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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 무엇을 가르치고 있나

환경교육/ 무엇을 가르치고 있나
초등학교 교육과정 분석자료를 중심으로
월간환경운동 8월호

김형인/ 동수원초등학교 교사

환경문제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벼랑으로 내닫고 있지만 국가정책과 사람들의
의식은 여전히 지렁이 걸음이다. 정부에서는 환경문제와 환경교육을 중요시한다며
새마을주임 부서를 환경주임으로 바꾸고, 환경교과를 선택교과로 신설하기도 했
다. 그러나 학교의 환경교육은 꽃과 나무를 가꾸는 조경과 미화, 폐기물을 분리
수거하고 주변 청소와 정리정돈하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일을 맡은
부서나 담당자는 바쁘고 고생스럽기만 하다.
수많은 환경교육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잘 이용되지 않고 있다.
어쩌면 이것 또한 또 하나의 환경문제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사들에 대한
각종 연수도 다양하고 많지만 환경교육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교사교육은 찾
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환경교육은 교사들이 매스컴이나 책
자를 통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편 중고등학교에서 채택하고 있
는 환경 교과 선택은 수원지역에는 전무한 상태다.

개구리 수난으로 시작한 일
해마다 봄이 되면 초등학교 3학년 자연과 ‘개구리 한살이’ 단원으로 인해 온 나
라에 개구리의 수난이 시작된다. 이때만 되면 주변의 연못과 웅덩이에 있는 개구
리알들이 대량으로 채집된다. 이것은 다시 도시지역의 문방구와 관상용 물고기를
판매하는 업자들을 통해 무수히 팔려나간다. 황소개구리의 창궐과 겨울철 몸 보신
용으로 이용되어 멸종까지 염려되는 개구리의 또 다른 수난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은 해마다 반복되어온 일이지만 다른 환경문제들처럼 너무 무관심 속
에 파묻혀졌던 일이다. 수원환경운동센터를 중심으로 수원과 안산지역의 환경교육
에 관심을 갖고 있는 환경교사 모임에서 우선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환경
교육 내용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되도록 반환경적인 내용과 교재를 찾아내어 정리
하기로 하였다.
2학년 이하의 교육과정도 살펴보았지만, 분석의 주 대상은 초등학교 3∼6학년 교
육과정과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하였다. 담임한 학년의 교육과정을 맡아 두 달
에 걸쳐 분석 정리하여 환경부, 교육부와 산하 교육기관에 교육과정의 개정과 내
용의 수정 첨가를 건의하기로 하였다.
문제에 접근하고 반환경적인 지도내용을 분석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초
등학교 5학년 이상은 새로 개정된 교육과정에 의해 나오는 2학기 교과서와 지도서
가 발간되지 않아 접근하지 못하였다. 참여한 교사들이 좋은 뜻만 가지고 모였지,
환경문제나 환경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하여 옳고 그름을 가리기 힘든
문제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일을 해나갈수록 전학년 전교과에 걸쳐 반환경적인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문제가 된 내용은 3학년 자연과 ‘개구리의 한살이
’, 4학년 사회과(경기도교육청 발행 지역교과) ‘우리들의 밝은 미래’, 5학년
사회과 ‘살기 좋은 우리 국토’ 등이다.
3학년 자연과 ‘개구리의 한살이’ 단원은 개구리알을 채집하여 올챙이와 개구리
로 자라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도심
은 물론 농촌에서도 독성 농약 사용으로 인해 개구리알을 쉽게 찾아내기 힘들어졌
다. 교과내용의 지도를 위해 개구리알을 무차별 채취하거나, 문구점 등에서 대량
으로 판매하는 것을 구입하여 교실에서 기르게 함으로써 자연생태계의 보전과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해칠 우려가 있는 내용이다. 채집하여 기르는 대부분의 개
구리가 교실 등의 밀폐된 환경 속에서 관리 소홀로 인하여 대부분 죽어 나가고,
자칫 생명 경시 풍조를 배우게 할 가능성도 있다.
3학년 실과 ‘청소하기’단원의 ‘쓰레기 처리하기’에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방
법과 쓰레기 분리 처리하기를 지도하는 내용이 나온다. 학교에서 폐기물 처리에
앞서 더 중요한 일은 학생들이 학용품과 생활용품을 아껴 쓰고 절약하는 습관과
태도를 철저히 가르쳐주고 훈련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마다 임자 없는
물건이 수두룩하게 널려 돌아다닌다. 쓰지도 않고 찢어지고 부서지고 망가진 학용
품이 부지기수로 쓰레기장행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 중에는 멀쩡한 물건도 흔
하다.
1학년 교과서에서부터 쓰레기 분리 수거를 교과서에 담기는 하였지만 너무 단순하
게 형식적으로 수록한 듯한 느낌이다. 전학년에 걸쳐 쓰레기의 감량화,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 소각처리, 위생매립 등 쓰레기 처리의 전과정을 구체적으로 교육
하여 쓰레기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원임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다. 예를 들면 3학년 실과 88쪽의 쓰레기 분리방법에 있어 병류는 색깔별 분류,
깡통은 고철류와 알루미늄류의 분류 등 세부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 학교급식이
나 도시락 사용으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방법에 대한 내용의 교육도 필요하
다고 본다.
4학년 1학기 사회과 ‘우리들의 밝은 미래’ 단원의 내용은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상과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농촌의 문제점 중에서 경기도에 널려 있는
골프장 건설 등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의 문제점은 모두 간과되고, 농약이나 가축
의 오물로만 환경문제를 좁혀 진술하고 있다.
그리고 1백59쪽 삽화에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쳐 깨끗한 물
로 바뀌는 과정을 제시하였는데, 공장에서 무단 방류하는 모습을 제시하여 자칫
학생들에게 무단 방류해도 폐수가 전부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쳐 갈 것이라고 이해
하게 할 우려가 있다. 또 그림처럼 방류를 해도 괜찮다고 이해할 것으로 생각된
다. 쓰레기의 올바른 처리방법에 대한 1백60쪽 삽화는 ‘쓰레기의 처리’에서 청
소차량에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가 실려 있는 실수도 범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의 개발사업이라고 수록한 시화지구와 평택항 개발사업은 공업과 무역
업의 발달과 지역사회의 발전으로만 묘사하였다. 그에 따른 환경문제, 갯벌의 생
태적 가치, 경제적 가치는 완전히 무시되어 있다. 개발논리와 경제우선주의를 강
조하고 환경파괴로 인한 문제점을 무시하거나 경시한 교과내용은 5학년 사회과에
더 나타나 있다.

개발논리에 무게를 둔 환경교육
5학년 사회과 ‘살기 좋은 우리 국토’단원에는 국토의 달라지는 모습 살펴보기,
국토개발의 내용과 효과, 그 필요성과 국토종합개발의 모습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의 확장과 이용 효과만을 강조하고, 지역 생활이 향상되어 우리나라 발
전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1백31쪽부터는 ‘새만금 종합 개발 사업’을 예로 들어 국토 가꾸기에 대한 내용
이 나온다. “엄청난 넓이의 새로운 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놀랍다. (중략) 이렇
게 국토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중략) 주변 지역의 생활이 향상되
어, 우리나라가 발전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렇게 넓은 땅이 새로 생긴
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였다.” 마치 60년대의 개발과정에서 부르짖던
정치꾼들의 이야기 같다. 교과서에 나온 선생님 말씀은 더 가관이다. “물론 갯벌
은 그대로 두어도 해산물을 얻을 수 있어서 좋지만… (중략)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개발을 해야 하지 않겠니?” 간척지 보존의 중요성과 간척지 파괴로 발
생하는 수 배, 수십 배 더 큰 경제적, 환경적 손실을 간과했음이다.
다만 환경문제는 “간척사업으로 자연환경이 바뀌면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기지 않
을지 모르겠다”며 우회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지난해 보
급한 교과서 내용이 이렇다. 이미 간척지 파괴가 가져온 수많은 문제가 적나라하
게 나타나고 있는데 말이다.
이 밖에 단원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산업’에서는 우리나라 농촌의 문제점중 농
촌 인구 감소와 농토 면적이 좁다는 것 등을 언급하고 있다. 농촌이 안고 있는 많
은 문제점이 간과되고 다만 경쟁과 기술 개발만이 생존의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 논농사 등 경작 포기 등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그 피해,
농산물의 수입으로 인한 피해 등 농촌이 안고 있는 더 큰 문제점이 경시되어 있는
것이다.
체육과에는 놀랍게도 대규모 환경파괴 주범 중의 하나인 스키가 수록되어 있다. 5
학년 ‘스키’ 단원에는 겨울철 스포츠로 ‘스키 배우기’를 수록하였다. 스키는
골프와 함께 누구나 아무 때나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 스포츠도 아니며,
스키장 건설에 따른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스키를 대중스포츠로 교육하
는 것에 문제가 있다.
고학년 자연과나 실과에서는 자연환경 요소나 환경생태계에 대하여 비중 있게 다
루고 있다. 하지만 화학약품의 사용과 실험 실습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고, 교사가 학습지도시에 주의하도록 안내하고 있을 뿐이다.
이 밖에도 각 학년 각 교과별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미술교과는 가장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교과임에도 그에 대한 언급이나 대책
이 전혀 없는 듯하다. 쓰고 난 먹물이나 물감을 물로 씻었을 때 수질오염 문제,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의 환경오염 물질을 사용토록 한 문제, 색종이나 화지
처럼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지 등 미술교육이 안고 있는 환경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정리되었다.

학교 환경교육을 다시 검토해야
이상이 한 지역의 비전문가 교사 몇 사람이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도 아닌 환경교
육 관련 교육과정 분석의 내용이다. 체계적이지도 못하며 다소 왜곡된 시각으로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생활을 추구하기 위한 환경교육의 의의
와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교육부를 중심으로 산하 교육기관, 교육연구기관에서는 조속한 기일 내에
초중고 전학년 전교과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면밀히 분석하여 반환경적인 교육내
용을 수정, 보완하기를 바란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는 친환경적이고 생
명을 존중하는 교육이 강화되기를 바란다.
우선 자연생태계 보존 측면에서 동식물 채집 관찰의 문제점을 해결하였으면 한다.
이미 곤충이나 식물 채집 등의 과제가 사라진 지 몇 년이 지났다. 영상자료 등 시
청각 자료나 자연생태 탐사 등 현장학습으로 대체하였으면 한다. 또한 개발과 발
전, 경제 우선 논리에 의한 교육과정과 지도내용도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고 본
다. 우리나라의 국토개발이나 경제발전에 대한 교육내용이 환경파괴에 따른 막대
한 경제적인 손실과 문제점을 지나치게 경시하고 있다.
그리고 초중고 전학년 전교과에 걸쳐 반환경적인 내용을 밀어내고 친환경적인 요
소를 담아내야 한다. 가능하면 각급 학교에서 영어나 컴퓨터, 한자 등 지식교육에
도움이 되는 교과도 중요하겠지만, 환경교과를 선택교과로 정하여 가르쳐야 한다.
문명사적 위기에 직면한 우리 인류가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성을 보장받는 길을 열
어주는 교육은 환경교육밖에 없다고 한다. 눈앞에 급급한 이익에 혈안이 된 세상
모습처럼 교육도 너무 그러한 세상만을 추구하지는 않는지.
파괴되고 방치된 환경을 살리는 일은 그 동안 안락함과 풍요로움을 추구한 모든
사람들의 책임이다. 하지만 환경을 살리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부터 작은 실천을
하도록 가르치고 돕는 일, 앞으로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만드는
일은 어쩔 수 없이(?) 올바른 교육과정과 우리 교사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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