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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한국 녹색정치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녹색정치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들

글 : 조현옥 ·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

1. 들어가는 말

한국에서 대안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높으
면 높을수록, 또 그 안에서의 개혁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수록 무엇인가 완전히 틀
을 바꿀 수 있는 대안정치가 있어야 한다는 기대는 높아져 왔다. 그러나 기존정치의 벽 또한 완
고하기 때문에 시도는 그대로 시도로 끝나버리기도 하고, 논의과정에서 흐지부지 사라져 버리기
도 하였다. 대안정치에 대한 논의는 80년대 이후 시민단체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구체화되었다. 시
민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정책개발이나 압력단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궁극적인 결정을 내리는 곳은 정치권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변화없이 사회변화는 힘들다는 결론
이 더욱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높였다. 거기에 90년대 이후 시작된 지방자치제는 풀뿌리민주주
의가 기반을 마련하여 실제로 지자체 선거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참여하기 시작
하였고, 2000년 총선에서는 낙선운동으로 정치권에 직접 미치는 시민들의 힘을 과시하였다.

이러한 시민참여의 열기는 2002년 6월의 지방선거에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및 단체들의 연대가 독
자적인 후보를 배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대안정치 중에서도 녹색정치는 가장 구체적인 실체로
서 등장하는데,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성장과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사회
로 변화하기 위해 주체로서 녹색정치가 거론된다. 또한 서구의 녹색정치가 제도권 안에서 영향
력 있는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더욱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6월 선거에서는 녹
색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거는 녹색평화당이 정당을 설립하면서 서울광역의 단체장 후보와 기초후
보를 배출하였고, 환경연합에서는 녹색자치위원회를 설치하여 기초후보를 중심으로 입후보 하였
고 15명의 기초의원을 당선시켰다.
이는 정치권에 미친 결과로 보면 미미하지만,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
고 국민들에게 녹색정치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녹색후보를 비롯하여 시민후보로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기초의원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개혁을 표
방하는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와 녹색정치에 대한 논의는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 물론 이 두 주제는 내용상으로 일치하는 면도 있지만 접근법은 다를 수 있다.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는 현재 국가나 정치권에 비해 수동적인 정치대상인 시민들이 어떻게 적극적으로 정치
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논하며, 특히 현재 시민사회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들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압력과 정치참여에 대한 논의로 좁혀 지는 반면에 녹색정치는 부분적으
로 환경단체등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를 포함하기는 하지만, 기존 정치권의 틀을 깨는 새로운 정
치에 대한 대안을 생태계와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또 한국정치의
대안일 뿐만 아니라 개발구도로 가고 있는 세계의 주류정치에 대한 저항의 모습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다음에서는 중점을 녹색정치에 맞추어 우리사회에서 녹색정치를 실행하고자 할 때 꼭 짚고 넘어
가야 할 점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내 보고자 하였다. 특히 답보다는 문제제기에 중점
을 두고 토론꺼리로 내놓고자 한다. 녹색정치는 결과물로서 뿐만이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떻게 어
떠한 과정을 거쳐서 형성해 낼 것인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논의과정도 함께 의미하기 때
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그리고 이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우선 제기되는 문제는 왜 지금 녹색정치를 논하는가이다. 이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고,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한국의 상황과 국제적인 맥락등을 들어 다시 안 번 정리
해 보고자 한다.
두 번째로 제기되는 문제는 녹색정치가 무엇을 뜻하며 특히 한국의 정치에서 어떠한 대안을 제시
해 주어야 하는가이다. 물론 녹색정치의 내용은 각 지역의 이슈를 중심으로 다시 재구성되어야
하지만 기본적인 지향성은 공유하여야 한다. 또 지향성 뿐만 아니라 이 지향성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방법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세 번째는 현재 한국에서 녹색정치에 대한 논의나 실현이 어느 선까지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
서 파생되는 문제는 무엇인가이다. 특히 녹색정치라는 명제아래 움직이고 있는 정치결사체들의
관계설정은 한국에서의 녹색정치 실현에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이다.
네 번째는 녹색정치를 현실정치에 접목시켰을 때 한국의 정치구조에서 버텨나갈 수 있는 기회는
어떻게 형성되며, 정당으로 형성되었을 때 다른 진보정당들과의 연계, 또 원칙과 현실정치에서
의 전략을 어떻게 병행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2. 왜 우리는 지금 녹색정치를 논하는가?

한국사회에서 녹색당, 즉 녹색정치의 실현에 대한 논의는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특히 환경단체의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꾸준하게 있어왔다. 녹색정치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왜 우리에게 녹색정
치가 필요한가라는 주제부터 녹색정치의 실천모델은 제도권 안에서 정당으로 자리잡는 것인가,
그렇다면 녹색당을 설립하는 것은 과연 시기적절한가의 주제까지 다양하다.
녹색정치는 인구증가라는 문제와 대규모 산업에 의해 생태계의 평형이 파괴되고 재생불가능한 천
연자원들이 고갈되는 문제가 우리의 생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더군다나 기존의 정치구
조나 정당에서 전혀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문제의식은 우선 사회운동
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즉 서구의 1970년대의 새로운 사회운동이 바로 녹색정치의 근간이
되며, 그 주제들은 첫째, 자연환경과 동시에 인위적 환경에 대한 관심까지도 포함하는 생태, 환
경 운동, 둘째, 정체성과 존엄성의 보호, 그리고 성, 나이, 종족, 언어, 지역등에 의해 차별받
는 사람들의 동등한 대우를 위해 싸우는 인권운동, 특히 여성운동, 셋째, 반전 운동과 평화운
동, 넷째. 재화와 용역의 생산과 분배에 있어서 대안적인 또는 공동체적인 양식을 주장하거나 옹
호하는 운동들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운동은 기존의 사회운동에서 다루지 않거나 변
방에 놓여있던 여러 주제들을 운동의 중심주제로 올려놓고 자발적인 시민들을 운동의 장으로 끌
어들였으며, 그들의 일상적인 삶이 사회운동에 그대로 반영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사회운
동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넘어 기존의 구태의연한 정치권의 개조 없이 사회변화가 없다
는 인식아래 정치권의 진출을 시도한다.

이러한 서구 녹색정치의 등장배경은 한국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선 해방이후 일변도
로 주장되어 온 개발과 성장주의는 모든 한국사회의 흐름과 정책의 기조가 되고 있다. 이는 보수
건 진보건 모든 정당의 기조이며, 환경문제를 변방으로 밀어내고 인간을 성장의 도구로서 인식하
여 천민자본주의의 모습을 보이는 오늘의 한국을 만들고 있다. 물론 환경청이나 환경부가 국가기
관으로 설립되어 환경문제를 국가차원에서 다루고자 하나 이는 이미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는 차
원이다.
두 번째 우리가 녹색정치를 논할 수 있는 이유는 사회의 주류는 아직도 성장주의가 차지하고 있
지만 대안을 외치는 시민사회가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이 중심이
되어왔던 한국의 사회운동도 1987년 이후 삶의 주제들을 중심으로 하는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었으
며, 개발논리에 대항하는 생태주의와 환경운동등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왔다.
세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치권의 불변의 모습이다. 시민사회와 시민
운동의 활성화는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쳐 끊임없이 개혁을 이야기하고, 환경에 관해서도 환경부
가 설치되는 등의 성과를 가져 왔으나 정치가 중요한 결정권을 갖는 한국의 현실에서 그 변화가
그다지 크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새만금 간척에 대한 논의는 다양한 토론과 의견수렴이 있
었으나 이 의견수렴과는 별도로 결정은 정치권에서 내리는 양상이 정치권에 대한 변화없이 한국
사회의 변화는 없다는 인식을 불러왔다. 이러한 사회운동으로서의 한계가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
입하여 바꾸어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하였으며, 그것이 바로 녹색정치의 역할이다.
이러한 논의는 녹색당의 설립논의로까지 이어지고 시기상조론과 조기결성론으로 나뉘어진다. 시
기상조론은 환경운동을 주축으로 하는 시민운동의 성장, 새로운 정당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
대, 녹색정치의 잠재적 지지층의 확대등의 조건은 성립되었으나 기존 정당 구조의 기득권 유지
와 정치가 충원의 폐쇄회로, 주체세력 형성의 미비, 사회적 지지기반 부재 또는 미약, 기존 정당
들에 대한 녹색정치 이슈의 포섭, 선거법 및 정당법 등의 제도적 문제 등으로 아직 이르다는 주
장이다. 이에 비해 조기결성론은 ‘한국에서 녹색당과 같은 시민사회를 대변해 주는 대안적 정당
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21세기 참여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
당의 창당은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을 보면 참여와 개혁을 주장하는 노무현정부가 들어서면서 빠른 속도로 개
혁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물론 한계를 가지고 있는 개혁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에 동참할 역량
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각 당이 정당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주체세력들이 그대로 있고, 기존
의 구조를 유지하는 한에서 정당개혁은 지극히 낮은 수위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는 극대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정당명부제와
같은 선거법의 개정은 신생정당의 기회를 확대시키는 좋은 정치적 기반이 될 수 있다.

3. 한국에서 녹색정치는 무엇을 뜻해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녹색정치를 논하고 당장 틀을 만들자고 주장하지만 각자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그
림은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환경보호의 차원에서 생각하기도 하고, 혹은 서구의 녹색당의 원칙
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물론 생태계를 보호하며 기존의 정치행태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것이어
야 한다는 대 전제와 함께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방법에 대해서도 수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각 지역으로부터 올라오는 의견들은 녹색정치의 원칙을 세우는데 가장 기초토대가 된다. 중앙에
서 몇몇 사람이 만들어내는 원칙보다는 정치일선에서 제기되고 필요로 하는 내용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에서는 그러한 내용을 채워가기 위한 당위성과 뼈대를 몇가지 추려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당위성을 지향점으로 하여 녹색정치의 내용을 어떻게 채우고 실천해 나갈지의 내용에
대해서도 논해보고자 한다.

ㄱ. 원칙들

녹색정치는 기본적으로 공존의 정치를 의미한다. 인간이 중심이 되고 자연이 인간발전의 도구가
되는 근대화적인 개발논리를 넘어서서 생태계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는 상호관계를 맺을 것인가
가 생태주의의 기본원리이고 이 생태주의 이념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 녹색정치이
다.
이러한 기본원리에 따라 서구에서 녹색정치의 정한 원칙들은 대강 독일의 녹색당이 내세우고 있
는 정강과 일치한다. 생태적, 사회적, 풀뿌리 민주주의적, 비폭력적이라는 원칙들은 생태계와 인
간이 또는 집단들이, 인간들이 어떻게 상호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과 답을
담고 있다.

이들은 녹색정치를 논할 때 가장 기본적 요소로 이야기되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원칙들을 한
국의 녹색정치에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이다.
첫째, 녹색정치는 생태주의적이어야 한다. 녹색정치의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주의 이념
이다. 생태주의는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일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발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또 이제까지 우리 사회의 가장 주류적인 이념이었던 성장주의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
가 와도 연결된다. 특히 성장위주의 정책에서 결과물로 생겨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환경
정책이 아닌, 환경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회구조를 변화하는 차원에서의 원칙을 의미한다. 이러
한 이유에서 기존 정당들이 환경정책과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진보를 논하는 대안정당들에서
도 포기하지 못하는 성장과 개발논리에 대한 검토와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생태주의원칙을 도입하
여야 한다.
두 번째는 녹색정치는 평등과 참여의 정치여야 한다. 즉 효율적인 성장주의에서 나올 수밖에 없
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바로 생태주의의 사회적
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인 약자, 소수자들의 인권이 보장되며, 그들의 자주적 실천이 지
원되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여성주의적 원칙이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 여성주의는 성평등과 함
께 폭력적인 가부장제의 타파를 의미한다. 따라서 녹색정치는 철저한 남녀평등을 의미한다. 이
는 내용뿐만 아니라 당의 운영과정에서도 지켜져야 할 원칙이다.
세 번째는 녹색정치는 분권과 지역의 정치여야 한다. 현재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는 중앙중심
에서 비롯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모든 인구와 물자가 집중되는 현상은 지방을 공동화하고 권력분
배에 있어서도 심각한 차별현상을 보여준다. 녹색정치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
기 때문에 모든 의제와 내용은 지역으로부터 오며, 실생활과 연계된 생활정치여야 한다. 이는 정
치를 서울의 국회에서 몇몇 정치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행태라고 제한지었던 우리 정치의 개념
에서도 벗어남을 의미한다. 또 이는 꼭 제도권의 정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의 주민
운동이 녹색정치의 기반이 되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네 번째 녹색정치는 비폭력 평화주의를 지향한다. 현재 전쟁과 인명살상 및 전쟁에 대한 지지나
지원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핵시설과 폐기물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원칙이 모두 포함된다.
다섯 번째 녹색정치는 전지구적 연대를 지향해야 한다. 즉 한국에서의 환경문제나 평화문제 뿐만
이 아니라 전지구적 연대를 통한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한다.

ㄴ. 방법

위와 같은 원칙들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는 녹색정치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제까지 우리
는 정치 또는 정당이라고 하면 중앙의 엘리트 중심을 떠올린다. 몇몇 사람이 뜻을 모아 당을 설
립하고 지부를 만들고 정당원을 모집하는 형식이다. 이러한 정당은 만들기도 쉽지만 해체하기도
쉽다. 다시 몇몇 사람이 뜻을 모아 당명을 바꾸기도 하고 다른 정당과 합치기도 하면서 이합집산
을 계속 해 온 것이 한국정당사이다. 따라서 항상 유권자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야기되어
온 것이 당원 중심의 정당, 아래로부터 형성되는 정당이다.
녹색정치는 풀뿌리민주주의를 중요한 원칙으로 한다. 이는 지역중심의 자발적 구성원을 뜻한다.
따라서 녹색정치는 지역에서 그 원칙들을 중심으로 기본 이슈를 만들고 지역정치에 영향을 미치
는 것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역에서의 결사체들은 철저하게 구성원 중심으로 운영되
며, 다른 지역 결사체들과 수평적인 연계를 맺는다.
지역결사체들은 자체후보를 내서 지방의회나 지방자치체에 진출하여야 하며, 바로 이 기초의원,
광역의원, 자치단체장이 녹색정치의 제도정치권에서의 대변자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철저한 지
역이 형성되었을 때 이들을 느슨하게 묶을 수 있는 전국차원의 조직을 형성할 수 있다. 그 의미
는 전국차원의 조직이 있다 하더라도 현재 기존정당과 같은 상명하복식의 위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 속에 서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녹색정치의 실행방법은 현재 한국의 중앙집권적인 정치상황에서 매우 비효율적이거나
이상적이라고 지적당할 수 있다. 당장 지역에 비해 크나큰 힘을 가지고 있는 중앙과 그 정치무대
를 빗겨간 채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은 영향력도 크지 않고 그 전파력도 떨어질 수 있다. 그
러나 풀뿌리 민주주의를 그 원칙으로 하면서 단기적인 의미에서 영향력을 생각하여 기존 정치권
들이 걸어 온 길을 다시 걷는다면 아무리 그 목적과 의도가 바람직하다 할 지라도 차별성을 얻기
는 어려울 것이다.

또 한가지 녹색정치의 실현방법은 사회운동과의 밀접한 연계를 바탕으로 한다. 녹색정치는 이제
까지의 제도권 안으로 국한된 정치를 확산시켜 보자는 것이다. 정치가 특정한 사람들에 의해 특
정하게 이루어지는 일들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사회적 행위들임
을 일깨워 정치를 생활정치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우리 하천 살리기 운동, 골
프장 건설 반대운동 등은 곧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요소들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행동들이
다. 따라서 녹색정치는 운동영역과 밀접한 연관을 맺을 수 밖에 없다. 녹색정치는 사회운동의 정
치적 창구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녹색정치를 운동정치로 규정하기도 하는데, 그 특성으로는 운동정치가 제도권 안으로 흡
수되면서 기존 이론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운동 자체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 내에 독
자성을 가진 운동영역을 형성함으로써 전통적으로 정치제도가 가지고 있던 영역을 확산시킨다는
점을 꼽는다. 이처럼 정치 제도권 안에서 사회운동이 확보하는 독자적인 영역이 바로 운동당이
라 할 수 있다. 운동당은 인력구성이나 조직적인 면에서 연계를 맺고 있는 사회운동과 엮여져 있
고, 정치적 이익이나 정당화의 근거를 연계된 사회운동에 두며, 동원도 운동을 통하여 이루어진
다.

4. 현재 한국에서 녹색정치의 상황과 그 문제점

한국에서 녹색정치 또는 녹색의 정치세력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2002년 지방선거에서 녹색
평화당이 광역후보등을 내고, 환경연합에서도 독자적인 후보를 내면서부터이다.
2002년 총선연대의 낙천낙선 운동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던 환경연합은 ‘지금까지 친환경적 후
보를 지지했지만 당 논리가 우선되면서 당선 뒤 공약이 잘 지켜지지 않는 한계’를 겪었고 ‘지역
마다 쟁점이 다른 지방선거에서는 낙천 낙선운동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다음과 같
은 이유를 들어 직접적인 정치참여의 입장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목표아래 환경연합이 내걸었던
기치는 녹색자치의 실현이다. 따라서 정치참여는 지방자치에 중심을 두며, 지방자치를 주민자치
를 근간으로 하는 생활정치에 두며, 그 핵심을 환경행정에 두고 있다. 따라서 쾌적한 살의 질을
향상시키고 주민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녹색가치를 중심 축으로 하는 지방문
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6 13 선거 후 결과를 보면 50명 중 기초의원에 15명이 당선되었다. 고양지역에서는 시장후보와
광역의회 후보는 낙선하고 기초의원 세 명이 당선되었다. 중앙 활동가로서 출마했던 세 명이 전
원 당선하였으며, 서울에서 8명 중 4명이, 부산환경연합은 5명이 출마하여 3명이 당선되었다. 그
리고 고양시에서는 8명이 출마하여 3명의 당선하였으며 후보자 중 여성은 6명, 당선자 중에는 4
명이었다.
출마자와 당선자의 분포를 보면 서울, 부산, 경기도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전
남지역의 출마자 수가 가장 많았다. 당선자 분포도 서울과 부산, 경기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
어 녹색이념이 아직도 대도시에서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거기간 동안 중앙활동가 25
명이 3차에 나누어 지역활동가들과 함께 후보들의 지원작업을 맡았으며, 지역별로도 지원작업을
펼쳤다.
한편 녹색정치의 실현을 기치로 2002년 1월 창당기자회견을 실시한 녹색평화당은 5월8일 창당기
념식을 치루고 한 달만에 지방선거에 임하였다. 녹색당은 우선 내걸었던 기치가 대내적으로 녹색
을 정체화시키고 대외적으로 다른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를 이끌어 내는 일을 내걸고 있으며, 특
히 국제적인 연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 대외과제로서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구적
차원에서의 이슈 정책화를 꾀하고자 한다. 또 녹색당의 활동이 약한 아시아 지역에서 녹색운동
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녹색평화당은 서울과 인천의 광역자치단체장과
경기도에서 광역의원 한명, 기초의원 한명을 후보로 내세울 수 있어 결국 상징적인 출마에 그쳤
다 할 수 있다. 녹색평화당은 당선자는 없으나 정당표로 22만표를 획득하였다. 이는 전체 유권자
의 1.4%이며, 지역별로 볼 때 후보가 출마했던 지역에서는 2.4%,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던 지역에
서는 전혀 표를 얻지 못함으로서 전체적인 홍보가 부족하였지만 장기간의 준비로 후보를 배출할
때 정당표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녹색후보들의 선거참여에서 나온 문제점들은 녹색정치를 실행하고 정착시키려 할 때 제기
될 수 있는 문제들을 시사한다.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녹색후보의 양과 자질문제였다. 충분한 후보를 발굴할 만한 준비작업
이 부족했다는 것이 우선 제기되었고, 이와 연결되어 초기의 의도와 지역에 맞는 후보인가하는
자질문제도 끝까지 남아있는 문제였다. 지방선거라면 지역기반이 확실한 후보를 선정해야 하나
급하게 후보들을 배치하느라 지역기반이 없는 후보들을 중앙에서 파견하거나 자발적으로 신청한
개인후보들을 선정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지역을 파고들 수 있는 지역활동가를 기초의회로 보
낸다는 애초의 의도를 실현하지 못하였다. 또 환경쟁점이 있는 동강이나 새만금지역에서 후보를
선정하지 못하여 이미 크게 쟁점화된 환경문제를 부각시키지 못하였다는 점도 함께 지적될 수 있
다.
두 번째는 녹색정치의 원칙에 동참하는 다른 시민단체들과의 연대활동이라 할 수 있다. 여성운동
그룹, 인권운동, 평화운동 등 그 맥락을 같이 하는 시민단체들과의 연대가 필수적이지만 시민단
체의 선거참여에 관한 찬반논란이 장기간 지속되었으며 논의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다른 시민단체의 협력을 얻어내기가 어려웠다.
세 번째는 환경단체들 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개별로 선거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환경연합
의 녹색자치위원회와 유사한 이념을 가진 녹색평화당이 따로 창당됨에 따라 녹색이념을 표방하
는 녹색후보들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했다는 부담감을 안고 출발하여야 했으며 이는 유권자들에게
도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 문제는 향후 중요한 논의점으로 남을 것이다.
네 번째는 녹색정치나 이념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준비되지 못하였다. 고양시의 경우 ‘녹색도
시의 건설’이라는 구호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녹색도시를 건설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은 마련되지 못하였으며, 유권자들에게 또 녹색이념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대안들
이 채 만들어지지 못하였다. 따라서 녹색후보나 선거본부, 활동가들까지도 녹색가치에 대해 상이
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5. 정당으로서의 기회구조

녹색정치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당으로의 발전일 것이다. 그것이 정당이
라는 이름을 붙이건 또는 다른 틀을 붙이건, 대안을 꿈꾸는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결정에
참여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그렇다면 기존 제도권 안으로 진입을 해야 하는데 정당으로서 가능
한 조건은 우선 이를 지지하는 집단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정당원으로서 또는 유권자로서 지지하
는 세력이기 때문에 현재 얼마나 많은 동조자들이 녹색정치를 지지하는가는 중요한 변수일 수 있
다. 현재 녹색평화당이나 녹색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은 지극히 낮은 상태이지만 한 주간지에서 조
사한 바에 의하면 대안정치를 원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80%에 육박한다는 결과에서 새로운 정치
를 원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다만 이들에게 어떻게 녹색정치가 그 대안일 수 있다
는 의식을 심어주는가가 관건이다. 그러나 이는 대대적인 인물이나 사건 중심의 홍보를 통해서
가 아니라 지역에서 자발적인 주민활동을 통해 구성원 스스로가 자각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두 번째는 현재 정당법이나 선거법등 신생정당이 진입할 수 있는 정치구조이다. 현재 한국의 정
당구조는 양당제의 구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로 소수세력이 진입하기 어려
운 상태이다. 신생정당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후보자 중심이 아닌 정당에도 투표하는 정당명부제
가 유리하며, 또 이 비율을 중심으로 배분할 수 있는 비례대표의 비율이 높아야 한다. 현재 한국
의 전체 국회의석 중 비례대표의석이 차지하는 비율은 16%로 273석 중 46석이다. 비례대표 배분
방식도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얻거나 전국 득표율이 3% 이상 5% 미만의 정당에 대해서는 우선적
으로 1석을 배분하게 되어 있다. 거기에 선거방법이 후보에게만 투표하는 1인 1표제를 채택하여
후보자가 받은 표를 정당의 표로 계산하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비례대표 명부로 국회에 들어가기
는 거의 불가능한 사정이다. 그러나 2001년 헌법재판소가 현재의 1인1표제가 위헌이라고 판결하
였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1인 2표제를 도입하였기 때문에 1인2표제는 곧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
다. 그러나 현재 비례대표 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이 비례대표의 비율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
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와 특히 여성계에서는 비례대표를 전체 의석의 50%, 적어
도 30%까지 올리자는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비례대표 비율이 높아지고 1인 2표제의 정
당명부제가 정착되면 녹색정치가 제도권으로 진입하려 할 때 그 기회는 커질 수 있다. 이는 2002
년의 지방선거에서 1인 2표제를 도입함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8%이상의 득표를 하고 광역의 비례
대표 의원을 상당수 배출할 수 있었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세번째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다른 정당들과의 관계이다. 우선 기존 정치권에
서 세를 굳히고 있는 기성정당들과, 또 진보정당들과는 어떠한 관계 속에 서 있어야 하는가는 정
당의 유지와 자리매김을 위해 중요하다. 독일의 녹색당이 기존 사민당과의 연계 속에서 발전할
수 있었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한국상황에서 과연 연대할 수 있는가, 기성정당은
이를 필요로 하는가, 여전히 남는 문제들이다. 또 한가지는 진보를 표방하는 소수정당들과의 관
계이다. 현재 한국에는 민주노동당과 국민개혁신당이 진보적인 소수정당으로 자리 잡고 있고 한
국노총을 중심세력으로 하는 사회민주당이 건설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진보 소수정당들이 존재
할 때 정당명부제가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각 신생정당들에 돌아 올 표가 과연 얼마나 되며, 어떻
게 차별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즉 어느 정당과 연대할
것인가, 연대와 비연대의 근거는 무엇인가, 선거를 위한 연대인가, 사안별 연대인가에 대한 논의
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연대와 아울러 생각해야 할 점이 바로 원칙과 정치실천의 괴리의 문제이다. 녹색정치의
실천체는 현재의 성장주의에 반대하며 풀뿌리민주주의를 중심으로 분권화를 원칙으로 하게 된
다. 이는 보다 운동적인 성향이 강하며, 기존의 정치구조에서 효율성을 전혀 보장받을 수 없다.
따라서 끊임없이 현실정치 아래서 무엇이 효율적인가 하는 사고와 충돌할 수 있다. 독일의 근본
주의자들과 실천주의자들이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은 초창기의 원칙들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이 원칙과 현실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한다.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인가, 현실에서 가능
한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는 끊임없이 녹색정치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이들의 발목을 잡는 고민꺼
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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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 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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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녹색자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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