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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환경정책, 어디로 갈 것인가? – 새정부 환경정책,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국정책임자에게만 기대할 수 없다

새만금 간척사업 강행이 결정되자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들이 새만금 사업 강행 주역들의 명단
과 관련자료를 타임캡슐로 묻었다. 그 명단에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하여 주요 정부인사들이 포함
되었다. 김대중 정부도 초기에는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내세우고, 동강댐 건설 백지화 결정을 내
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의 빈약한 환경인식은 단군이래 가장 무모하고 비합리적인 사
업으로 평가받는 새만금 사업의 강행을 통해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를 이어 받는 노무현 정부 역시 환경분야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속가능발
전과 개발시대 패러다임 극복은 21세기에 인류가 지구에 살아 남기 위한 필수적인 국가 운영 전
략으로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당선자는 새 정부 10대 국정
과제에 이러한 세계사적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였다.
법이나 제도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환경문제는 더 이상 국정책임자
의 환경인식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연속해서 환경인식이 부족한 국정의 최고책임
자를 맞이하더라도 지속가능하지 않는 개발정책의 추진이 불가능하도록 법적,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한번의 토론회를 통해 많은 것을 제시한다고 해서 모두 실천적 논의가 가능하지는 않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이번 토론회에서는 가장 핵심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만 집중
적으로 살펴 보고 기타 제안에 대해서는 중요성과 무관하게 지면을 절약하였다.

·환경권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헌법에 명문화되어야 한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는 침해 받을 수 없는 절대적 권리이다. 헌법 35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다른 헌법적 권리들
은 국가가 이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함께 두고 있으나 환경권에 관해서는 국
가의 책임을 비켜가고 있다. 즉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애매 모호한 선
언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헌법의 같은 35조 3항에 주택개발정책등을 통하여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국가의 노력은 반드시 필
요한 것이지만, 주택개발정책이 환경권과 관련된 국가의 특별하고도 유일한 항목으로 규정된 것
은 매우 부적절하며 원래 취지와 관계없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과거 개발위주 사고방식의 산물
이며 현재의 국민들의 환경의식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환경권을 다룬 헌
법 35조는 다음과 같은 예처럼 개정되어야 한다.

①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② 국가는 국민들이 환경오염으로부터 건강피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③ 국가는 국민들이 쾌적한 주거환경과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야 한다.
④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책과제와 정부부처야말로 환경문제의 가장 심각한 원인제 공자이다

많은 나라에서 정부의 행위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막강한 권
한과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정부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행위를 주도하면 일반 기업의 경우와
달리 사회적 통제가 힘들다. 정부와 시민들의 갈등을 중재하기도 어려워 사회적 갈등이 매우 높
아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만금간척 사업을 비롯한 많은 국책사업이 사회적 갈등을 높이는
환경사안들이 되어 왔다.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책사업 뿐 아니라 정부 각 부처의 새로운 법률 및 제도가 환
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심의하여 문제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임무를 위
해 대통령 직속으로 환경위원회(Council on Environmental Quality)를 두고 있다. 우리의 경우
새로운 환경위원회를 만들지 않고 기존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게 사전심의와 의결권을 부여하
여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새만금 간척사업 당시 대통령 자문기구라는 임무조차 인정
받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그 결과 환경단체나 주요 전문가들이 모두 탈퇴하였고 그 이후 파행
을 겪어 왔다. 작년 말 새로 구성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역시, 새만금사업 등 문제가 되었던 사
안 등 새로운 변화가 전혀 없다는 이유 때문에 주요 환경단체들로부터 위원 추천을 거부당했으
며, 상당수 양식 있는 환경 전문가들로부터도 외면당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정부의 특별한 노력 또한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새
롭게 역할을 부여하고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도 개정되어야 하겠지만, 범 시민사회
와 환경분야의 대표성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울러 현재 형식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각부 장
관을 제외하고 실제로 정부에 대한 환경성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새롭게 구성되어야 한다.

·개발기관의 인적 교체와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재원확보의 개 선이 필요하다.

국토의 구석구석까지 파괴하는 토목건설을 국정목표로 만들고 있는 건설부와 농업기반공사, 토
지공사, 도로공사, 수자원 공사 등 개발지상주의 기관들의 조직 이기주의는 우리나라를 토건국가
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것은 정보, 환경, 생명의 21세기와는 걸맞지 않는 길이다.
세계적 추세와 국민적 요구에 맞추어 지속가능발전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채택하여야 한다. 그
러기 위해서는 댐, 도로, 핵발전소를 무한정 짓는 공급위주 정책으로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는
명확한 사실을 인식하고 수요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환경파괴를 하는 개발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조직의 개혁이다. 그러나 이들 개
발조직의 이해관계는 그 뿌리가 깊고 넓기 때문에 대상 조직의 축소나 폐지는 정권초기에 전격적
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 큰 반발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그 대안으로 개발 조직들의 임무
변화와 핵심인력의 교체를 통해 개발기능의 약화와 새로운 발전전략에의 동참을 유도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관리의 주요 임무를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경우, 설사 상부기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 하
더라도 계속해서 댐을 짓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주요 임무에 수질 개선
이 포함되어 있으나 국민들에게는 수자원공사는 댐을 짓는 조직으로 비춰지고 있다. 생산업체들
도 초기에는 저가의 제품을 다량 판매하지만, 발전할수록 질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고수익
을 올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수자원공사도 오랜 기간 동안 충분한 양의 댐을 확보하
였다. 이제는 무리한 댐 건설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수질오염관
리, 수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수요관리사업으로 운영의 중심을 옮길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해
부서와 인력의 조정과 재배치가 필요하다. 특히 시대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환경문제를 도외시
하면서 수량공급위주에 집착하는 구세대 인력들은 과감하게 수질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세대
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농업기반공사의 임무는 농업생산성을 증진시키고 농어촌의 경제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간척사업은 다양한 주요 기능 중 제대로 표현도 되지 않은 임무이다. 간척사업은
농업기반공사의 여러 기능 중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 농지 조성의 한가지 방법에 지나지 않는
다. 도시의 팽창으로 농지면적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대체농지조성비를 개발
부담금으로 조성하고 농지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은 나름대로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
나 좁은 국토에서 더 이상 마땅하게 대체농지를 조성할 대상이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
서 우리가 절대 보전해야 하는 산림이나 갯벌을 파괴하면서 까지 농지를 확보할 수는 없다. 산림
이나 초지를 농지로 만들었던 중국과 북한이 환경재앙을 만나면서 다시 녹지로 전환하고 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더구나 현재 농업의 위기가 농지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님을 고려하면 이
제는 농어촌 발전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농업기반공사는 시대착오적인 논리로 간척 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면서 많은 예산을 낭비하
고 있어 대국민 이미지도 나빠지고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부정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정말로
현재의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농업의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을 간척지와 농공단지개발에서 밖에 찾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농업기반공사는 폐지
되고 자본금이나 그 기관의 유지에 사용했던 재원을 직접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다른 사업에 사
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개발조직이나 부서의 문제 이외에 무분별한 개발을 가능케 하는 재원마련 제도들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내고 있는 교통세는 신규도로건설의 주요 재원으로 사용되
고 왔다. 교통세 10조가 넘는 액수의 85%와 승용차를 구입할 때 내는 특별소비세가 교통시설특별
회계로 사용되었다. 이중 65%가 도로분야에 사용되고 있으며, 그것도 대중교통확충과 교통안전
에 대한 투자요구는 무시되고 대부분 도로건설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도로건설비용의 70%가
넘는 대부분의 재원이 손쉽게 확보되다 보니, 신규도로의 필요성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
거나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낮을 수밖에 없다.
현재 환경오염 유발요인에 대해서는 환경개선부담금이 부과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오염원으로
부터 징수한 부담금을 대기오염개선을 위해 사용되기는커녕, 대부분 소각로 건설에 사용되면서
오히려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을 만드는 기막힌 현상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회 복지나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은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도로, 간척지, 댐, 핵발전소, 소각
로를 건설하는 예산은 쉽게 확보되고 넘쳐 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한다
는 측면에서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손쉽게 확보해준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개발
이 이루어진 지금, 이런 분야의 예산은 엄격하게 제한을 받아야만 한다.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
선정되고 예산도 효율적으로 사용됨으로써 국민의 조세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근 많은 부담금을 폐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불합리하고 지속가능
발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는 조세제도나 부담금제도에 의한 재원을 근거로 생존하
고 있는 개발사업과 조직에 대한 일대 정비는 새 정부의 최우선과제라고 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환경정책이어야 한다

시민들, 특히 환경오염물질 배출원 주변의 주민들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가장 심각
하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에 의하면 환경부의 임무는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의 보전
과 환경오염방지에 대한 사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규정은 일면 당연한 것
으로 보이지만 임무의 근본적 목적이나 업무의 달성 목표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참고로 미국의 환경보호청과 산하기구들의 임무 규정을 보면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
한 것이 업무의 목적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러한 작은 차이점은 실제 행정이나 정책에서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어 오염물질
배출 공장 때문에 주민들이 건강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으면, 건강을 지키는 것을 임무로 하
고 있는 미국의 환경보호청은 실제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임무
가 있다. 설사 배출기준이나 환경기준에 적합하더라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그
기준 자체를 변경해야 하는 것도 임무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환경부 임무 규정에 의하면 공장이 관리기준만 지키고 있다면, 주민들의 건
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더라도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된다. 과장해서 표현한다
면 공장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더라도, 그전에 비해 배출량을 조금 줄이도록 지
도했다면 환경오염방지업무를 잘 수행하였기 때문에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환경오염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더라도 그것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는 말을 하는 환경부
공무원은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복지부의 임무에도 그런 내용은 규정되어 있지 않
다.
환경부의 임무 규정의 문제점은 환경부 내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문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건강위해성문제의 일부를 폐기물자원국의 부서에서 다루고 있
으나, 건강문제가 폐기물 관리 차원에서 다루어진다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환경부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문제는 자신들의 임무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높고 실
제로 그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도 없기 때문에, 문제의 지적이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된
다. 그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정부는 배출업소가 기준은 지키고 있었다는 식으로 관리부실의 책임
을 면하기 위한 입장을 취하면서, 문제 제기 자체를 폄하하거나 부정하는 등 방어자세를 취하곤
한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피해를 입은 국민들보다는 오염문제의 원인제공자 편을 드는 것이 되
기 때문에 민관 대립구도가 형성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극도로 높이는 원인이 된
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환경오염 때문에 건강상 피해를 입거나 자연 생태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
을 염려하는데, 정부가 그저 환경기준이나 배출시설에 대한 관리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
는 것은 답답하고 동문서답으로 들릴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환경기준이나 배출기준은 합리
적으로 만들어지지 못했고, 배출원의 오염물질 배출감시 역시 신뢰성이 낮기 때문에 정부의 해명
이나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불신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화학물질 관리와 같이 중요한 환경문제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것이나, 통합관리가 되
지 못하고 매체별 오염물질 사후처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문제점 역시 환경정책이 국민들의 건강
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법률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은 정부조직법, 또는 환경부 자체의 임무규정에서 환경부
의 임무를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수정하고 이에 맞추어 환경행정체계와 업무내용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많지만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는 대도시 대기오염은 심각하
다. 미세먼지의 오염원인 레저용 경유차, 대형 경유차에 대한 기준강화 등 대책이 수립되어야 하
며, 수도권 대기질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조기에 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기오염정책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보장하기 위하여 현재 미세먼지의 대기환경기준을 연내에 50ug/m3로 강화해야 한
다.

·평가가 가능한, 그리고 책임을 지는 환경행정이어야 한다

그 동안 수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수질오염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바이러스
가 문제되었던 수돗물에서 최근에는 원생동물이 확인되는 등, 먹는물의 안전성은 여전히 위협받
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책임규명이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
다.
이런 문제점은 다만 환경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정부부처에도 적용되는 문제이지만, 환
경정책의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개발부서의 경우 예를 들어 주택공급수량 몇
만 호와 같이 정책목표를 계량화하기 쉽고, 주택공급률 몇 퍼센트의 예와 같이 질적 평가도 어
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환경부의 경우 환경의 질을 개선하는 목표도 수질이나 대기오염도와
같이 일부 항목에서만 계량화된 목표가 가능한 정도이며 그나마 그것의 질적 평가는 더욱 어려
운 실정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환경정책의 목표나 성과를 단순히 오염물질 배출량의 변화나
환경오염수준의 변화 추정에 머물지 않고 건강영향 및 경제적 편익 평가로 발전시키고 있다. 그
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합리적 환경정책 평가시스템이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환경정
책목표는 단순한 환경오염수치의 나열에 머물고 있어 정책의 효율성 평가나 타당성 제시 측면에
서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른 분야 정부정책의 목표나 성과는 경제
적 지표나 사회적 지표로서 이해가 쉬운 것에 비해, 환경오염수치에 의존한 지표는 사회적 이해
도가 낮다. 이로 인해 환경정책은 예산확보, 국가 정책으로의 반영 등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
다.
우리도 빠른 시간 안에 과학적인 환경정책평가 시스템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써 환경
정책의 목표와 우선순위가 합리적이고 사회적인 설득력을 갖고 수립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은 하루빨리 구축될 수 있도록 환경부 스스로의 최우선적 노력과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환경정책의 효율적 수립을 위해서는 문제를 진단하고 대책을 선택하기 위한 정책연구들
의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비는 극히 제한되어 있고 관료적
인 행정에 발목을 잡혀 제대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도 못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하겠다고 기획된 차세대핵심환경기술사업은, 정작 환경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목적으로는 거
의 연구비를 사용하지 않고, 중저가 환경기술 개발이나 단기성과를 지향하면서 수출산업 육성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소한 환경산업육성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단기적 목표를 지양하고 기
업의 환경기술개발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선도적인 핵심환경기술개발, 환경기술개발을 위한 국가
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형태로 개편되어야 한다.
그나마 환경행정과 정책수립의 두뇌가 되어야 하는 국립환경연구원은 좋은 인력과 시설을 갖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료화되고 침체되어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외부의 능력 있는 원장을 공
개 채용하는 방식을 사용해서라도 획기적인 개혁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환경정의를 지키는 환경정책이어야 한다

환경문제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층, 어린이,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가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환경오염물질 배출은 경제적 이득과 상관이 높으나 그로 인
한 경제적 부담은 없거나 낮은 상태이다.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부담은 날로 증
가하고 있다.
그동안 레저용 경유차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대기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값
싼 경유가격 때문에 유지비용이 적게 들었다. 그러나 레저용 경유차는 비싼 구입 가격 때문에 경
제적 여유가 없는 서민들은 구입이 어려워 결과적으로 경제적 역차별 현상을 가져왔다. 이처럼
환경오염 배출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을 가져오는 원인들은 시급히 제거되어
야 한다. 그 방법으로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높은 곳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며 환경정의나 경제정의상 옳은 일이다.

·그밖에도 중요한 과제들은 많다

– 국민의 알권리와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알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먹는 물,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 정보가
더욱 편리하게 시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하며, 환경오염업체의 오염물질 배출정보 역시 지역 주민
들에 공개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는 수돗물의 경우에도 수돗물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
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시민들에게 즉각 알릴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실시되어야 한다. 식품이
나 제품에 함유된 GMO나 유해물질 등, 시민들이 우려하는 물질에 대한 표시제도도 강화되어야 한
다. 시민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해, 시민들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실질적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 주권 있는 환경정책
주한미군지위협정에 환경조항 신설과 오염의 복원의무를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 주한미군의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매향리를 비롯한 사격장, 훈련장 주변의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특별조치가 있어야 한다.

– 지구환경문제와 남북환경협력사업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당연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기후변화문제, 황사의 원인이 되
고 있는 사막화문제, 남극보호 등 지구환경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단순히
지구적 문제만이 아니고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징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
다. 미래세대를 위해 북한의 환경보전과 남북공동환경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야 한다.

–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법과 제도 정비
북한의 경우에도 국토관리를 담당하는 부서 명칭이 국토환경보호성이다. 반면에 우리의 건설교
통부는 이름부터 국토를 건설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가능발전 시대에는
국토는 건설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국
토의 주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조속히 정비되어야 한다.

– 재생에너지 발전전략의 수립
지속가능발전의 최대 난제는 에너지문제이다. 에너지 문제는 환경문제이자 생존의 문제이다.
에너지 문제가 국제간 분쟁의 근본원인이며, 한반도에서도 북미간 긴장고조의 원인이 되고 있음
을 목격하고 있다. 저효율 에너지 소비 체계는 무역수지와 산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에너
지 문제를 담당할 기본법과 정책목표를 수립하여 지속가능한 에너지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시
급한 국정목표가 되어야 한다.

– 핵폐기물과 POPs
한번 자연에 방출되면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만 년까지 분해가 되지 않는 오염물질들이 있다.
자손대대로 부담이 되는 이러한 물질들은 어떠한 효용이 있다 하더라도 사용을 중단해야 하며,
정말 불가피한 경우에도 극소화해야 한다. 미래의 기술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
러한 물질을 배출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폭력이며 비윤리적인 행위이다. 핵폐기물과 난분해
성 물질 배출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환경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노무현 정부, 변화와 희망인가?

환경과 생명의 목소리는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이다. 그런 점에서 변화에 대한 시민들
의 희망이 만들어낸 노무현 정부가 환경과 생명의 목소리가 요구하는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노당선자의 환경문제와 관련된 발언이나 행보를
볼 때 앞으로도 큰 기대를 갖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이 보이지 않을수록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 포기하면 다시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만이 희망의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변화를 요
구하는 환경과 생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시대적 당위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글 :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장 장재연
자료제공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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