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프로그램

유럽의 환경교육 / 남효창

유럽의 환경교육

지난 7월말부터 8월초까지 2주간 <환경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의 환경
교육현장을 탐방했다. 먼저 찾은 곳은 스위스 환경교육재단(Umweltbildungsstiftung)이 위치한
조핑엔(Zofingen)이라는 도시. 안내를 맡은 길겐씨는 조핑엔(취리히와 인접해 있는 도시)의 시의
원이자 환경교육재단 부회장이다. 길겐씨는 업무시간의 70%는 민간단체인 스위스 환경교육재단
의 부회장의 직책으로, 그리고 나머지 30%는 시의원으로서의 역할로 채우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공무직을 수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단체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환경교육전담
시의원으로서 현실과 현장에서의 환경교육에 관한 문제점과 고민,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설정 등
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은 스위스의 행정이 환경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발전을 위해서는 관
과 민의 분리를 고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길겐씨와 같은 사람이 맡고 있는 이
중적인 역할과 업무, 관과 민의 일치가 환경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또
한, 우리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묵묵히 숲 속에서 환경교육을 실행하는 사람, 고등학교 생
물교사를 정년퇴직하고 현장교육에 몸바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았다. 이들은 스위스 각지에서 환경교육의 근본 목표를 몸소 실행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
나였다. 그들은 현실 생활 속의 환경교육에 관한 의견과 고민을 즉시 환경교육에 실천할 수 있
는 방안을 마련하는 첨병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환경교육재단의 도서관은 조용한 장소에 위치한, 이른바 숲속 도서관이었다. 그 곳에는 약 7천여
권의 환경교육 관련 전문도서가 비치되어 있으며 각종 여러 가지의 환경놀이 기구들이 준비돼 있
었다. 누구나 와서 참고하고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미 환경교육을 위한
고민과 그에 따른 연구결과물들을 바탕으로 환경교육을 실행해나가는 데 필요한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독일에서는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북부독일에 위치한 갯벌국립공원을 탐방했다. 수십년 동안의
국부적인 갯벌교육에 대한 연구와 실행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재정과 노력을 투입한 갯벌교육센터
(Wattform Multimar)가 건립되고 있는 중이었다. 현재 일부 가동중이나 센터의 완전한 마무리는
2000년도 하반기에 이루어진다. 그러면 교육센터는 2001년부터 민간업체로 이양되고, 민간업체
의 책임하에 센터가 운영된다. 이러한 민간업체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주식회사형
식이라 할 수 있다. 소위 ‘공익성을 우선하는 주식회사’의 의미를 지니는 민간업체인 것이다.
자연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지만 재정적인 여건으로 이행을 할 수 없는 사업들에 대하
여 정부가 1차적으로 투자한 후에 이를 민간에게 이양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정부와 민간이 함
께 환경보존을 위해 선택한 새로운 방안이다.

유럽 및 독일에는 아직도 중세적인 사회구조를 반영하는 영주의 후손들이 남아 있으며, 이들 중
에는 실제적으로 많은 토지와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귀족들도 있다. 독일에서 우리가 방문한
또 하나의 자연학습 및 체험장(NATURERLEBNIS WILDWALD)은 중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 귀족
이 자연환경교육의 선봉에 서서 본인의 토지와 재산을 투자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전에 이 자연
학습장은 동물원의 기능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동물원만으로는 오늘날 자연을 찾는 사
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전문인력을 투입해 자연학습 및 체험장을 개설했던 것이
다.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시설과 함께 사슴이나 멧돼지 그리고 노루 등
을 관찰할 수 있게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학습장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자연상태
에 서식한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하루에 두 번씩 일정한 시간에 먹이를 공급하는 곳으로 찾아온다. 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관
리자가 담당하지만, 일반인도 관리자와 함께 먹이를 주면서 야생동물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곳은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지의 역할을 담당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구
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곳에서 우리는 사회가 요구하는 시설물에 대한 투자를 개인이 자신의
관심과 재력으로 감당하는 공적투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함을 볼 수 있었다. 재력있는 민
간이 자발적으로 투자하여, 자연환경교육을 실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독일과 스위스의 사람들이 공익성과 교육성을 지니고 있는 환경교육을 다양한 관점에서, 그리고
다양한 층에서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현실 속에 옮겨놓는 움직임이 새삼스럽게 감동적이
다. 공익과 교육을 위해서는 관과 민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사실, 개인의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는
다는 사실 등은 특히 그러하다. 한편 민간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관이 먼저 투자하고 이를 민간
이 운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하는 사회적 시스템은 우리로서도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남효창 namhc@kfem.or.kr
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 부소장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2000년 10월호

admin

참여프로그램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