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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뿔5회]서울시 조감도엔 겨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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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시의 사업발표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조감도다. 조감도들은 사업의 성과를 단순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면서,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디자인을 강조하는 오세훈시장의 취향과 맞물리면서, 서울시 조감도는 예술의 경지다. 또 조감도 곁엔 항상 현재의 사진들을 함께 전시하는데, 이는 무엇이 어떻게 좋아지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게 한다. 인상적인 것은 사진은 늘 겨울이고, 조감도는 싱싱한 녹색이라는 점이다.
  조감도엔 겨울이 없고, 사진에는 여름이 없다.




▲ 오세훈 시장이 조감도들 앞에서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한강르네상스에서도 조감도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들은 지금 서울의 지하철과 거리 곳곳에 걸려 있는데, 환상적인 반포대교 조명분수와 잘 정돈된 한강변의 생태공원, 성냥곽 아파트를 대체하는 다양한 건축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반포대교 조명분수는 교량 양쪽으로 물분수를 뿜고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지도록 건설됐다.  97억원이 들었고, 외국 관광객 유치 사업의 핵심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완공된 분수는 아직 가동을 못하고 있다. 분수의 물방울이 바람에 날리면서, 다리를 통행하는 차량과 자전거, 보행자들이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게 된 탓이다. 하루 90분씩, 월 20일을 가동하는데 들어가는 매월 2,100만원의 전기요금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금 서울시는 가동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18억원짜리 태양광발전 시설을 추가로 건설해 전기요금을 1,500만원으로 줄이는 대책을 세우고 있다.




▲ 반포대교 조명분수 조감도. 질서정연한 물줄기는 통행인들에 아무런 피해도 없는 듯이 보인다.


  반포생태공원 역시 조감도 등을 통해 널리 홍보되고 있는데, 실상은 수 만톤의 콘크리트를 한강 둔치에 쏟아 붇고 그 위에 나무 판재를 깔아 탐방로를 만들고, 콘크리트로 둔덕을 조성해 잔디밭을 씌우는 따위가 주요 내용이다. 노란 유채밭으로 아름답던 반포대교 주변엔 500여 억 원을 들여 만든 생태공원에 콘크리트와 석제 그리고 인공 시설들 투성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월 19일 ‘한강공공성 선언’이라는 것을 했다. 한강르네상스의 2단계라는 이 사업은 한강변의 재개발을 통해 경관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이용을 증진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언론들은 ‘한강변 재건축 50층 이상 허용, 매매호가 상승’이라고 보도했고, 용산에서는 6명의 시민들이 생명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620m 높이의 빌딩과 중국까지 나가는 유람선 터미널까지 포함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 건설업자와 지주들의 편의를 봐줘온 서울시의 행정은 사태의 배경이 되었다. 




▲ 서울시는 여의도의 경관 개선 예시라며 위 조감도를 비교 제시했다. 아파트 장벽을 개선하기 위해 초고밀도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 서울시가 제시한 또 다른 조감도. 여의도에 대한 조망점을 조금 변경하자 빈틈없는 초고층 건물들로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도 서울시는 정부의 경인운하 재추진 발표에 맞춰서, 서울을 ‘역동적 항구도시’로 만들겠다며 조감도를 여럿 만들었다. 한강을 여객, 물류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이들 조감도에 따르면, 한강에는 현재의 유람선보다 열배나 큰 5천t급의 국제여객선이 떠다니고, 수상버스와 요트 계류장 등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한강 서울구간 15㎞는 6.3m 깊이로 준설되고, 양화대교 등은 헐려서 교각 폭 50m 이상으로 재건축된다. 더구나 오세훈시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김문수 경기지사의 한강 운하 확대 계획까지 연결하고 보면, 어느새 한강운하는 이명박대통령이 백지화하겠다는 한반도운하 계획과 똑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 조감도에서는 한강운하 건설에 따른 서울시민의 식수원 오염 위험이나, 서울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갈 수요가 전혀 없다는 분석들은 드러나지 않는다.




▲ 서울시의 행정은 생소한 운하 조감도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던 이명박 대통령을 한 단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오마이뉴스 사진


 서울시의 조감도 행정은 화려하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조감도의 내용은 현실이 아니고, 시민들의 의견과도 거리가 멀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만 이용은 불편하고, 깨끗해 보이지만 생태계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제라도 서울시민들은 서울시장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조감도와 우리가 부닥쳐야할 현실을 구별해야 한다. 하다못해 시장에서 생선을 살 때조차 이곳저곳을 살피는데, 우리의 생활공간과 세금을 막무가내로 써대는 서울시가 보여주는 것들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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