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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환경정책,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3] 여영학 (변호사, 환경운동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 부소장)

환경 정책 제도, 큰 틀의 구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1. 몇 해 전 신문 방송이 연일, 대문짝만하게 ‘수도권 난개발, 망가지는 국토’의 현장을 보도한
적이 있다. 그러자 정부는 재빨리 몇 가지 난개발 대책이라는 것을 발표했고, 검찰까지 나서서
대책회의를 열어 그 사태에 책임이 있는 업자들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 바로 뒤에 건교부는 국토건설종합계획법을 없애는 대신 국토기본법을 만들고, 국토이용관
리법과 도시계획법을 폐지하는 대신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이란 걸 제정했다. 제목으로 봐
서는 ‘건설’을 하기 전에 ‘기본’을 갖추고, ‘이용’만 하지 말고 먼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훌
륭한 뜻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겠다.

2. 그런데 그 후로도, 지금까지도, 정부의 ‘개발행정’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2002년 6월 건교부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그린벨트 내 11개 지역 212만평을 택지개발예정지구
로 지정했다. 개발제한구역특별조치법에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면 광역도시계획에 부합해야 한
다’고 분명히 돼 있지만, 건교부는 광역도시계획도 없이 택지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 사전환경
성 협의 과정에서 환경부가 ‘부동의’ 의견을 내놓았는데도 별 소용이 없다.(‘사전환경성 협의’
제도는 환경관계법의 최상위 규범인 환경정책기본법에 정해둔 꽤나 비중있는 절차지만, 이렇게
간단히 무시되기 일쑤다.)

새만금간척사업만 해도 그렇다. 수많은 환경전문가들이 환경재앙의 개연성을 지적해왔지만,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 한 번 없이, ‘개발부처’ 관료들에 의해 그냥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는 ‘농지조성’이 더 이상 매립목적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하고도 포기는 못하겠다는 것이다. 공유
수면매립법은 준공인가일로부터 20년 안에는 매립목적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대통령이 나서서 동강댐 백지화 결단을 내렸지만, 건교부와 수자원공사는 지금도 전국 각지
의 심산유곡에다 12개 대형댐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 건교부와 도로공사는 또, 몇 년간 다툼이
되고 있는 북한산관통도로를 비롯해서 전 국토를 거미줄처럼 얽어맬 수 있는 도로망을 만들어가
고 있다.

댐, 운하, 도로, 핵폐기장 등등 해서 온 나라 땅에 몰아치고 있는, 그것도 정부 지자체와 공
기업들이 일으키고 있는, 개발의 광풍은 멈추지 않고 있다. 머뭇거림도 없이 여전히 당당하게 휘
몰아치고 있다.

3. 문제는, 그런 개발 건설이 적절한 계획과 통제, 참여가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위에서 말한 개발과 건설은 개발담당 부처나 공기업 스스로 결정을 하고 단독으로 계획을 세
워서 몸소 실행에 옮기거나 인 허가를 한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친다 하더라도, 계획이 확정
된 단계에서, 대부분 담당 공무원 또는 연구원이 작성하는 극히 형식적인 협의의견을 제시하는
게 고작이다.

가. 우선 개발 건설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국토 전체의 환경용량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리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 개발부처와 공기업의 이해가 뒤섞이고 선거를 대비한 선심공약
이 버무려져서 나오는 ‘개발 건설의 필요성’에 따라 계획이 세워지는 데서, ‘친환경적인 고
려’는 양념 이상이 되기가 어렵다. ‘토지관계법을 개발부처 단독소관으로 해서는 안되며, 국토환
경관리법을 제정하여 환경부와 개발부처의 공동소관으로 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 계획수립 단계에서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한 사전환경성 협의 절차를 거치거나, 사업의 결정
또는 인 허가 단계에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런 절차는 개발사업의
당부를 판단하고 굵은 줄기의 방향을 통제하는 구실은 할 수가 없게 돼 있다. 기껏해야 평가서
를 보완하게 하거나 저감방안을 마련하라는 협의의견 정도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환경단체나
환경피해를 입게 될 지역주민들이 문제를 삼은 개발사업 가운데 환경영향평가에 걸려 중단된 사
례를 본 적이 있는가.
다. 개발 건설 사업이 결정되고 추진되는 과정에서, 그로부터 환경피해를 받게 될 주민들의 목
소리나 환경공익의 문제를 제기하는 환경단체의 의견은, 웬만해서는 참고자료도 되지 않는다. 현
행법에서는 통합영향평가법의 주민설명회 공청회 절차와 폐촉법의 입지선정 절차에 일부 주민참
여를 보장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통지절차 수준이거나 사업의 홍보절차 수준이다.

자료제공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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