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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상수도 수자원공사 위탁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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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관리만 전문가에 맡긴 것” “민영화 위한 준비 단계 의혹”

행정안전부가 시·군 단위 지방자치단체의 상수도 재정부담 가중과 누수로 인한 손실 등을 이유로 지방상수도를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행안부는 민간위탁은 민영화가 아니며 오히려 이를 통해 원가 절감, 전문적 물 관리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민간위탁은 민영화의 전 단계라는 입장이다. 특히 수자원공사가 민간위탁을 독점하면서 이윤추구 논리에 따른 가격 상승 등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삼걸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과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운영위원장이 8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나 지방상수도 전문기관 위탁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자
이삼걸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운영위원장







이삼걸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오른쪽)과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운영위원장이 8일 경향신문사에서 행안부의 지방상수도 전문기관 위탁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세구기자>

염형철 운영위원장=환경부가 지난해 7월 물산업지원법을 통해 물 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느닷없이 행안부가 수돗물 위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지방상수도의 제한된 분야만 민간위탁하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이지만 전반적인 정부정책 기조를 볼 때 이는 민영화로 가는 하나의 단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삼걸 국장(이하 호칭 생략)=우선 지방상수도의 민영화 문제가 국민들이 실제로 우려를 하는 것인지,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민영화 쪽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지 구분되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행안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기관 위탁은 시설 소유권이나 요금 결정권 등이 민간에 넘어가는 민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행안부가 제시한 것은 중소 시·군 단위의 상수도를 중심으로 전문기관에 위탁 관리를 맡겨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공공부문의 민간위탁은 이미 보라매병원과 일부 지방의 하수종말처리장 위탁운영 등에서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환경부의 물산업지원법도 이러한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추진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행안부의 민간위탁은 기업의 상수도 사업 참여 허용 등을 통한 구조개편을 지향하는 환경부의 물산업지원법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염형철=민간위탁의 사례인 하수종말처리장 등은 정착 단계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상수도는 하수처리장의 경우와 다릅니다. 공공재로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이윤과 효율만 강조하다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하고 수도체계에 혼란이 와서는 안됩니다. 더구나 정부의 방안대로라면 수자원공사가 상수도 관리를 독점하게 되는데 이 경우 권한을 과잉행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민영화로 전환될 우려가 큽니다.

이삼걸=우선 수자원공사가 민간위탁을 맡게 돼도 관리만 맡을 뿐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행안부는 현행 법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시설관리 분야를 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에 위탁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중소 시·군의 경우 매년 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상수도 운영의 적자 보전으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유수율이 제자리 걸음에 있고, 연간 누수로 인한 손실도 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근본적 문제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기관 위탁관리를 통해 노후된 상수도관을 신속하게 정비해 상수도 사업에 근무하는 인력의 인건비를 줄여 생산원가를 낮추는 일이 시급합니다.

염형철=우리나라는 그동안 대도시의 거대 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다보니 농촌은 수도공급률이 낮은 데다 급수 면적이 넓어 1인당 생산비용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비가 다소 높더라도 농촌은 어쩔 수 없이 국가가 투자해야 하는데 투자하지 않은 결과로 비용이 초과하게 된 것입니다. 이 문제는 공사화하거나 위탁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동안 지체했던 투자를 좀더 강화해야 해결될 수 있습니다. 행안부는 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13개 지자체의 유수율이 개선됐기 때문에 위탁의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유수율 개선은 시설에 대한 투자의 결과일 뿐이지 전문기관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수자원공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이 사업을 선점하려는 미끼상품일 뿐입니다. 이 때문에 나중에 상수도요금이 올라갈 수도 있고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삼걸=수자원공사는 국가에서 투자한 공기업입니다. 돈을 번다고 해도 국고로 환수되는 거고 오히려 요금을 더 낮출 수도 있습니다. 만일 (수자원공사가) 독점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위탁수수료를 많이 받고 그럴 수 있겠습니까. 위탁에 따른 수수료 금액은 이미 계약당시 정해져 있는데 자치단체가 손해보면서까지 위탁을 하겠습니까. 20년에서 30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위탁수수료를 수자원공사 멋대로 올리도록 계약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이 민영화가 아니라고 수 차례 밝혔듯이 요금 결정권과 시설 소유권, 예산 확보권을 지자체가 다 갖고 관리만 위탁하기 때문에 급격한 수도요금 인상을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염형철=그동안 수자원공사는 원수공급 업무만 주력해왔기 때문에 수공이 기술적으로 우월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또한 공사들은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대신 기업을 팽창시키려는 욕구가 커서 비효율과 방만경영이 줄곧 지적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수자원공사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고, 국민과 지자체의 통제를 어렵게하는 행안부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수자원공사는 더 이상 거대 기업으로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지금처럼 작은 규모로 164개의 수도사업자가 난립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전문가들과 단체들이 논의해온 것처럼 수자원공사를 유역별로 나눠 분사시키고 지자체가 투자해 공동으로 소유권을 갖는 형태로 ‘유역별 공사(독립 공공법인)화’해서 공공성과 전문성, 유역 통합성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삼걸=방금 제시한 유역별 공사화는 행안부가 추진하는 것보다 환경단체가 더 앞서가는 안이라고 생각되며, 수돗물 관리를 자치단체가 직접 하기보다는 전문기관에 위탁을 하다가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행안부는 유역별 공사화 전 단계로 관리계약을 통해 효율적 물관리를 추진하자는 겁니다.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도 자치단체가 위탁할 때 수자원공사 한 곳에만 위탁관리를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염형철=환경단체에서 검토하는 안은 행안부가 제시한 방안과는 많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유역위원회, 일명 물의회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센강의 경우 강과 관련있는 농민·소비자대표 등 이해집단이 다 참여해 수도정책 등을 어떻게 할지 결정합니다. 또 이를 집행하는 집행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업별로 민간위탁이 이뤄지고 있지만 철저하게 시민들에 의해서 통제가 되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가격 결정 등을 지방의회에서 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가 수도정책에 대해 전문적이지 않고 또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껏 기술관료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집행돼 왔고 국민의 신뢰를 못받았던 것입니다.

이삼걸=현행법에서 공식적인 대표성과 의결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은 지방의회입니다. 만약 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단체일 뿐입니다. 공식적인 기관이 아닌 다른 단체에서 결정하자고 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다만 의회가 조례로 정하거나 위임한 범위 내에서 위원회가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염형철=또 하나 행안부의 최근 행태와 관련해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행안부는 물 문제와 관련해서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조직이며 물 관련 정책 논쟁에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갑자기 수도사업 정책에 뛰어든 것에 대해 환경전문가들은 의도 자체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환경부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삼걸=지방상수도 민간위탁 정책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효율적인 물관리 차원에서 보고 있는데 염형철 운영위원장은 물 산업 전체를 보고 그런 의견을 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행안부는 물 관련 정책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예산 절약과 효율적 관리만을 정책적으로 고려할 뿐입니다. 행안부는 지방공기업을 총괄적으로 지도·감독하는 부처로서 지방상수도 생산원가 절감을 통한 재정부담 완화와 값싼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 이 글은 경향신문 7월 9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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