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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한국 녹색정치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느림의 정치, 풀뿌리민주주의, 녹색정치

느림의 정치, 풀뿌리민주주의, 녹색정치

글 : 김현(시민자치정책센터 상근 운영위원)

지역은 풀뿌리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거점이 아니라 중심이어야 한다는 사실은 선(先)녹색정치
경험자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최근 여러 지역에서 활발히 전개
되는 풀뿌리운동을 주시한다면 이는 더욱 명확하다. ‘작은 문제에 큰 문제가 담겨 있다’는 진리
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일어나게 될 녹색정치의 방향을 일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수평적인 네트워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상향식 정치지형의 중요한 작동원리이기도 하다.
녹색정치의 토대는 국가마다, 지역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점화되어 활발히 타오르는 양상도 똑
같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녹색정치운동이 독일과 호주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버팀목처럼 우뚝 녹색정치의 중심에 놓여져야 할 기본적인 가치나 의제는 변해서는 안될 것이
다.

한국 사회에서 주민자치(운동), 풀뿌리세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참여/자치/분권이라는 대의명분
과 실제적 운동의 괴리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풀뿌리민주주의와 관련하여 녹색정치운동의 현재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분권은 참여와 자치가 없이는 공허하며, 단순히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하
는 것이 분권의 근원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내에도 권력과 정보는 일부 세
력에게 집중되어 있다.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즉 사회의 권위주의/탈권위주의, 민주성/
비민주성, 그리고 시민들의 성숙과 자치의식 정도는 시민사회의 자치역량의 척도라고 한다면, 우
리가 매진해야 할 방향은 선명하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순차적인 진행을 요구하지 않는다. 역
동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대안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차에 녹색정치는 신선
한 수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에도 녹색정치에 대한 논의가 없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어떤 코드로 어디에
첫 발을 내디디느냐는 매우 중요하리라 본다. 의제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디서 어떤 세력으
로 출발할 것인가가 될 것이다. 이를 설정함에 있어 판단의 기준을 삼아야 할 지점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지방자치가 부활되어 첫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포함한 선거를 치뤘던 지난
1995년부터 2002년 지방선거까지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한 냉정
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 깊이의 차이는 있지만, 그 때의 녹색정치에 대한 바람이 있었고, 그 연
장이 지금의 녹색정치 논의의 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의제설정과 출발의
지점, 그리고 지지세력 내지 녹색정치의 주체세력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설프게 중앙정치의 전
철을 밟거나 명망가나 전문가 위주의 장이 된다면 풀뿌리 세력의 참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
다. 풀뿌리 세력은 본디 느리다. 녹색정치가 ‘느림의 정치’를 인정하지 않고 빠른 행보를 고집하
는 순간, 핵심적인 가치인 ‘풀뿌리 민주주의’는 “피레네 산맥의 성”에 불과하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많은 참여의 기회를 보장받을 때, 우리의 삶 자체
가 민주주의의 학교가 될 것이다. 이는 녹색정치의 토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 ‘녹색’이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젠 누구라도 ‘녹색’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인
다. ‘녹색’은 이미 대중화되었다.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 더 많은 시간을 두고 녹색정치를 준
비하는 사람들의 깊은 고민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료출처 : 녹색자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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