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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프라하, 그리고 서울 –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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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프라하, … 그리고 서울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한다.

발행: 투자협정·WTO 반대 국민행동
전화: 02) 778-4007
FAX: 02) 778-4006
E-Maill 주소: kopa@jinbo.net
홈페이지: http://antiwto.jinbo.net
삽화: 이은홍
만화: 이수정
편집: 이창근, 류미경, 사회진보연대 편집실
발행일: 2000년 9월 22일

이제는 멈춰서야 할 시간…

“또 위기국면… 경제가 급하다”
– 고유가·반도체값 폭락·대우차등 잇단 악재
– 노조에 끌려다니다 공기업 구조조정 실패
– 정부는 북한문제에, 국회는 정쟁에만 급급

2000년 9월 18일자(字) 조선일보는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나 폭락한 ‘검은 월요일’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어 사설을 통해 격한 포문을 연다 :”‘공기업 도둑’들 그대로 놔둬선 안돼”. 그리
고 “지수하락의 외부적 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내부적 요인을 노
동조합 때문에 미뤄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곁들이고 있다. 그 내부적 요인이란 다름아닌 ‘불철저
한 구조조정’이다.

2000년 들어서만, ‘검은 월요일’이란 표현이 신문에 등장한 것도 벌써 두 번째이다. 그럴 때마
다, 우리는 제2의 아이엠에프(IMF, 국제통화기금) 위기와 구조조정의 공포 속에서 마음 졸여야
한다. 매일 아침 신문에서 주가지수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할 정도로, 우리는 주식시장에 매여
있다. 어제 50%포인트가 하락하면, 오늘은 다시 30%포인트가 올라가고… 한국 경제 전체가 주식
시장만을 쳐다보고 있다. 우리 곁에는 ‘항상’ 위기와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그 이유를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에서 찾으려고 한다. 1997년 겨울, 한국전쟁 이후 최
대의 국난(國難)이라 불리운 외환·금융위기가 터지고 미국 재무부 관리들이 뻔질나게 서울을 드
나들었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아이엠에프라는 국제기구는 ‘정부종합청사’ 건물 안에 사무소
를 내고 들어섰다. 그리고…

“지난 28일 오전 9시쯤 인천 서구 M아파트 임모씨(29) 집에서 임씨는 목을 맨 채 숨져 있고, 7살
과 2살짜리 두 딸은 바닥에 숨져 있는 것을 임씨의 동생 임모씨(여·20)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
다. 경찰은 숨진 임씨가 남편이 음식점을 운영하다 진 빚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렸고, 두 딸에 외
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임씨가 극약으로 자녀들을 숨지게 한 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조선
일보, 1998년 2월 28일)

이 시기 신문을 다시 한번 읽어보라. 위와 같은 기사를 너무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
엠에프는 한국 경제·사회, 그리고 인간을 파괴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만 벌어
진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로 통합된 모든 제3세계 국가들도 우리와 거의 비슷
한 현실을 겪었으며, 현재도 진행중이다. 우리보다 먼저 1980년대 외채위기 때문에, 아이엠에프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적용받았던 남미로 가보자.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에 순응한 결론은 이것이다. ‘중단없는 구조조정!’을 수도 없이 외치고
있는 정부와 초국적기업들의 요구에 ‘순응’한다면, 우리도 같은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분명 ‘살아가는 것’ 자체가 문제시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심지어 ‘잘 산다’는 선진국 노동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누구는 이런 세계를 ’20대 80’의 사회라
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엠에프 위기 이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표현이다. 그
리고 모든 재앙의 원흉으로 다음이 지목된다 : 신자유주의 세계화

자본은 항상 세계적이다. 노예무역에서부터 제국주의적 식민시대까지. 이윤추구를 위한 자본의
추악한 욕망에 국경이 있을 리 없다. 다만 세계화의 양상(속도, 범위, 규모)이 시기별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비록 지금의 세계화가 그 규모와 속도에 있어서 엄청나게 ‘고도화’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가 역사 발전의 새로운 시기는 아니다. 일례로, 유럽에 있어서 19세기의 해
외무역과 대외수입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20세기 말보다 더 컸다. 결론적으로 ‘신자
유주의 세계화’란, 지금의 ‘세계화’ 양상이 ‘신자유주의’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혹자는 이를 ‘시장자유주의’ 혹은 ‘시장근본주의’라 설명하기
도 한다. 즉, “모든 것을 시장의 원리에 맡겨라. 국가가 나서서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도 아이엠에프 위기 이후 귀가 아프도록 많이 듣던 소리다. 실제로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정책
기조 중의 하나가 ‘규제 없애기'(탈규제)인 것을 보면, 맞는 소리 같기도 하다. 외국인 주식소
유 한도를 정해놓은 ‘규제’도, 국내산업 보호정책이란 ‘규제’도 줄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원리’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1997년 외환·금융위
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어떻게 실행되었는가를 살펴보면 쉽
게 이해할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연 ‘시장의 원리’에 맡겨진 게 있었는가? 부실은행과
부실기업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의 명단에 의해 퇴출되었다. 제일은행에 7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여해서 뉴브릿지에 6천5백억원의 헐값으로 해외매각한 주체도 ‘정부’였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도 정부는 살아있다. 다만, 그 기능이 더없이 편파적이다.

‘시장자유주의’로 설명할 수 없는 신자유주의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조금 거
슬러 올라가야 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 미국은 세계 부(富)의 절반을 차지하며, 역사상
유래없는 패권국가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미국은 전후(戰後)에서 1970년대까지
자본주의 황금시대를 이끌어 왔다.

이 장기 호황의 시기를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자유로운 기업활동과 자
유 무역이 보장된 반면, 자본의 흐름은 일정하게 규제되었다. 이는 영국 경제학자 케인즈가 ‘자
본주의 개혁을 위해서는 일체의 금리생활자를 안락사시켜야 한다’고 표현한데서 상징적으로 드러
난다. 또한 국가는 금융 및 조세정책을 통해 완전고용과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함으로써, 노동운동
과의 사회타협체제를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1960년대 후반 이후 심각한 이윤율 하락에 직면한다. 실물경제 특
히 제조업 부문은 아주 심각했다. 1965년에서 1973년 동안 미국 제조업 부문의 경우 이윤율이
약 40%, 경제 전체적으로는 25∼30%가 감소했다. 1970년대 이후,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전체가
장기 불황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한편, 전후 세계 자본주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다. 미국이 ‘세계경제
를 떠받치는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1971년에 달러의 금태환이 정지되고, 1973년
각국 화폐를 달러에 연계시켰던 고정환율제가 파산한 것이다. 자본주의 황금시대를 거치면서 성
장한 국제금융업의 압력 속에서 안정적인 환율 유지가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본의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되었고, 그 성격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1971년 국제금융거래
의 90%가 무역이나 장기투자와 같은 실질경제와 관련되었고, 투기자본은 10%에 불과했다. 그러
나 1990년 그 비율은 완전히 뒤집혔고, 1995년경에는 막대한 자금의 95%가 투기성 자본이 되었
다. 일일거래량은 7대 산업국 외환보유액 전체를 초과하는 1조5천억 달러에 달했고, 그 중 80%
가 1주일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초단기 거래였다.

한껏 부풀려진 주식·금융시장은 이제 실물경제와 기업들에게 구조조정, 임금삭감 등의 압력을
가한다.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수행한 기업은 주식시장으로부터 엄청난 ‘선물’을 받을 수 있
다. 또한 초국적자본들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자사주식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모
든 노력을 다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공기업 민영화를 비롯,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각종 규제의 완
전한 철폐로 주식·금융시장의 요구에 화답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노동대중의 삶’과 ‘제3세계 국가’의 파괴 속에서, 자본의 이윤율을 개선시
키려는 전략이다. 이 정책은 우선 완전고용을 포기하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급격하게 추진한
다. 실업과 비정규직을 대규모로 발생시킨다. 임금인상은 억제되고, ‘연봉제’ 등이 도입되어 임
금체계에서도 ‘효율성’이 강조된다. 자본과 노동간의 ‘사회계약’은 이제 쓰레기통으로 던져진
다.

다음으로, 주식·금융시장을 국내적·국제적 규모에서 엄청나게 팽창시킨다. 이를 위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다. 은행의 ‘예금통장’에서 ‘증권시장’으로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서이다. 우리나라
에서도 경제 사상 처음으로 거의 2년동안 저금리 구조를 지속시키면서, 주식투자를 유도하고 있
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은 제3세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제3세계 외채를 주식으로 전환시
키고, 아이엠에프 구조조정을 강요하여 금융시장을 완전히 자유화시키고, 민영화를 추진하였다.
결국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할 것 없이 전세계적으로 주식·금융시장은 엄청나게 확장되었
다.

금융자본의 이해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정책개혁 과정에서, 금융시장(주식·채권시장)은 하나
의 권력자로 등장한다. 노동대중의 삶과 실물경제, 그리고 제3세계 국가는 초국적자본의 횡포아
래 파괴되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신자유주의를 ‘금융시장 독재체제’라 묘사하기도 한다.

제3세계의 현실 – 파괴된 국가와 민중의 삶!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제3세계에 대한 공격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야만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초국적자본들은 최고의 수익률을 위해 제3세계 금융시장을 개방시키고, 자본이동에 대한 각국의
규제들을 축소시킨다.
또한 알짜배기 공기업들은 줄줄이 민영화되어, 초국적자본의 수중으로 넘어간다.

금융시장 자유화·개방화는 제3세계 국가들이 장기적인 경제발전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
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항상 자본 이탈을 걱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1980년대 후반 냉전시대가 해체되면서, 초국적자본과 제국주의 국가들의 공격은 더 이상 거
칠 것이 없게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던 냉전시대와는 달리, 정치적 목
적을 위해 경제적 실리를 ‘조금이라도’ 포기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3세계 국가
들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국내산업 보호전략, 선진기술의 모방 등도 불가능하게 만들었
다.

야만적인 세계화 체제 속에서,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이 외채·금융위기로 줄줄이 무너졌
다. 아이엠에프가 화려하게 등장한다. 아이엠에프는 제3세계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미국식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식’시켰다. 미국은 아이엠에프의 기금 중 17%정도를 부담하지만, 모든 중
요한 결정권을 행사한다.

미국은 아이엠에프를 통해, 시장개방, 외국자본 도입 완전자유화 등 주요 국가들의 은행 및 초국
적 기업들의 이해를 위한 각종 정책들을 요구한다. 수많은 제3세계 지배엘리트들은 경제발전을
위한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환상 속에서, 금융세계화 체제로 편입해 들어간다.

그러나 그 ‘편입’의 대가는 절망적이었다.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오히려 성장 잠재력까지 잃어버
렸다. 아이엠에프 구조조정은 단지 외국은행과 초국적자본의 대부금만을 충직하게 회수해갔을 뿐
이다. ‘더 많은 자본시장 자유화’, ‘더 많은 민영화’ 정책은 제3세계 경제를 투기거품으로 만들
어버렸다. 초국적자본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제3세계에서, 경제위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된
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우리가 책임진다 :
– 미재무부, WTO, 아이엠에프/세계은행

초국적자본과 제국주의 국가들은 자신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전략에 법적인 정당성을 부여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적인 기구 및 협정들을 고안하고, 동원한다. 아이엠
에프, 세계무역기구(WTO) 그리고 투자협정이 그것이다.

아이엠에프가 어떻게 미국과 초국적자본의 이해에 복무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겠
다. 지난 3년 동안 우리가 몸소 체험한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는 우루과이라운드(UR) 체결에 기반하여 1995년 정식 출범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
자유주의 세계화의 실질적인 지휘자이다. 공산품에서부터 농업, 서비스, 지적재산권까지 자신의
휘하로 포섭한다. 또한 각종 국내 정책들조차 ‘비관세장벽’으로 취급되어, 궁극적으로 철폐되어
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규정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혹독한 보복조치를 가할 수 있는
권력까지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국제적인 기구·협정들은 각국 정부(특히 제3세계)와 민중들이 그들 스스로의 경제, 사회,
문화적 정책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힘과 합법적 주권을 제거한다. 초국적자본과 제국주
의 국가들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복무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빈곤과 불평등의 세계화’

소수의 번영과 다수의 빈곤 – 20 대 80의 세계 자본주의 사회!

1970년대 후반 이래로 20여년에 걸쳐 추진되어온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는 선진국과 저개발국간
의 경제적 격차 뿐만 아니라, 일국내에서의 계급·계층간 격차도 더욱 확대시켰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소득 기준 상위 20개국의 평균 소득은 하위 20개국보다 37배나 많으며, 이
런 격차는 최근 40년 사이에 두배로 벌어졌다고 한다. 또한 전세계 부는 평등하게 재분배되고 있
다기보다 점점 소수의 손에 집중되고 있다. 세계 총생산(GDP)의 86%를 상위 20%의 부유한 사람들
이 차지하고 있고, 그들과 최빈곤층 20%간 일인당 평균소득 격차는 해가 지날수록 더욱 확대되
고 있다.
1998년 현재 하루 2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간신히 연명하는 극빈층이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이르
는 28억명이나 된다. 반면 저개발국의 외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95년 기준으로 2조달러를
넘어섰는데, 이것은 1970년에 비하면 30배가 넘는 수치이다.

또한 국제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선진국의 독점은 더욱 심각하다. 선진국의 상위 20%가 세계무역
의 82%, 해외직접투자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하위 20%의 최빈곤국은 무역과 해외직접투자
의 단 1%만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은 이윤창출이 가능한 10개국 정도에만 집중되었을 뿐이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노동자들의 삶이 황폐해졌다!

아이엠에프 위기이후, 한국사회 양극화 현상은 1979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상위계
층과 하위계층간 소득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한 2000년 들어, 지난 2·4 분기 중 도시 노동자 가구 상위 10%의 월평균 소득은 하위 10%에
비해 9배나 많다. 이는 부유층 10%가 매달 교양·오락비, 자가용 운영비로 사용하는 비용을 빈곤
층 10%는 생계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일국내 계급·계층간 불평등의 심화 현상은 전세계 모든 국가들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강물의 수위가 올라가면 이와 함께
강물에 떠 있는 모든 배들도 올라간다”는 존 F. 케네디의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
다.

1973년에서 1994년 사이에 미국민의 1인당 총국민소득은 3분의 1이 올랐지만, 전 노동인구의 4분
의 3에 해당하는 노동자의 평균 총액임금은 오히려 19%나 떨어졌다. 오늘날 미국에서 약 1만여명
의 최부유층이 미국내 전체 사유재산의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수백만에 달하는 하층
의 미국민은 20년전의 임금에 비해서도, 25%나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의 불평등은 지
난 70년 동안 최고수준에 달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말 그대로 ‘빈곤과 불평등의 세계화’일
뿐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안전지대는 없다!

농업은 없다!

식량생산은 세계 전역에서 쓸모없는 경제가 되어가고 있다. 농민들은 산업생산과 경제발전을 위
해 희생당하고 있다. 농민들의 생산물은 턱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이 결과, 농민들의 부채
는 엄청나게 증가하고, 절망의 늪 속에서 그들의 자살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농산물 교역의 자유화를 강요하고, 자본집약적이고 기업이 통제하는 농업
구조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켰다.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논리였
다. 그 결과 생물다양성에 기반한 소농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국제식량농업기구
(FAO)의 연구에 따르면, 소규모 다종재배 농장이 대규모 산업화된 단종재배보다 훨씬 많은 식량
을 생산한다고 한다. 또한 다종재배는 보다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 외에도 가뭄과 사막화를 방
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미국은 농산물 교역과정에서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갔다. 현재 매년 세계적으로 2억톤의 곡물이 수
출되고, 그중 절반은 미국이 수출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변덕이라도 부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
들이 굶어죽을지 모를 일이다. 실제 세계 곡물메이저들은 1995년 5월에서 1996년 5월까지 1년 동
안 밀가격을 무려 60%나 올렸다. 이는 가난한 제3세계 민중들에게 엄청난 추가비용을 부담시키
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곡물가격의 인상 때문에 농산물수입국들은 무려 30억 달러의 추가비
용을 더 지불해야 했다.

산업화를 위해 농업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는 잘못되었다. 또한 대규모 기업농이 소농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는 논리도 잘못되었다. 농업은 우리의 먹거리, 우리의 생명, 우리의 땅, 자원과
함께 하는 것이다. 농업이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미국이 장악하고 있
는 ‘식량’ 앞에, 우리의 주권과 생존을 위해서도 농업은 지켜져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여성을 가장 먼저 공격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여성에 대한 이중의 굴레를 더욱 고착시킨다. 모성보호는 사치스런 요구가
되어 임신과 출산을 빌미로 한 퇴사종용이 지방발령, 업무과부하, 업무박탈 등의 양상으로 나타
났다면 이제는 아무런 제한없이 해고로 이어진다.
성차별적인 분업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이다. 실직남편 기살리기와 같은 감정노동이 강요되
고, 여성들이 전담하다시피 해 온 노동력재생산 노동의 양이 생계비 압박과 함께 엄청나게 불어
나고 있다. 값싼 노동력으로 여성들을 집중고용하는 초국적 자본에 의해 영세사업장의 노동자,
가내노동자, 임시직, 파트타이머, 파견노동자 등 우리사회의 저임금 임시직은 여성들의 몫이 된
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세계규모의 무역은 세계 상업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 매매춘은 더욱 증가하
고, 여성의 고용불안을 악용한 직장내 성폭력은 급증하고 있다. 세계 전체 빈곤층 13억 가운데
70%가 여성이라면 더 이상 할말이 없지 않은가?
국가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국가는 아무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민중들의 삶에 있어서 기본적
인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던 공기업은 ‘세금 도둑’으로 몰린다. 결국 효율화의 이름아래 민영화된
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더욱 많은 돈을 내야만,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동
자들의 임금인상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철저하게 ‘억제’된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신자유주의자들은 ‘비효율’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공공지출에 대한 대대적인 삭감을 단
행하였다. 교육, 건강 등 사회적 서비스를 위한 공공지출이 삭감되고, ‘정부역할의 축소’라는 이
름으로 심지어 도로, 다리, 식수공급 등의 유지비용 삭감이 단행되었다.

국공유기업 또한 ‘민영화’되어 독점자본의 이윤축적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갔다. 여기에는 은
행, 핵심기간산업, 철도, 고속도로, 전기, 학교, 병원까지도 포함된다. 민중의 삶에 필수적인 공
공부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의 확장을 위해, 때로는 구조조정 비용
을 충당하기 위해 헐값에 팔려야 한다. 오직 이윤창출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는 초국적자본이 안
전한 수송을, 깨끗한 식수를, 산간 오지에서의 통신을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겠는가?

빈발하는 전쟁과 종족갈등!

아프리카 북동부지역에 있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는 현재 2년간 국경 분쟁중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산악 지역을 둘러싼 분쟁이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1991년 이래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경제가 IMF의 요구에 의해 국제 시장에 개방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국영 기업들은 민영화되었고, 경제는 자유화되었다. 늘어가는 외채와 빈곤 속에서, 에리트리아
는 홍해와 페르시아만의 유전지대로 연결되는 항구를 장악하고, 에티오피아에 엄청난 항구 사용
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에티오피아는 보복관세로 맞섰고, 전쟁으로 이어졌다. IMF 구
조조정에 의한 경제적 빈곤이 결국 무력충돌을 불러온 것이다.

거세지는 세계화 과정에서 긴장과 갈등은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이어서 군국주의화를
강화시키고 있다. 세계 경제구조의 강력한 기둥 중의 하나인 군산복합체가 그 뒤를 받치고 있
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단순히 경제적 빈곤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군사적 갈등
을 불러오고, 더 많은 무기생산과 더 많은 군사비 지출을 가져오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명백히 인류를 위협하는 범죄임이 분명하다.

대안은 투쟁 속에…

우리는 종종 ‘무엇 무엇은 불가피한 것이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무엇에 대
해 ‘체념’하도록 강요받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도 마찬가지다. “대안은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는 영국 대처 수상의 명언(?)처럼, 세계화는 그동안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대세
로 받아들여져 왔다. 세계화를 반대하면 고루한 ‘국수주의자’로 낙인찍히고, 역사의 진보에 반
(反)하는 이적행위로 비난받았다. 하지만 ‘불가피하다’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결코 무색무취한
역사 발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었다. 세계화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들이 있는 반면, 또한 완
전히 배제된 자들이 동시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그로부터 이익을 챙기려는 집단들의 의
식적인 프로젝트이지, 결코 ‘불가피한’ 흐름이 아니다.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자들은 그로부터
이익을 챙기는 자들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도전받고 있다. 멕시코 치아파스 정글에서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빠띠
스따 농민군, 브라질의 무토지농민운동, 아이엠에프구조조정에 반대한 한국 노동자들의 저항은
결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순응하며 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선언이었다. 이 저항의 흐름은, 시장
개방과 금융세계화만이 인류의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신념을 조금씩 깨뜨리
고 있다.

또한 투쟁은 초국적자본만큼이나 국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1999년 시애틀 투쟁에서부터, 2000
년 스위스 다보스, 미국, 워싱턴, 체코, 프라하 등 ‘전지구적인 집행기구’들의 회합이 있는 곳이
면 어디서나 민중들의 국제연대행동이 벌어졌다. 다자간투자협정(다자간투자협정)은 좌절되었
고, 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출범계획은 무산되었다. 아이엠에프와 세계은행의 오만함과 그 기능
의 파괴성은 하나둘씩 벗겨지고 있다.

세계 민중들은 더 이상 세계화가 갖는 재앙들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러저러한 개혁을 요구하지 않
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 자체의 ‘해체와 반대’를 외치고 있다. 아이엠에프 개혁보다는 해
체를, 세계무역기구 개혁보다는 해체를 외치고 있다.
“각종 국제기구 및 협정들에 노동·인권·환경기준(사회적 조항)들을 편입시킴으로써, ‘경제의
세계화’가 갖는 파괴성을 일정하게 완화시키고, 국제협정·기구의 개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주
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왜냐하면, 세계화 체제 속으로 편입된 ‘노동·환경기준’은 한번
도 노동과 환경을 보호하는데 활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화체제를 정당화시켜줬을
뿐이다.

1999년 11월 시애틀에 모여든 각국의 민중들은, 세계무역기구와 뉴라운드 출범을 반대했다. 그들
은 세계무역기구가 장기적으로 해체되어야 하고, 그 전단계로는 최소한 우리 삶의 핵심분야
는 ‘자유무역’ 체제에서 ‘제외'(Exemption)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공공서비스·생명특허
·문화 등이 그것이다.

외채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북반구 시민단체 중심의 시혜적
인 ‘외채탕감운동’에서 벗어나, 남반구 사회운동 단체들은 ‘외채 문제의 근원적 해결’과 ‘외채상
환거부’를 외치고 있다. 제국주의적 지배질서를 유지하는 핵심고리인 ‘외채의 사슬’을 완전히 끊
어내려는 투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초국적투기자본 통제를 위한운동도 활발하다. 금융거래에 대한 과세를 통해 투기자본을 규
제하고, 그 세입은 공공성의 확대, 제3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쓴다는 캠페인이다.

이러한 주장들이 당장 현실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국가가 근본적으로 민주화되
고 변혁되지 않는 한, 세계무역기구 체제를 해체하고 외채의 사슬을 끊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세계 민중들의 투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그들은 더 이상 ‘세계화를 불가피
하고 필연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근
본적인 사고와 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당장의 대안이 없다’고 세계화 구조와 경향
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큰 재앙을 의미할 뿐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한국 민중들이 투쟁 속에서 쟁취한 민주주의적 권리와 생존권을 완전히 빼
앗아갈 것이며, 우리의 미래 또한 착취해갈 것이다. 바로 지금,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이
필요하다. 그 속에 대안이 존재한다.
“시애틀,프라하 그리고 … 서울”
–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한다!!! –

2000.10.8. 오후 5:00-8:00
중앙대학교 대운동장

연출: 조민하 / 풍물연출: 홍성민 / 영상연출: 이지영
출연: 정태춘·박은옥, 문성근, 최민식, 정지영, 희망의노래 꽃다지, 천지인, 박준, 박은영, 류
금신, 서기상, 연영석, 풍물패 터울림, 풍물굿패 살판, 노동자뉴스제작단, 지하철노래패 소리물
결, 환경운동연합노래모임 솔바람, 참여연대 노래모임 참좋다, 수도권노동자율동패

주최: 투자협정-WTO반대 국민행동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공연문의 : 공연기획단 02-362-6208, 국민행동 사무국 02-778-4007
예매처: 사회과학서점

‘세계무역기구가 무엇인가’에 대해 대답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든 우루과이라운드에
서 합의된 2만4천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나게 방대한 협정들을 본다면, 주눅들 수밖에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 체제의 핵심적인 본질은 극히 단순하다. 그것은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
를 가로막는 모든 장벽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으로부터 탄생한 기구이다. 그러나 GATT
가 공산품의 교역만을 다뤘던 반면, 세계무역기구는 농업 및 지적재산권 같은 새로운 영역까지
규제하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또한 세계무역기구는, ‘자유무역’의 규칙을 위반하는 국가가 있다
면 곧바로 강제력 있는 ‘무역 보복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세계무역기구 규정은 일국
(一國)의 법률을 훨씬 능가한다. 만약 우리나라의 어떤 법률이 세계무역기구 규정과 다르다면,
우리나라는 그 법안들을 고칠 수밖에 없다. 세계화 체제의 명실상부한 ‘지휘자’가 탄생했다.

세계무역기구에서 농업 협상은 항상 ‘뜨거운 감자’다. 우루과이라운드(UR)때도, 지난 시애틀 각
료회의에서도 그랬다. 그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는 미국과 초국적곡물기업이 있다. 미국은 농산
물 교역도 다른 상품 교역 수준으로 자유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1950년대
미국의 태도와 비교해보면, 아주 모순적이다. 당시 미국은 우유를 비롯한 농업생산물에 대한 보
호주의적 정책을 GATT가 허용하지 않는다면 탈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런데 우루과이라운드에
서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제3세계는 훨씬 낮은 가격의 미국 농산물에 기댐으로써 자국의
식량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농업협정을 세계무역기구에 포함시켰다. 미국의 이러
한 모순적인 태도는 그들이 외치는 ‘자유무역’이 얼마나 허구적이며, 심지어 자국 중심적인지 보
여준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정 이후 쌀 수매가격과 수매량은 매년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매년 쌀 보조금
이 750억원씩 감축된다. 세계무역기구는 국내농업보조금의 감축을 지령했다. 그 중 쌀 보조금이
93%이상을 차지한다. 이처럼 세계무역기구에 의한 쌀 보조금이 감축되면서, 농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인하여, 농업소득원 중에서 쌀 소득의 비중이 점
점 커지고 있어, 그 영향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1998년 현재 사료용을 포함한 전체 식량자급
률은 31.7%에 불과하다. 이러다 세계 곡물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이 변덕이라도 부리면, 한
국 민중들은 모두 굶어죽을 판이다. 농업협정은 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말한다 : “교육도 ‘시장’이다!”

교육부문에 대한 공공지출의 국제적인 규모는 1999년을 기준으로 ‘1조 달러’가 넘는다. 또한 외
국인 유학생에 의해 창출되는 세계 고등교육시장규모는 연간 약 ‘2백40억 달러’에 달한다. 왜 세
계무역기구가 교육을 ‘공공서비스’가 아니라 교육 ‘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는지 이해할 만하다.

세계무역기구는 출범 때부터 교육 ‘시장’을 ‘일반서비스협정(GATS)’에 포함시켜 자신의 휘하에
편입시켰다. 이것은 교육 부문도 언젠가는 ‘자유’무역의 원칙 아래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빈부의 차이를 떠나 모든 사람들은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권이 ‘자유’무역
아래 쉽게 무시된다.

세계무역기구는 다양한 장치와 규제들을 통해 각국 정부가 공교육 체제를 해체하지 않으면 안되
게 만들고 있다. 지난 우루과이라운드 때, 국·공립 교육기관에 대한 공공재정 지원이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당시 세계무역기구 및 거대기업, 그리고 강대국들은 그것이 ‘자유무역’의 원칙에 위
배되므로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당시 이 주장이 관철된 것은 아니었지만, 향후 후속협
상에서 주요 의제로 다시 등장할 것이 틀림없다.

이처럼 세계무역기구와 투자협정은 정부가 국·공립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통제하여, ‘민영
화’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한다. 또한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 교육부문의 장악을 우려하여, 그들
에 대한 일정한 통제조치들을 취하는 것도 금지된다. 결국 각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의 규정을
준수하다가, 공교육 체계를 점진적으로 해체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당신 접시에 유전자조작 식품이 가득!

미국에서 수입되는 콩의 44%, 옥수수의 36%가 유전자조작된 것이다. 그런 것을 먹어도 괜찮을
까. 정답은 ‘아직 정확히 모른다’. 유전자조작 식품이란 우리가 그동안 먹거리로 삼았던 농산물
안으로, 원래 그 농산물에는 없던 유전자를 옮겨넣어서 새로운 형질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그런
데 이런 유전자조작은 ‘종(種)’ 간의 벽을 허물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구 생태계나 인간들
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환경단체들은 이 점 때문에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재배와 섭취를 ‘사전예방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비판적인 과학자들은 유
전자조작 식품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독성, 영양 파괴, 제조과
정에서 사용되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위험 등이 그것이다. 또한 유전자조작된 작물이 대규모
재배과정에서 생태계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조차 위험 가
능성에 대해 명확한 의견이 모이지 않는 데도, 세계무역기구는 우리 식탁에 유전자조작 식품을
올리고 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이 특허의 대상이다!

1999년 시애틀에서 열렸던 각료회의 당시에도,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에서 ‘생명특
허’의 허용 여부 및 범위가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생명특허는 자본주의적 소유관계의 결정판이
다. 처음에는 공유지(땅), 바다, 하늘, 주파수를 사유하더니 이제는 생명의 영역까지도 독점적으
로 소유하고 그로부터 이윤을 뽑아내려는 시도이다. 또한 생명특허는 제3세계의 생물(유전)자원
을 약탈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제1세계의 초국적자본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제3세계 국가들에
서 생물자원을 수집하여 ‘사소한’ 조작을 한 후, 이것을 내세워 독점적 이익을 보장하는 특허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사소한’ 조작은 해당지역 토착민들이 수천년 동안 관리하고 유
지해온 노력과 지식에 비교하면, 정말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제3세계 민중들은 초국적자
본에 맞서 생물(유전)자원의 공동체적인 소유를 주장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의 지적재산권협정(TRIPs)은 특허의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여 초국적자본들의 이익
을 보호하려는 미국식의 특허제도를 전세계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특히 지적재산권협약의 27조
3b항은 생명특허를 허용하는 조항으로 전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99년 8월 6일 아
프리카 국가들은 지적재산권협약의 이 조항에 관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식물·동물 및 미생물
에 대해서 특허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신 토착민과 농촌 공동체의 지적재산권
을 보호하는 새로운 특허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제3세계가 생물자원의 이용으로 얻어지는 이익의 정의로운 공유를 보장하고 있
으며, 유엔식량기구(FAO)의 협약들은 식량자원을 위한 풍부한 유전자원의 보존 및 관리에 기여하
는 농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지적재산권협정은 이것들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과학적 증거를 대라! – SPS협정

에스피에스(SPS)협정(위생 및 식물위생에 관한 협정)은 세계무역기구 체제 내에서 농축수산물
및 식품의 무역에 대한 국가간 검역과 위생조치를 규정하는 협정이다.

이 협정은 선진 농산물 수출국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객관성을 입
증할 수 있는 과학수준과 재정투자수준이 높은 선진국들에게는 유리하지만, 그 외 국가들은 항
상 당할 수 밖에 없으며, 수출국이 아닌 수입국이 자국 조치의 과학적인 근거를 증명해야 하는
불공평함이 생겨난다. 실제로 제소한 국가들은 모두 수출국들이며, 제소가 뒤집힌 적은 단 한 번
도 없었다.

에스피에스(SPS)협정은 국가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한 국가가 자국민의 건강과 안전
을 위하여 무역과 관련된 위해성을 평가하여 대처하는 것은 국가의 정치적 과정으로서 고유한 권
리이다. 즉 어떤 국가가 고기보다 채소를 더 많이 먹는다면 채소의 위해성을 더 높이 평가할 것
이다. 왜냐하면 위해성이라는 것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SPS협
정 체제에서는 이러한 국가 재량이 전혀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5는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식품 검역체제가 약화되고 있다. 주요 식
품의 통관기간이 축소되었는가 하면 식품의 진열기간도 훨씬 더 길어지는 등 국민건강 보호수준
이 지속적으로 하향화되어 왔다. 미국의 한 시민단체[퍼블릭시티즌, Public Citizen]은 우리나라
가 에스피에스(SPS)협정의 최대 피해자이며, 각종 위생 및 검역조치가 하향화된 대표적인 사례
로 소개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의 공격은 계속된다! – 다가올 뉴라운드에서의 주요 쟁점

세계무역기구 체제는 지금 상태로도 전세계 민중들의 삶과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
다. 또한 1999년 시애틀에서 전개된 민중들의 세계무역기구 반대 투쟁은 초국적자본과 제국주의
자들의 ‘뉴라운드 출범’을 잠시 유보시켰다. 그러나 뉴라운드는 아직 죽지 않았다. 초국적자본
과 세계무역기구는 이윤을 뽑아낼 수 있는 미개척지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 그들의 공격은
모든 영역에 걸쳐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 타깃은 교육과 보건의료! – 서비스협정(GATS)

세계무역기구는 교육, 보건의료, 상수도를 포함한 공공서비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국 서비스산업연맹은 해외시장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 운운하며, 서비스(GATS) 협상에 보건의료
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 행정부는 보건의료 역시 협상테이블에 올려질 것이라
고 단언해왔다. 만약 이러한 내용들이 제정된다면, 각국의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체제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공공교육에 개입하고 있는 거대기업들은 전세계 교육서비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들도 교육 ‘시장’의 자유화가 서비스협정(GATS) 후속 협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시애틀에서 세계무역기구의 다음 타겟은 보건의료와 교육이 될 것이
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생태주의자들은 기업들이 세계무역기구를 이용하여 공공상수도 체계를 민영화하여, 이윤착
취의 또다른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 체제 아래서는 어떠한 물의
수출도 규제할 수 없다. 시애틀 각료회의가 결렬되어도 서비스 후속협상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
는다. 왜냐하면 서비스 협상은 기(旣)설정의제이며, 제네바에서 이미 협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
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 농업협정(AOA)

농업협상의 경우, 차기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든 현(現) 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 자체가 이미 농민
과 식품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것들은 농업에 대한 거대독점기업의 지배를 더
욱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고안되었다. 기업들이 농산물을 생산가격 이하로 국제시장에 덤핑 판매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중소규모 농업을 보호하고 기업적 생산을 규제하는 정부의 조치들을 금
지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농업협정 후속 협상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래서 국제농
민단체들은 농업협정이 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과학적 증거냐? 사전예방이냐? – 유전자조작식품(GMO)

미국은 시애틀에서 세계무역기구 내 생명공학 ‘작업반’의 설치를 제안하고, 이 작업반에서 유전
자조작식품 문제를 다루자고 주장했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이 “사전예방 원칙
(Precautionary Principle)”에 의거한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규제 조치는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
장하고 있다. 즉, 미국은 유전자변형농산물 및 호르몬소고기 등이 건강에 유해하다는 ‘과학적 증
거’가 있기 전까지는 무역거래가 규제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시애틀 각료회의가 결렬되면
서, 당분간 생명공학 작업반은 세계무역기구에 설치되지 않을 것이지만, 유전자조작식품 거래에
대한 규제완화를 위한 초국적곡물기업들의 노력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무역기구, 날개를 달 수 있을까?

초국적자본은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해외투자를 보호해줄 국제적인 투자규범을 요구해왔다. 경제
개발협력기구(OECD)내에서 논의되던 다자간투자협정(다자간투자협정)이 1998년 기층 민중운동 그
룹들의 국제연대투쟁으로 중단된 이후, 유럽연합(EU)과 일본은 다자간투자협정의 핵심적인 조항
들을 세계무역기구로 이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자간투자협정은 초국적자본들에게 환경, 노
동권 보호, 국내 산업보호 정책, 역차별정
책 등을 포함한 투자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제거하는 훌륭한 수단으로 고안되었다. 다자간투자협
정의 실패 이후, 미국은 세계무역기구내에서 국제투자규범 논의를 시작하는 것에 상당히 조심스
럽고, 대신 지역간·양자간 투자협정/자유무역협정의 체결에 중심을 두고 있다.
시애틀 각료회의 결렬로 최소한 잠정적으로나마 세계무역기구내에 다자간투자협정과 같은 투자조
치를 포함시키려는 협상은 시작되지 않았으나, 여타 국가들과 개별적인 투자협정을 맺으려는 미
국의 노력은 당사국 민중들에게 똑같이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구의 허파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 국제벌목협정

지구의 허파라는 열대우림들이 매년 엄청난 규모로 사라지고 있다. 원주민들이 화전(火田) 경작
을 위해 불태우고 있기 때문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 근원에는 초국적자본들의 탐욕과 그것을 합법화시키려는 세계무역기구와
같은 기구 때문이다. 초국적목재기업들은 그들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세계
무역기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클린턴이 시애틀 현지에서 “모든 무역에 있어서 환경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음에도, 미국 협상단은 “국제자유벌목협정”의 체결을 주장했다. 이 협정
은 친환경적 표시제도, 천연목재 수출에 대한 금지 정책 등을 위협할 것이다. 시애틀 각료회의
결렬로 현재 “국제자유벌목협정”은 유보된 상태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뉴라운드의 재출범을 위
한 협상에서 다시 한번 협상의제로 대두될 게 틀림없다.
환자 ‘생명’보다는 초국적자본의 ‘특허권’이 우선!

미국 정부는 자국의 거대제약기업을 위하여 세계무역기구를 이용해왔다. 각국이 AIDS 치료제를
포함한 의약품을 대량생산하여, 싼 값에 공급하려는 정책들을 가로막은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 정부가 에이즈 치료제를 대량 생산하려 하자, ‘무역보복조치’ 운운하
며 정책을 철회하도록 강요했다. 에이즈 치료제에 대한 ‘특허권’은 미국 제약회사들이 갖고 있
기 때문에, 함부로 대량생산·공급하면 세계무역기구의 지적재산권협정(TRIPs) 위반이라는 것이
다. 초국적자본의 ‘특허권’이 배타적으로 보장되는 한, 에이즈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이윤
착취 행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세계무역기구는 해체되어야 한다!

자유무역체제, 세계무역기구 체제는 결코 한국 경제 및 민중들에 이롭지 않다. 또한 부국과 빈국
간의 격차를 더욱 벌이고 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
는 세계를 ‘평탄한 경기장’으로 만든다고 하지만, 힘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국제질서
속에서, 제3세계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다름 아니다. 세계무역기구 체제는 해체
되어야 한다.

1. 아이엠에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돈을 ‘대부금 회수’라는 명목으로
강탈했다. 1980년에서 1992년 사이에, 가난한 국가들은 외채 원금보다 3배나 많은 액수를 갚아야
만 했다. 아이엠에프는 1980년대 중반 이래로 아프리카에서만 약 480조원을 거둬갔다.

2. 아이엠에프는 제3세계 국민들의 건강을 죽이고 있다. 외채 부담 때문에, 매일 19,000명의 어
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을 위해 쓸 돈이 외채 갚는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
다. 남부 사하라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은 그들이 매년 수출을 통해 번 돈의 3배, 보건의료
에 지출한 돈의 4배 ∼ 6배에 해당하는 돈을 외채 갚는데 쓰고 있다.

3. 아이엠에프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공공지출을 대폭적으로 삭감한다. 만약 구조조정프로그램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국가는 아이엠에프와 세계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다. 구조조정 프로
그램은 초국적자본에 모든 시장을 개방하고,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노동자들의 권리·임금·노동
조건을 악화시킨다. 그리고 공공지출에 대한 엄청난 삭감을 강요한다.

4. 아이엠에프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유아 사망률을 증가시켰다. 사하라이남의 아프리카, 남미
및 아시아 일부 지역의 국공립병원 및 클리닉 시설은 이미 콜레라, 결핵과 같은 옛날 질병을 다
시 번식시키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짐바브웨에서는 건강에 대한 공공지출이 약 3분의 1로 줄었
다. 아이엠에프가 강요한 보건의료 지출 삭감 때문에, 아프리카 전역은 에이즈로 인하여 파괴되
어 버렸다.

5. 아이엠에프는 초국적자본의 더 자유로운 착취를 위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구조조정은
보조금과 생활필수품에 대한 가격통제를 금지했다. 1991년 페루에 적용된 아이엠에프의 ‘충격요
법’은 원유가를 하룻밤새 3,000%, 빵을 약 1,100%나 증가시켰다. 아이엠에프의 ‘조정’이란 결국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구조를 초국적자본의 이익에 맞게 ‘조정’한다는 뜻이다.

6. 아이엠에프는 노동시장이 탈규제되고 ‘유연화’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노동자들은 임금삭
감, 장시간노동에 고통받고 있다. 아이엠에프는 기업가가 더욱 쉽게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노동
자를 해고하고, 안전규칙을 무시할 수 있게 한다. 아이엠에프 프로그램이 강요된 이래로, 거의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실질임금은 50%에서 60%가 하락했다.

7. 아이엠에프 정책은 환경을 파괴시킨다. 채무국의 삼림 황폐화 뒤에는 아이엠에프의 정책이 존
재한다. 채무국 정부들은 외채 이자를 갚기 위한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엄청난 삼림을 파괴하
고 있다. 또한 아이엠에프는 농민들에게 수출을 위한 단일작물을 재배하도록 강요한다. 그런데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파괴되고, 해충과 바이러스가 증식하게 되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엄
청난 재앙을 불러오는 것이다.

8. 아이엠에프 정책은 경제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아이엠에프는 자신들의 정책이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기만이다. 아이엠에프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
행한 76개 국가들 중 단지 4개국에서만 약간의 경제적 성장이 있었을 뿐이다. 1997년 아시아 위
기 이후, 인도네시아 위기 극복을 위한 아이엠에프 처방은 4천만명을 빈곤에 빠뜨렸다.

9. 아이엠에프는 비민주적이며 무책임하다. 아이엠에프의 정책은 부유한 국가들이 좌지우지한
다.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국가들은 아이엠에프의 45%에 해당하는 지분을 갖고, 모든 결정권
을 행사한다.

10. 초국적자본이 아이엠에프를 조정한다. 오늘날 가장 큰 5개의 초국적자본이 생산하는 산출량
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합한 것보다 더 크다. 이런 극소수의 사람들이 무엇을 생산하고, 누가 직
업을 갖고, 누가 빈곤 속에서 살아야 하고 죽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아이엠에프는 이들에 의
해, 이들을 위해 움직인다.

1997년 말 외환·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한국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감
시해 왔던 아이엠에프·정부간 정책협의회가 올해를 끝으로 사라진다. 정리해고법안의 통과, 국
공유기업의 민영화, 비정규직의 엄청난 확산, 초국적자본의 국내경제 지배력 확대, 주식시장의
완전한 ‘투기화’ 등의 결과를 낳았던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 아이엠에프가 이 땅을 떠나면 이
제 더 이상의 구조조정은 없을까?

정부는 지속적인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추진을 위한 또 다른 제도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
다. ‘투자협정’은 아이엠에프를 대신해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그것은 현재 정부가 추진
하고 있는 한미·한일투자협정이다. 정부는 자발적으로 한국 사회 모든 영역에 신자유주의적 조
치들을 취하고 동시에, 그 조치들이 직접적인 이해관계 세력들의 저항에 부딪혔을 때, ‘국제적
인 약속의 이행’이란 훌륭한 변명거리로 투자협정을 이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협정’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 ‘투자협정’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권리를 광
범위하게 설정하고 보호하며, 이는 한 국가가 영토내에서 투자자들에게 가할 수 있는 규제-이를
테면 환경 및 노동관련 규제-를 대폭 축소시킬 것이다. 만약 투자자들의 투자행위에 대한 정부
의 규제가 행해질 경우, 투자자들은 정부를 제소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투자협정’은 초국적자
본에게 국가와 같은 위상과 권력을 보장해주는 제도라 말할 수 있다.

‘투자가 성립되기 전 단계(설립전 단계)’부터 권리 보장!

‘투자성립 전(前)단계’부터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전통적으로 ‘투자보장협정’은 외국인투
자자를 ‘투자성립 이후’ 단계부터 보호한다. 즉 정부가 특정 외국인투자자의 국내진입을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한미·한일투자협정 체제하에서는 원천
적으로 외국인투자자를 국민경제적·사회적 필요라는 기준하에 주체적·선별적으로 유치할 수 없
게 된다. 남미와 동남아시아를 파탄으로 몰아넣었던 투기자본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지
고, 이미 과잉생산되고 있는 부문에 투자하려는 외국인투자자에 대해서도 어떠한 규제책을 펼 수
가 없다. 이는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최소한의 통제력도 상실하게 된다는 뜻이다.

‘진지(眞摯)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조항?

한일투자협정에서 노동문제 중재기관의 공정한 노사분쟁 처리를 요구하는 ‘진지(眞摯)조항’의 포
함 여부가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8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발생했던 ‘수미
다 전기’를 사례로 들며, ‘진조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진
지하게 대응해주지 않아서, 수미다 전기 노동자들이 일본에 와서 말썽(?)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팩스 한 장으로 직장을 폐쇄한 일본 자본가에 맞서 원정투쟁을 벌였던 수미다 노동자를 예로 들
면서, ‘진지조항’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노사문제를 전담하는 공무원을 일본계 투자기업에 배치”(동아일보
1999.10.25)할 것이라고 화답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나서서 노조결성을 방해, 쟁의행위는 가능
한 봉쇄하고 만약 쟁의가 발생하면 조기에 진압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한·일간에 투자협정이 체결되면, 임금과 노동조건이 일본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기대
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진지조항’ 요구에서 보듯이, 일본 자본은 자신의 경제적 우위
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에 ‘특혜’대우를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 결국 한일투자협정 체제 하에서,
설사 고용이 되더라도 무노조, 무쟁의, 저임금을 강요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극히 정당한 미국의 스크린쿼터제 철폐 요구!!

1998년 한미투자협정의 협상개시 이후 스크린쿼터제는 협상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시되어 왔
다. 그런데 이는 미국측의 단순한 ‘압력’ 혹은 ‘억지부리기’가 아니다. 어쩌면 미국측의 스크린
쿼터제 폐지(혹은 축소) 주장은 한미투자협정 규정에 따른 지극히 ‘정당한'(!) 요구라 할 수 있
다. 왜냐하면, 한미투자협정은 어떠한 경우라도 해외투자자의 기업활동에 ‘조건’을 덧붙이는 것
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는 시민·민중들이 해외투자자들로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국내에서 고용되어야 하는 종업원의 최소기준을 정한다’든가, ‘국내 부품업체와 협력하
고, 일정한 기준 이상 국내 생산품을 사용토록 한다’든가, 혹은 ‘국내에서 획득한 이윤중의 일정
비율 이상은 반드시 그 국경 내에서 재(再)투자되도록 한다’는 등의 요구조건을 부과할 수 없
다. 스크린쿼터제는 바로 위 조항에 위배되었기 때문에, 미국측이 끈질기게 철폐를 주장하고 있
는 것이다. 국산영화를 의무적으로 1년에 146일 이상 상영하도록 하는 스크린쿼터제는 일종
의 ‘이행의무’이므로, “해외투자자에 대해 어떠한 조건도 부과할 수 없다”는 한미투자협정에 위
배된다.

한·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요즘 들어 부쩍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이 우리의 귀를 간지럽힌다. 자유무역협정은 비용을 절
감하고, 고용을 늘리고, 첨단 신기술을 배울 수 있고 … 정부는 열심히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아직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깐 우리의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자유무역협정의 원조격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 당사국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짝 엿보도록 하자.

나프타가 휩쓸고 간 자리…

나프타 체결 이후, 멕시코에 진출한 제너럴 모터즈, 스태판 케미컬, 에이티앤티(AT&T) 같은 기업
들은 식수로 사용하는 강에 형형색색의 유독물질을 쏟아냈다. 미국과 접경지역에 위치한 마낄라
도라 자유무역지대에서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달러도 안되는 임금으로 살아가고 있
다. 그들은 극도로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면서도, 그들의 결사권과 행동권은 전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캐나다 역시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가 모두 철폐되면서, 대부분의 회사들이 초국적자본에 분할 매
각되었다. 그 결과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실업상태에 빠졌다. 또한 초국적자본의 끝없는 욕망은
삼림을 파괴하고, 문화적 전통을 말살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규제가 철폐된 멕시코 접경지대로 이동하여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
다. ‘멕시코로 이전하겠다’는 협박은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하락과 노동조건 악화를 어쩔수 없이
수용하도록 만드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나프타 이후, 노동조합의 절반
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기업주의 협박에 와해되었다.
협박은 허풍이 아니었다. 공장 폐쇄율이 나프타가 발효되기 전(당시는 15%)보다 무려 3배나 증가
했다. 또한 제조업처럼 시설 이전이 손쉬운 산업체의 공장폐쇄 협박은, 건설업 등에 비해 거의 2
배나 높았다.

나프타는 세 나라 모두의 민중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 비해 경
쟁력이 떨어지는 멕시코는 거의 ‘국가 파산’의 상태로까지 몰리게 되었다. 나프타의 현실은 이랬
다.

WTO체제의 보완 – 자유무역협정

자유무역협정은 1999년 세계무역기구 시애틀 각료회의가 결렬되면서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
애틀에서 초국적자본과 제국주의 국가들은, 다자간 합의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
아야 했다.

더구나 무슨 방법으로든 당장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초국적자본이 마냥 세계무역기구만을 바라보
고 있을 수는 없었다. 특히 1998년 다자간투자협정의 체결에 실패한 이후, 그들에게는 외국인투
자자의 소유권을 완전하게 보장해줄 국제적인 규범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초국적자본과 제국주
의 국가들은 세계무역기구 체제의 보완물로서, 자유무역협정-자유무역지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
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나프타를 남미로 확대시켜려는 미국의 계획(미주대륙자유무역협정 : FTAA), 유럽
연합과 북미지역간 자유무역협정(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 : TAFTA),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SEAN-
FTA) 구상 등 모든 대륙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정부는 “중남미·아프리카·중동구 등의 주요 거점지역과 자
유무역협정을 우선 체결하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칠레는 첫
시험무대이다. 한국과 칠레 간에는 산업구조상의 중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호간에 보완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이다. 또한, 북한을 포함한 한·중·일 동북아 자유무역지대를 내다보며 한일
자유무역협정의 체결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은 또 다른 ‘식민지화’ 전략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상품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완전히
철폐하여, 국내외자본간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체제이다. 한마디로 ‘평탄한 경기장’을 만
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은 나프타의 경험을 살펴보았듯이, 부국과 빈국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민중의 삶과 생태계를 철저하게 파괴한다.

경제적 규모와 경쟁력의 차이가 엄연한 현실에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철폐된 단일한 시장에서
의 ‘자유’ 무역이란 존재할 수 없다. 종속적인 지위의 국가는 필연적으로 중심국가의 ‘내부 식민
지’로 변할 수밖에 없다.

자유무역협정은 투자협정과 마찬가지로 기업가와 해외투자자에게 막강한 권력을 안겨준다. 정부
의 특정한 조치가 자유로운 무역을 가로막아 기업의 이윤창출을 저해한다고 판단되면, 기업으로
하여금 국가를 제소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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