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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운하, 초라한 막을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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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경부운하가 미친운하·불도저운하·밀실운하·꼼수운하 등 온갖 비난 속에 드디어 그 초라한 막을 내렸다. 영산강운하, 낙동강운하 등 주요 강에 작은 형제들을 두며, 한반도대운하라는 이름으로 통칭된 운하 계획이 2년여 만에 백지화되는 것이다.


▲ 신륵사 강월헌에서 바라본 남한강 전경. 운하가 건설되면 우리의 아름다운 강과 소중한 문화재들을 잃게된다



운하 반대 여론 82%


 지난 6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대운하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조건부 백지화라는 가정법을 사용하며 운하의 불씨를 꺼뜨리지 못하고 있다.

 운하 계획이 발표되었던 초기, 비등하던 찬반 여론은 현재 반대가 80%에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담화의 내용도 “대운하 국민이 반대하니 추진하지 않겠다”가 옳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운하에 대한 홍보가 더 이뤄지면 여론이 나아질 것이라는 안타까운 기대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40여 일 동안 국민들이 밝히고 있는 촛불의 의미를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 6월 22일자 중앙일보 기사.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 이후 처음 실시한 대운하 관련 여론조사로, 반대가 80%를 넘어섰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및 각 계의 활발한 운하 백지화 활동

 그동안 종교계·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운하가 초래할 환경적·경제적·사회적 재앙을 막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알려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3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은 정책 대응 기자회견과 캠페인, 시민참여 행사 등을 통해 백지화 운동을 전개하였으며, 네 당과 함께 운하 백지화 천만서명운동을 진행하였다. 학계에서는 운하에 반대하는 학교별·지역별 교수모임과 함께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이 꾸려져 운하에 대한 전문적, 과학적 검증과 대 시민 강의를 이어갔다. 문화계에서는 한국작가회의의 ‘리얼리스트 100’이 경부운하 구간을 답사하며 르포를 연재하였고, 크고 작은 운하 반대 문화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종교계에서는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 한반도 운하 전 구간에 대한 100일간의 순례를 진행하며 환경과 생명에 대한 숭고한 뜻을 알려냈다. 그 외 원로 사회 인사와 언론계 등의 운하 반대 선언도 이어졌다.


▲ 2월 19일 광화문에서 있었던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의 발족식. 2007년부터 활동하던 운하저지국민행동이 37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로 확대 발족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국민에게 정부와 운하 추진측이 일방적으로 홍보하던 한반도대운하의 실체와 진실을 보여주었으며, 운하 계획에 대한 반대여론은 점점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추진측은 총선 공약과 정부기관의 공식 사업계획에서 운하 사업을 배제하는 꼼수를 부렸지만, ‘운하 삼총사’로 불리던 이재오, 박승환, 윤건영 전 의원들이 운하 반대 여론 속에 총선에서 낙마하였으며, 정부가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에 관련 부서를 두고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운하를 밀실로 추진하고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거센 비난에 부딪혔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반도대운하는 불도저 운하로 여전히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아래 건설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


▲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의 주최로 3월 28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국토해양부의 운하 밀실추진 규탄 기자회견


“민심과 함께 해야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러던 지난 5월,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졸속 협상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가 청계광장에서 촉발 된 후 날이 갈수록 대형을 늘려가며 매일 밤 시청 잔디마당을 촛불로 메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민심을 읽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는 헛다리 정책들을 발표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고, 쇠고기 민심은 현 정부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국민이 뿔난’ 이러한 정국은 이명박 정부에게 ‘어떤 정책도 민심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으며, 무엇보다도 거센 반대에 부딪힌 한반도대운하에 대해 중단 이상의 내용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했다.


▲ 환경연합의 운하백지화(白紙靴)와 ‘미친소는 운하를 타고’ 촛불문화제 퍼포먼스



운하 백지화의 명확한 선언과 지역운하 건설 지원 중단 등 진실성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그러나 지금 운하 백지화가 선언되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보여준 말 바꾸기와 밀실·불도저 추진에 대한 염려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명확한 운하 계획 중단을 선언하여 지금의 사회적 혼란을 또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을 분열시킨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운하 전도사’들에 대한 경질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한 정부 조직 내 운하 추진팀의 해체와 관련 연구의 중단,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운하 건설에 대한 지원 중단을 밝혀야 한다. 이러한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만 정부의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백지화와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지가 신뢰성과 진실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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