘강 개발로 인한 편익이냐,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으로 인한 편익이냐’를 지역주민들이 고민하고 있는 동안, 관광객들은 한결 같이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친수용 댐으로 여기를 개발하겠다구요? 외국인들도 찾는 곳인데 우리나라에 우리나라만의 색깔을 가진 곳이 그리 많지 않잖아요. 하회마을은 한국의 색이 잘 보존된 곳인데 굳이 친수용 시설로 망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놀이시설은 개발된 다른 곳을 찾더라도 충분할 것 같은데요. 굳이 여기를 개발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라는 것이 서울에서 하회마을을 찾아온 김도형씨(41)의 생각이다.



▲ 맨체스터에서 온 교환학생 네이슨씨는 “하회마을의 평화로운 경관을 유지해야한다”고 말한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교환방문학생으로 한국에 온 네이슨 파팅턴씨(23)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영국은 이런 경치를 가진 곳이 없다. 지금 모습만으로도 옛날로 돌아간 듯 한 느낌을 주고 있어서 좋은데, 만일 댐이 건설된다면 자연 경관을 크게 해칠 것이다. 하회마을은 한가지만으로 아름답기보다 산과 강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어서 매우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말했다.
 이렇듯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전통 가옥들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 경관의 어우러짐을 하회마을의 매력으로 꼽는다. 주민들이 강에 배를 띄우면 관광객들이 좋아하지 않겠냐는 기대로 하회보가 만들어진다면 주민과 관광객, 그리고 하회마을을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충추호 관광유람선 사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충주호 관광 사업 실패, 하회마을엔 복구되지 못할 상처만


 1986년 시작된 충주호 관광선 사업은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충주댐이 건설되어 형성된 ‘내륙의 바다’는 호수 주변을 따라 단양 8경과 탄금대 등 비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중원 문화 등 풍부한 볼거리가 있었다. 게다가 2000년 이후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중앙 고속도로 등이 개통되면서 접근도 한결 유리해졌다. 그러나 중주호 관광선이 흑자를 본 것은 초기 몇 년과 최근 몇 년 뿐이다. 그것도 투자비를 감안하면 은행의 이자수익에도 미치지 않는 수익이다.
 이러한 좋은 조건을 가진 충주호가 이제야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하회보의 유람선이 과연 하회마을에 득이 될 수 있을런 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오히려 관광선이 들어서면서 낙동강의 절경과 천연기념물이 훼손되는 것에 대한 관광객의 불만족과 방문자 수의 감소는 낙동강과 하회마을에 복구되지 않는 상처만 남길 수도 있다.
 
 연꽃 연못에서 청아한 풍월을 노래하는 참개구리와 주변 숲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지저귀는 산새들, 강 위를 펄럭이며 날아오르는 왜가리가 이 고요하기만한 하회마을의 여백을 장식한다. 더 이상의 잡음이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하회마을은 회색 콘크리트 도시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울린다. 이러한 하회마을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동시 연재 되고 있습니다. 



환경연합 시민기자가 전하는 삶의 터전 4대강 <4대강정비사업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우리나라를 가로지르며 굽이치는 4대강은 글자로 존재하는 미지의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고, 살아있는 생명이 흐르는 삶의 터전입니다. 새벽이면 강물 소리에 잠을 깨고,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물 사이로 물고기가 뛰어오르고, 우리의 먹을 물이 되어주는 생명의 강. 그 곳의 생명들은  정비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강을 토막 내려는 거대한 음모는 모른 채 오늘도 삶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환경연합 대학생 기자단이 진행하는 <4대강 정비 사업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간다!>는 미래세대가 바라보는 4대강 정비 사업의 실상을 연재하는 기획 시리즈로서, 현장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①> 서울 사람 똥물 먹이려고 4대강 정비 하나?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②>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의 마지막 외침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③> 고요한 하회마을에 유람선을 띄운다구요?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④> 홍수는 소하천에서, 그러나 예산은 큰 강으로?
<4대강 "生生뉴스" 미래세대가 말한다-⑤> 흐르는 강을 오염된 호수로 만드는 4대강 보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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